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의 빅 이벤트가 또 한번 열린다. 오는 8월 29일 중국 호남성 봉황현에서 벌어지는 2009봉황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에서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이 19번째 충돌을 벌인다.
이번 대결은 바둑황제 조훈현 9단과 창하오 9단, 이창호 9단과 창하오 9단이 맞대결을 펼쳤던 2003, 2005년과 동일하게 남방장성에 있는 대형 바둑판 위에서 흑백의 도복을 입은 무동들이 바둑알이 되어 대형바둑판 위에 놓이는 방식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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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국은 각자 제한시간 50분의 '타임 아웃'제로 벌어지며, 상금은 지난 2007년과 마찬가지로 승자 5만달러, 패자 3만달러로 역대 최고금액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6월 17일 중국갑조리그에서 첫 대결을 펼쳐 구리 9단이 승리를 거두었으며 이후 현재까지 공식 비공식 대국을 모두 합쳐 18번의 맞대결을 펼쳐 9대 9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위한 기자회견이 7월 15일 중국 베이징 장성(長城)호텔에서 벌어졌는데 이 자리에서 구리 9단은 ‘이세돌은 천재이지만 나는 아니다’라고 말하자 이 말을 들은 이세돌 9단은 오히려 내가 천재가 아니고 구리 9단이 천재라고 추켜 세웠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결은 아주 흥미로울 것이다. 이 대회에 또 다시 출전할 수 있게 되어 아주 영광이다. 대회를 마련해 준 예원즈(葉文智)회장에게 감사를 드린다. 예전에 이창호 9단이 시합을 할 때 아주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구리 9단과 대국을 하게 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 2007년에 첫 출전했을 때는 분위기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서 아쉽게 뤄시허 9단에게 패했는데 이번에는 꼭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임전소감을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과 함께 가진 만찬 자리에서 오는 8월 29일 벌어질 2009 봉화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의 돌가림이 있었는데 단상에 두 대국자가 올라와 공개적으로 돌가리기를 진행해 구리 9단의 흑번, 이세돌 9단의 백번으로 대국을 벌이게 됐다.
또한 주최측은 이날 국수(國手)동상 108개를 제작해 중국의 세계대회 선수권자와 원로기사등에게 수여했다.
매 국수동상은 고유번호가 적혀 있는데 1번부터 90번까지는 중국의 유명 프로기사와 바둑발전에 공로가 큰 이에게 수여를 했다. 총 108개 가운데 91번부터는 외국기사에게 수여를 할 예정인데 그 중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이세돌 9단에게 91번 국수동상을 함께 수여했다.
격년제로 치러지는 봉황고성배는 2003년 조훈현 9단 vs 창하오 9단(조훈현 승리), 2005년 이창호 9단 vs 창하오 9단(무승부), 2007년 이세돌 9단 vs 뤄시허 9단(뤄시허 승리)에 이어 이세돌 9단 vs 구리 9단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이벤트 대회로 당초 예정되었던 2009봉황고성배 한중아마슈퍼대항전은 세계경제 한파로 인해 고심 끝에 금년에는 열지 않기로 하고 대신에 중국 자체로 3대(부모-본인-자녀)가 한 팀이 되는 ‘3대 가족바둑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주최측은 3대 가족 총 100팀을 초청하여 대국을 벌이게 되며, 3대 가족 바둑대회 우승팀에게는 우승 3만위안, 준우승 2만위안, 3위 1만위안, 4위~10위 5000위안의 상금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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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봉황고성배 세계바둑정상대결 주요 일정
08.24~28일 3대 가족바둑 대회 시작
08.26 출국, 봉황현 현지 도착
08.27 만찬 연회
08.28 관광
08.29 이세돌 9단 vs 구리 9단 대국
08.30 귀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