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동문회 한마음 소통의 행사를 마치고 / 안성환
살다 보면 문득, 아무 이유 없이 그리워지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름만 불러도 웃음이 터지던 어린 시절, 운동장 흙냄새와 친구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아무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내던 그때가 그렇습니다. 총동문회는 바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우리 모두의 마음속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를 만나지 못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그 사이 동문회도 잠시 멈추어 있었고, 인연의 끈마저 희미해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마음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해단을 논의하던 순간, 예상보다 훨씬 많은 동문들이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습니다. 그 소식은 단순한 참여 의사를 넘어, “다시 만나고 싶다”, “그 시절을 다시 느끼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었습니다. 그 마음들이 모여 결국 우리는 ‘끝’이 아닌 ‘다시 시작’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월 11일, 한마음 축제의 현장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얼굴들은 세월의 흔적 속에서도 여전히 그때 그 모습이었고, 이름을 부르는 순간 우리는 금세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서먹함은 잠시였고, 이내 웃음과 반가움이 자리를 채웠습니다.
누군가는 말합니다. “동문회가 뭐 그리 대단하냐”고. 그러나 한 번이라도 그 자리에 함께해 본 사람은 압니다. 그곳에는 계산 없는 정이 있고, 꾸밈없는 웃음이 있으며, 말없이도 통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그저 같은 학교를 다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존재입니다.
‘상팔하팔(上八下八)’이라는 말처럼, 나이를 잊고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 순간,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됩니다. 직함도, 나이도, 세월도 잠시 내려놓고 그저 “야, 반갑다” 한마디면 충분한 관계. 그것이 바로 동문회가 주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합니다. 더 크게, 더 화려하게가 아니라, 더 따뜻하게, 더 가깝게 서로를 찾는 동문회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문득 생각나서, 보고 싶어서, 그저 한 번 들르고 싶은 그런 공간. “가면 반겨줄 사람이 있다”는 믿음 하나로 발걸음이 향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으며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이 드셨다면,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동문회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음 만남의 자리에서, 더 많은 웃음과 더 따뜻한 인사로 다시 뵙기를 기대합니다. 함께했던 오늘의 감동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발걸음을 진심으로 기다리겠습니다.
2026년 4월 11일 안성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