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2, 수학은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다카히시 요이치 지음, 2019, 김정환 옮김, 2020, 총200쪽
책 제목은 매우 공격적인데 내용은 사실 무난하다.
제목과 책 내용이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원 제목이 뭔가 찾아보았으나 일본어로도 나타나 있지 않고 한글 제목 위에 USEFUL MATHEMATIC IN REAL WORLD라고 쓰인 문장이 그나마 원래 이 책의 내용을 축약해 놓은 듯하여 원래 제목은 이 정도가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단지 우뇌 우세형 인간들이 이 책을 잡게 하려고 과격하고 파격적인 문장으로 제목을 정한 듯 하다.
세상을 수학적으로 바라볼 때 좀 더 빠르고 명확하게 정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데 이 책의 대상은 우뇌 우세형 인간들이다. 세상의 이치를 문장과 단어 사이에 두고 이를 방바닥 홈파듯이 요리조리 따지면서 머리와 마음을 상처내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뭔가 한 가지 편리한 잣대를 갖다 주고자 한다. 숫자로 세상을 읽으면 얼마나 단순하고 명쾌하고 편리한 지를 알려주려는 수학과와 경제학과를 졸업한 수량 정책학자인 저자의 심사가 이 책에는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제1장에서 부터 '내 집 장만에 꼭 필요한 건 통장 잔고가 아니라 수학'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들고 나와 수학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사실 집을 살 때는 통장에 들어 있는 잔고는 집을 살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보통 빚을 내어 집을 산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대출한 돈과 대출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을 시작할 때는 회계적 사고를 습관화 하여 문제 해결 시에 '느낌'이나 '분위기'가 아니라 숫자로 파악하고 대처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회계 지식, 상식으로서의 회계 지식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창업을 하거나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반드시 수학적 사고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일 먼저 이 책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제대로 읽는 법을 알려준다. 기업의 재무상태표를 작은 금액으로 쪼개서 예시를 들고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한 칸 한 칸 또박또박 차례대로 설명해준다. 그럴려면 먼저 현금과 자산의 차이를 알아야 한다. 현금은 그야말로 cash 그 자체이고 자산은 현금 2억원으로 부동산을 사서 임대료를 받고 재매각하여 차익을 챙긴다는 것이고 제품 생산라인을 만들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자산 운용의 흐름을 재무상태표라고 하고 이런 매출과 비용의 전과정을 통해 얻은 이익과 손실을 정리한 서류가 바로 손익계산서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뜯어보는 것은 경제 활동의 첫걸음이자 수학이 나를 보호하는 무기가 되는 기본 초석이 된다.
이 책 60쪽에는 국채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알려준다. 첫째, 국채는 빚이므로 정해진 기간 안에 반드시 이자와 원금을 상환해야 한다. 둘째, 국가의 빚은 세금으로 갚는데 국채 발행액이 증가하면 세금이 늘어난다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오해이다. 국채의 상환은 차환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차환채란 돈을 빌려서 다시 돈을 갚는다는 뜻이다. 즉 100만 원의 국채가 상환 기일이 되면 국가는 새로 100만 원 의 국채를 발행해서 상환한다. 이렇게 국가에서는 빚을 내서 다시 빚을 갚는 과정이 반복되고 결과적으로 빚의 잔고는 변하지 않는다. 빚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상환 기일이 될 때마다 정부가 빚을 갚기 위한 채권인 차환을 다시 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정부는 빚을 갚고 있지 않다. 빚을 갚고 있지 않는데 세금이 빚을 갚는데 사용될 리는 없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하면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빚의 실질적인 잔액은 감소하므로 문제가 없다.
생활필수품은 가격이 비싸든 싸든 소비자가 살 수 밖에 없는 상품이다. 이런 생활필수품은 가격이 변한다고 해도 판매량에 거의 변화가 없는데 이것을 '가격 탄력성이 낮다' 라고 한다. 그리고 생활필수품의 수요 곡선은 수직에 가깝다. 반면에 기호품이나 사치품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급속히 감소한다. 이것을 '가격 탄력성이 높다'라고 말하며 이런 상품의 수요 곡선은 수평에 가깝다. 따라서 가격 탄력성이 낮은 상품은 생필품은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매우 어렵다. 서민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격탄력성이 높은 기호품이나 사치품은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103쪽에 인구 감소에 대한 논리인데 인구가 감소하면서 인구 구성이 바뀌는 것이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이른바 '인구 오너스Onus'로 GDP가 하락하는 것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다. 일하고 싶어 하는 고령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할 수 있고, 인공 지능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도 있다. 또 이런 상황은 일반인들에게는 나쁘지 않다. 일손 부족 상태이므로 비로소 실질 임금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구 감소로 인한 인구 구성의 변화가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인구 보너스'의 측면도 있다. 기존보다 적은 노동을 투입하면서도 동일한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는 노동 절약적인 기술의 발달을 꾀할 수도 있고 지적 생산 업무의 비율이 높은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변할 수도 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는 분명 경제 발전에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치지만 그것은 새로운 발상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주목한 확률은' 민주 평화론'에 입각한 내용이다. 미국의 국제정치학자인 브루스 러셋과 존 R. 오닐은 방대한 전쟁 테이터를 이용해 실증적이고 분석적으로 연구하여 [평화의 삼각구도] 라는 책을 2001에 펴냈는데 민주주의 국가 사이에서 전쟁이 일어날 확률은 아주 드물다는 결론이다. 수학적 계산에 의해 전쟁을 일으킬 리스크 감소 효과를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고 그들은 주장한다.
1) 유효한 동맹 관계를 맺으면 전쟁의 리스크는 40퍼센트 감소
2) 상대적인 군사력이 일정 비율로 증가할 때도 전쟁의 리스크가 36퍼센트 감소
3) 민주주의의 정착 정도에 따라 전쟁 리스크가 33퍼센트 감소
4) 각 나라 사이의 경제적의존도에 따라 전쟁 리스크가 43퍼센트 감소
5) 국제적인 조직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전쟁 리스크 24퍼센트 감소
따라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주변 국가에 대해 1)~5)의 모든 요소를 과부족없이 고려해서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위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분석해서 북한 김정은 정권과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각각의 요소는 몇 퍼센트인지 알아내고 그에 맞는 전략을 구상하면 민주 평화론을 뛰어넘어 통일로 향하는 행보를 촉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결론은 수학은 무기가 되었다는 말인가?
첫댓글 독서의 필요성과 즐거움을 설파했군요.
돈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경제학은 숫자 즉 수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증명도 안 되고
실생활 정책 등에서도 집행이나 효과를 나타 낼 수도 읽을 수도 없으니 ..
요즈음 경제학도들은 수학과 통계학을 기초 학문으로 다져 놓지 않으면 발전 할 수 없다더군요.
수학.. 무기라는 지적 호기심에서 책 선정 출발해서
내집 마련,기업의 회계학적 분석법,국가 채권 발행과 세금,생필품의 가격 형성과 수요공급 탄력성 특징,인구와 경제성장,전쟁의 원리 등을
수학적 사고로 연결하는 시키는 법을 ..
다~~~~~~ 설렵했군요.
독서의 힘!
다음번 독서회 때 독후감 겸 강의 한번 해주이소
ㅎㅎ 우리 총무님께서는
독후감보다
독후감상문의 독후느낌을
더 일목요연허게 잘 쓰시네요.
같이 돈공부 헤보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