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한낮의 따스함은 모두 어둠속에 잠기고 늦은 밤이되니 쌀쌀하다.
경기고속 2대의 차는 밤11시 만차의 기쁨으로 여수를 향해 쌩쌩 달렸다.
가예약을 할 때만해도 과연 금오도행 차를 탈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었는데
결국 뜻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길이 존재하더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 남자동창이 이제야 결혼식을 올린다고 청첩을 보내왔다.
이제 우리 나이면 곧 자녀들 결혼으로 초대장을 보낼 나이가 아니던가.
뿔뿔이 흩어져 있던 친구들이 이일이 보통일이냐며 만사 제쳐두고 참석해야
한다면서 한자리에 모였다.
일도 제끼고 화사한 베이지색 원피스에 자켓을 걸치고 봄나들이 하는 기분으로 12시에
집을 나섰다. 가슴은 부풀고 입을 벙긋거리게 하는 봄날인지라 주말을 맞은 서해안
고속도로는 봄의 경치를 즐기려는 상춘객들로 약간의 정체가 되었고 제시간에 도착 못할까봐
조바심을 쳤는데 다행히도 3시30분. 여유있게 웨딩캐슬에 무사히 도착했다.
5시. 선남선녀들의 일반 결혼식인가 했는데 신랑과 신부는 턱시도와 드레스는 없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이제 당신의 아픔과 외로움은 모두 나의 몫이며, 나의 기쁨과 행복은
당신의 몫입니다 하는 것처럼~ 서약으로 예물교환과 케익커팅, 널 위한 멜로디로 축가만을
부르고는 부담없이 잔치하는 기분으로 식을 대신했고 많은 하객들이 식장을 꽉 채워 흐뭇한
시간이었다.
이런 이벤트가 없었다면 먼거리를 단숨에 달려오기는 힘들었을게다.
친구야~~ 결혼 축하해. 반세기 만에 만난 아내와 남은생 즐겁고 행복하게 살기 바란다.
식을 마치고 유년시절의 친구들은 바다가 보이는 낭만이 있는곳에 펜션을 준비해 놓았다고
빨리 가자고 서두르는데 산하들과의 약속 때문에 다시 귀경을 서둘러야만했다.
속사정을 이야기 할 수 없으니 공식적인 석별의 정도 나누지 못하고 스리슬쩍 뒤쪽으로 빠져서
귀경을 하고 있는데 나를 좋아한다는 그 머스매가 전화를 했다. 대체 펜션엔 안오고 어디
있느냐고? 일이 있어 지금 올라가는 중이라고 했더니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친구들이야 다음에 또 만나면 되지만 환상의 섬 금오도는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으니
최선의 선택을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전속력으로 달려 기회를 잡은 것이다.
달도 없는 희미한 밤에 짙은 어둠과 가로등 불빛이 한통속이 되어 어울거리는 시간
2호차에 몸을 맡기고 맥주한잔을 걸치고는 깊은 수면의 나락으로 떨어져 깨어보니
새벽5시. 여수 백야도항에 도착 했다. 아직 어둠과 밝음이 분간되지 않는 어슴푸레한
여명속에 여수 밤바다가 짠하고 나타났다.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여수 밤바다를 들을때마다 어떤 곳인가 무척 궁금해서 한번은
와보고 싶었던 곳에 내가 서있다 꿈만 같구나.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너와 함께 이바다를 거리를 걷고 싶다는
감정적 표현이 담긴 서정적인 가사에 아마 환상적일 거라는 기대를 많이 했는데
예상과는 조금 어긋난 풍경이다. 요란하지 않고 아담하고 조용한 바다.
아마 밤에 보았다면 또 달랐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산하들이 준비한 아침상을 이른 새벽에 받고 잠시 주변을 어슬렁 거리다보니
역시 봄은 봄이다. 전혀 춥지가 않아 몸을 움츠릴 필요도 없다.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여수의 봄을 접수 했다.ㅎ 이른아침 실루엣처럼 떠오른 붉은 아침해를 보니 기분이 좋다.
7시20분 닻을 올리고 금오도(함구미항)으로 출발.
인원이 많다 보니 배하나가 모두 우리가족들 차지다.
잔잔한 아침바다에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힘차게 달리는 배의 후미에서 깔깔거리며
연신 카메라를 응시하던 우리가족들 참 행복한 모습이었다.
30분후 함구미항. 해안절벽이 아홉 골짜기의 절경을 이룬다해서 함구미항
금오도란 금빛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오늘의 미션은 남도의 파란하늘과 쪽빛 바다위에 보석 같이 아름다운 올망졸망한
섬들이 어우러진 비경을 바라보며 비렁길(벼랑길의 여수 사투리)을 걷는 것. 참쉽죠잉~~
이미 봄이 와서 노닐고 있는 금오도는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섬.
실크처럼 부드러운 봄바람과 반짝이는 봄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듯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걸으며 하는 자연공부 식물도감을 옆에 끼고 가듯이 세세하게 설명해주시는 유선생님
덕분에 무척 유익한 시간이었어요. 어쩜 그리 해박하신지요. 감탄했답니다.
깎아 지른듯한 해안절벽과 옥빛 바다와 아늑한 해안선. 우뚝 솟은 기암과 암봉들이
어우러진 비렁길을 돌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며 가다가 쉬고
언덕을 오르다가 맑은 공기마시며 여유롭게 호흡도 하고 때로는 술도
한잔씩 마시는 즐거움을 무엇에 견줄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아름다운 산하들의
이야기다. 비렁길을 돌며 금오도의 옛 풍습 초분도 보았다.
시신을 풀로 덮어 무덤을 만든후 3년정도 두어 근육이 다 빠지고 나면 다시 뼈만
추스려 매장하는 장묘문화. 육신을 바로 땅속에 매장하는 것은 매정한 것으로
육신을 조금이라도 더 곁에 두고자하는 따뜻한 마음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풍을 예방한다는 방풍나물이 지천인데. 밭에는 관광객들의 손을 탈까봐 못들어가게
울타리를 해놓아 마음의 담을 쳐서 이방인을 경계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했지요
우리들이 반성해야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5시간여 둘레길 트레킹을 마치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승선을 해야 하는데 올때 와는 달리 다른 룰이
적용되어 팀장님께서 아주 속상한 일이 발생을 했지요. 승준이의 본명이 이창노임을
모르는 팀장님 행여 승준이와 일행이 함구미 항에서 신원 확인이 안되어 배를 못타면
어쩌나하고 책임감에 혈압이 올라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어요. 팀장님께 위로를 드립니다.
많은 인원을 대동하다보면 생각지 못한 돌발상황이 생기게 마련이지요.
늘 긴장의 끈을 쥐고 여행을 하시는 임원분들께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무사히 백야도로 와서 즐거운 뒷풀이를 했지요
관광차 두 대로 터를 만들어 긴장을 탁풀고 헬레레 해롱대며 취기에 몸을 맡기는
그시간이 행복했고 추억도 많았습니다. 아스라이 즐거움이 많았고 코드가 참 잘 맞았어요.
곱씹을수록 순간순간이 그립고 세포가 터지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석양이 물드는 저녁 우리는 원대 복귀를 위해 여수를 떠났습니다.
이름을 알고 나면 이웃이 되고
색깔을 알고 나면 친구가 되고
모양까지 알고 나면 연인이 된다
아, 이것은 비밀
나태주 시인의 풀꽃2 라는 시입니다.
산하들은 저의 연인입니다.
정말로 오랜만에 만난 견우오빠 만나서 무척 반가웠어요.
예전보다 더 젊어지고 좋아 보이던데요
윤주 언니의 사랑의 듬뿍 받아서 겠지요.
가끔 소품가듯이 한번씩 언니 손잡고 나오세요.
그래야 정들지요. 약속할거죠?
첫댓글 서정적인글잘읽었읍니다
고맙습니다
잘읽었슴다~
다시한번 어게인해보는 맛 가본듯그래낸 글솜씨는 산하홈이되고있사옵니다 아마 다음카페 헤드라인을 장식안해주면 바보징 근데 맛난회무침 먹고싶어도참고 한드렸드만 낼름쩝쩝 하시고내글은 코빼기도없구랴
옴마나ㅡ 그중요한걸
빠뜨렸으니 이제 지현
미운털 콕 박혔나봐요
그런거야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홈에함께 유영하고계십니다요 ㅎㅎㅎ좋은시간되시고계십니다
지현씨 좋은글 잘읽고갑니다
괜찬읍니다~항상일을수있는일에내가좀민감했나봅니다~하지만 많은사람들과함께하는자리에서는 본인들스스로 지켜주는것도~동료을배려하는거겠지요 ~글잘일갑니다~수고하셨읍니다
그대그리고나 최고~~짱 ㅎ ㅎ 감사~~~♡
허!허허! 동생글은 언제보아도 나의 인생에 참으로 활력소가 되어주는구료!!@@
동생 고맙소!!!
동생 항상 건강하시구!!!
말번 주자이시구 촉박한 일정속에 아름다운
동행 감사 드립니당.
구비구비 구구절절 봄 향기짙은 맛갈나는
내용은 금오도를 다시 안은 듯 생동감 넘치구 넘 싱그러워용.
자주 찾으셔서 나눔 함께 행복한
작품 마니마니 실어주세용.캄사캄사 합니당.
오늘도 행복 가득가득 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