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가 볼 일이 있어 약 보름 정도 집에 있다가 갔다.
가끔 영상으로 얼굴을 보고 통화 하곤 하였지만
막상 우리나라에 나와서 실지로 제 에미 얼굴을 보니 지 생각보다 많이 늙었다는 느낌이 든 모양이다.
하기사 머리에 염색을 하지 않았으니 그렇기도 하였을 터이다.
내심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지 맘에 걸렸든지
이번에는 볼일이 없는 날에는 늘 집에 있으면서 나와 같이 시간을 보내려고 애쓰는 모양이었다.
어쨌거나
나는 같이 있는 것이 좋았지만
또 다시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에 더 좋고
지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서 먹여 주고 싶었다,
그러면 큰애는 머리에 좋은 음식은 어떠한 것이 있다느니
어떻게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 있다느니....
건강에 관련된 말만 한다
어느날 부산에서 책 살려면 어디에 가야 하느냐고 물어본다.
부산에서야 영광도서가 그 중 제일 크고 종류도 많다고 했더니 알겠다면서 지 책을 몇권 사야한다면서 갔다 온다.
들고 온 책 중에서
"어머니 이것을 자주 자주 풀어보세요"
뭔가 싶어 보니 숫자맞추기가 아닌가.
난 원래 수학엔 별 취미가 없는지라
변명삼아 말하지만 고등학교 다닐 때도 수학이 어려우니 풀기가 싫어서 한말이 잇다.
'미적분이 실생활에 쓰이지도 않는데 무엇하러 머리 사매고 해.!'
재미 없어서 수학 시간이 제일 싫었다.
그런데 얘가 숫자맞추기 책을 사들고 와서 나보고 맞추어 보랜다.
"얘! 나는 수학이 제일 싫어. 더하기 빼기만 하면 되지! 잘 하는 너나 풀어."
"어머니! 이게요 치매 예방에 좋은거예요. 열심히 두뇌 활동을 시키세요. 테레비죤 같은 것 게임 같은 것 조금만 하시구요"
옳거니!
이 녀석 이번에는 머리에 좋은 음식이 어떻다느니
건강이 어떻다느니
신경을 쓰는 이유가 다른데 있었구나.
지 에미기 머리가 하얗게 세었으니... 거진 일년 반만에 본 모습이 많이 변해서 걱정이 된 모양이다.
"제가 요령을 가르쳐 드릴테니 한번 해보셔요"
나는 아이가 유도하는대로 설렁설렁 대충대충 따라하는데 금방 풀린다.
그러면 그렇지. 이런 것 쯤이야.
"어머니 이건요, 중급인데 조금은 어려운건데 잘하시네요. 고급을 살껄..."
"아니야 됐어. 너 가고 나중에 내가 시간이 좀 한가하면 풀어 볼께"
그새 큰 아이도 가고 작은 아이도 휴가왔다 가고....
집에는 또다시 둘만 남았다.
또다시 변함없는 일상의 일이 반복된다.
습관이라는것이 착이니 나도 모르게 게임도 하고
테레비젼도 보고...
브레인 스도쿠 생각이 났다.
숫자 맞추기 .
아이가 사다준 책의 약 100 문제도 더 되는것을 다 한번씩 훑어 보았지만
서너개 정도만 풀어 진다는 것 아니야.
아니고.
이러니
큰아이가 나더러 치매 예방을 위해 그렇게 신경을 쓰고 갔나보다.
한페이지를 들고 앉으면 몇 십번을 지워야하니 바닥에 지우개 똥 만 수두룩 하게 쌓인다.
첫댓글 역시 그 엄마에 그 아들이구나..
못난자식은 우째든지 엄마를 보채 용돈 뜨들 생각만 할낀데..
그라고 선희너는 조그만한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감동적인 글을 쓰는데 채매가 웬말이고...
그러니 아들이 사다준 브레인스도쿠 책 나한테 좀 보내줘라...
내가 요새 치매끼가 조금 올라칸다..ㅎㅎㅎ
우리딸이 하는걸 옆에서 보았는데 난이도가 장난아니드라
머리회전에 좋다니 심심풀이로 한번씩 해보거라.
그래 치매에 좋다고는 하지만 우리 일상에 테레비젼이나 컴퓨터 게임이 더 익숙해져 브레인스도쿠를 할 시간이나 있겠더나...
나는 시간이 나면 뒷산이라도 올라가고 남는 시간이면 잠자고, 컴퓨터랑 고스톱치고, 장기/바둑 두어야지 그런거 할 시간이 없는기라..
암튼 성화백 아들하나는 잘 키웠다..
그래도 지 엄마를 그렇게 끔찍이 생각을 하니 얼마나 기특하고 사랑스러울꼬....
호권아~~ 나도 우리 아들이 성화백 아들만큼은 되야될텐데 걱정이다...
그라고 니는 바둑 몇단이고...
내하고 술내기 한판된나....ㅎㅎㅎㅎ
선희야 치매에 좋다는건 무엇이던 열심히 해야겠재
무서운 병이아니던가 아들이사다준 브레인스도쿠 열심히 풀고
우리 두뇌를 많이 쓰 아들이 원하는 엄마로남자 항상 건강해라...
축하 한다.지혜롭고 자상한 아들로 잘도 키웠구나. 주로 비행기나 차를 오래 탈때 시간 보내기로
참 좋은데 잘 안 풀리면 멀미가 나서 그렇지... 남이 할때는 답이 보이고 내가 하면 잘 안 풀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