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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국방부장관상): 운문
경주여자고등학교 2-3 이나영
애국가
다녀오리다 떠나는
무거운 발걸음을
당겨지는 바지에
멈추고 돌아보니
가지마세요 외치는
아이의 흐느낌이
목이 뻣뻣해진
한 집안의 장정은
다리를 붙드는
피붙이를 안아올려
처의 품에 건네고
다시 한 번 읊조리는
다녀오리다
태어나서 세 번만 운다는
사내의 금기를 깨고
먹먹하게 나서는
다시 못 볼 대문
몸에 두른 철갑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이제
아버지는 간다
오래 잘 살아요
가장만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조선 사내의 애국가를
무사귀환을 갈망하는
나의 아내에게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지니
나는 죽으려 합니다 여보.
고등부 운문 장원
선덕여자고등학교 2학년 6반 권미지
애국가
늙은 엄마의 골방에는 언제나 애국가가 흘렀다
방문 너머로 없는 발목을 붙잡고 아라베스크, 포인, 포인
끝내 흩어지고 마는 목소리를 가만히 듣고만 있을 때면
아무런 노래 없이도
피루엣 몇 번으로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믿었던 엄마는
날아오르는 가사를 타고 어디를 여행할 수 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날개를 펴는 새와 바람에 나부끼는 나무들
눈물에 젖은 발레복을 바라볼 때면
바람 서리 불변함은 우리 우리 기상일세 피에 젖어드는 노랫말
언제라도 열 수 있는 방문 앞에서
영원히 들 수 없는 손을 가진 나는
조용히 아라베스크, 포인, 포인, 포인
읊조리는 말들
중등부 운문 장원
경주중학교 2학년 5반 김수민
파도
당신들에게는 파도가 몰아쳤죠
아주거센 파도가
당신들에게는 파도가 몰아쳤죠
아주 차갑고 아픈 파도가
당신들은 포기하지않았죠
당신들은 이겨내었죠
무서웠겠죠 그순간은
힘들었겠죠 그순간은
아름다웠죠 그순간은
파도는 높았죠
파도는 거셌죠
그파도를 견뎌내셨죠
파도가 멀리가셨죠
우린 다시 파도를 보았죠
우린 느꼈죠
당신들의 땀이란걸
당신들의 눈물이라는걸
따뜻했죠 파도가
느긋했죠 파도가
우린 슬픔의 웃음을 지어요
우린 행복의 눈물을 흘려요
파도에 몸부림치던 날
그대들에게 한마디하고싶네요
대한민국만세
대한민국만세
초등 고학년 운문 장원
나원 초등학교 5학년 2반 임현정
태극기
봄빛이 푸르는
장터에
하얀 깃발이 펄럭인다
붉은 열정과
푸른 마음은
태극이 되어
하얀 마음위에
그려졌다
터져나오는
함성소리는
펄럭이는
깃발만큼이나
강인하다
3월 첫쨋날
우리집 입구에는
유관순 열사가
찾아본다
태극기가 되어
우리집에
펄럭인다.
초등 저학년 운문 장원
유림초등학교 3학년 8반 남동혁
바다
바다에 놀러갔다
잔잔했던 파도,
철썩이는 몸부림.
이순신 장군의 고함소리,
넓은 바다에 울려 퍼지니
거북선의 거침없는 전진,
바다로의 항해.
“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화살비 속에서
뜨거운 외침.
적과의 사투
피로 물든 바다
갈매기 끼룩끼룩 소리
고요한 푸른 바다 위로
이순신 장군의 고함소리
수만명 병사들의 함성소리
뺨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
대학일반부 장원
경주시 소금강로 29번길 김양경
국토
하늘강 휘돌아서
다져진 대호자리
징비록 선비한뉘
연단된 우리기상
대한터 흰 베저고리
흘러 여기 춤추네
산문부 대상(전쟁기념관장상)
문화고등학교 3학년4반 신준서
거북선
벤치에 앉아 글을 쓰는 지금, 불어오는 바람과 새들의 울음, 그리고 눈을
시원하게 채우는 녹음은 더할 나위 없이 평화롭다. 우리나라 땅 어디서든 새는
울고, 자연스레 숲이 울창해질 시기다. 그것은 몇 년을 거슬러 올라가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침공을 받던 그날도, 분명 이렇게 평화로웠을 것이다.
이 땅에 발을 붙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지만. 최소한 이 땅이 어찌 이렇게 살기 좋게 되었는지 알고 있다. 이것을 앎은 곧 이 땅에 스며 있는 것이 단지 맹물만은 아니라는 것을, 부단한 노력들 끝에 배어 나온 땀과 피 그리고
떨구어진 살가죽조차 우리가 감히 밟고 살아가고 있음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닷물은 또 어떠한가. 무엇이 섞여 씁쓸할 정도로 짜냐 이 말이다. 우리가 탐닉하는 것은 그저 광활한 대지만이 아닐 것이다. 마시는 공기며 먹는 물이며 옛 당신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피로 씻어 푸르게 지켜낸 것이요,
가슴으로 안아 이리도 부드러운 것이다.
스치는 바람은 불고 불어 이윽고 바다에 이른다. 잔잔한 바다, 그 위를 누빈 지난날의 배 한 척을 기억한다. 우리가 기억할 것은 우리 선조들의 노고만이 아니다. 칼로, 화살로 흩뿌렸던 왜구의 피는 당대 우리나라에 울려 퍼진 승전보와도 같았다. 세계 최초의 철갑 돌격선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거북선은 단연 그 선두에 서있다. 용의 머리로 장식된 포구(砲口)는 그 모습이 흡사 입으로 불을 뿜는 것 같고, 가시투성이인 등은 배를 붙여 상대방의 배로 뛰어드는 방식의 싸움을 하던 왜적들에겐 쥐약과 같았다. 임진왜란 중에서도 속수무책으로 왜가 당했던 그 날은 충분히 기념할 만하다.
통쾌하지는 않다. 그래서는 안 된다
그들의 이름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역사를 알고,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게 함이 온당하다.
고개를 거푸 들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이곳은 변함없이 고요하다. 이 고요함을,평화로움을, 그때도 같았을 새의 울음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고등부 산문 장원
의령여자고등학교 3학년 진반 박지오
거북선
초가을 성묫길, 자그마한 꿀벌이 무서운 이유는 단순히 독침 때문만은 아니다.독침과 함께 독을 생성하는 내장기관을 모조리 적의 몸에 꽂아버리는 과감한 희생정신이 진정 무서운 것이다. 적의 몸에 꽂인 독침 기관은 계속해서 독을 내뿜고, 그리하여 독침이 꽂인 부위는 점점 더 크게 부풀어 오르게 된다. 그러나 정작 이렇게 침을 꽂고 물러선 꿀벌은 두어 시간 뒷면 목숨을 잃는다. 독침은 한마디로 여왕벌과 동료들을 보호하기 위해 꿀벌이 내세우는 최후의 무기인 샘이다. 나는 그런 벌의 희생정신이 외적의 침입에 대비하기 위래 스스로를 희생하신 분들의 희생정신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나는 임진왜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다큐멘터리에선 의병과 거북선 이야기가 나왔다. 외적의 침입으로 나락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찾으려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조직해 맞서 싸웠던 민족 영웅 의병, 그들은 왜 목숨까지 바쳐가며 오로지 나라를 구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싸웠던 것일까? 아마 자기 자신만이 아닌 내 나라, 내 후손, 나의 가족들을 위한 마음으로 그 모든 것을 감내하며 싸웠던 것은 아닐까?
그분들도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을지 다큐멘터리를 보며 새삼스레 느껴졌다. 그르고 난 그들이 가족, 후손,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마음만큼이나 거북선을 만들며 고생했던 사람들의 마음 또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북선은 뛰어나고 독창적이 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오랜 시간에 걸쳐 나라를 지키기 위한 마음이 하나로 합쳐져 완성되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붕을 덧씌워 방어력을 놓이고 포문을 많이 설치하여 사격 공격을 용이하게 하도록 하였다. 다큐멘터리를 다 보고 나니 문득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었다면, 지금 그런 상황에 처해진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서워 모면 하려 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급급해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 결코 물러나지 않은 채 숱한 희생을 치르며 끝까지 가족, 후손,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악착같이 버텨 낸 분들의 희생정신을 본받아 살아가야 할 것이다.무엇인가를 기억한다는 것을 우리의 삶을 이끌고 지탱해주는 숭고한 힘이다. 누군가가 세상에 남겨놓은 기억이, 그 기억을 만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열정과 결실로 승화되고, 그렇게 승화된 기억은 개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있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애쓰쎴던 이들, 그대들은 우리에게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불멸의 기억을 남겨 놓았다.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있는 그분들의 희생을 절대 잊지 살아야 할 것이다.
중등부 산문 장원
경주중학교 1학년 3반 유지훈
나라 사랑
우린 아우 생각도 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몰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수많은 선조들의 희생덕분에 존재하는 것을 우린 잊고 산다 그러므로 나라를 사랑하려면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알아야만 한다
3.1 운동을 예로 들면 유관순, 안중근 열사님들과 같은 분들을 생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분들은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힘쓰셨다. 당시 대한민국, 그러니까 대한제국에는 해가 져 있었다. 일본의 지배로 인해 오천년 역사상 대한제국, 조선의 해가 진 것이다. 이 산도 저 바다도 모두 일본의 것이었다. 그런데도, 그분들은 싸웠다.
일본군들이 총칼을 들고 위협해도 그분들은 꿋꿋하게 싸우셨다. 나라면 일본에게 복종하겠지만 그분들을 대한제국에 해가 뜬다면, 목숨이라도 거저 줄 분이였던 것이다. 만약 그분들이 없었다면 우린 일본에게 지배당한 채, 어둠속에서 살아야 했을 것이다. 한줄기의 빛도 없는 칠 흙 같은 어둠속에서......
난 가끔씩 한가할 때면 그분들 생각을 한다.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에 존경한다는 말 밖에 하지 못한다. 그리고 6.25 전쟁때도 우릴 위해 희생한 분들이 많다. 머리로 총탄이 날아와도 수많은 위협이 있어도 고작 날파리 같은 민간인들의 목숨을 한 명이라도 더 지킬려고 노력하셨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이분들이 엄청난 희생을 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들의 욕심은 끝이 없지만 이분들은 모두 자신이 사랑한 것, 갖고 싶은 것, 그러니까 모든 것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힘쓰셨다. 그러니까 우리는 항상 이분들 생각을 하며 이분들 덕분에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상, 선조들이 이런 일을 하셨다는 걸 알면 우리도 노력을 해야만 한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위협이 우릴 향해 다가와도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나라 사랑이다. 선조들의 희생이 책의 첫 장이자 나라사랑의 시호이고 발단이라면 우리가 그 책의 결말을 짓고 그 책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 어릴 때 친구 집에 놀러 갔는데 친구의 할아버지가 침대에 누워 계셨다. 친구의 할아버지는 6.25전쟁에 참가하셨던 군인 이셨다. 그런데 전쟁 중에 다리에 총을 맞으시고 부상을 입으셨다. 친구의 할아버지가 너무 존경스러웠다. 그런 할아버지를 뒀다는 사실이 너무 부러웠다. 난 끝가지 그분을 기억할 것이다. 나라면 너무 무서울 것 같다.모든 걸 버리고 전쟁터로 떠나 목숨을 건다는 것이 공포스러울 것 같다. 이제부터 내가 이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살아야 겠다. 나도 선조들처럼 용감해 졌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환경오염을 막고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도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우리의 손에 달렸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달렸다. 모두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지켜나가서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어 나가자!!
대한민국 화이팅!!!
초등고학년 산문 장원
삼성현 초등학교 6학년 1반 김민지
우리나라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에 드는 아주 잘사는 편에 속하는 나라이다. 이렇게 잘사는 우리나라엔 그만큼 자랑거리도 많다. 먼저, 순수하게 우리나라만이 언어인 한글은 배우기가 매우 쉬고 14개의 자음과 10개의 모음, 즉 24개의 기본문자만으로 매우 낳은 단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밖에도 여러 가지 훌륭한 점 때문에 세계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가장 대표적인 전통음식인 김치는 유산균이 풍부하고 오랜 기간 동안 두고 먹을 수 있는 발효식품이라 맛과 건강에 모두 좋다. 이 밖에도 셀 수없이 많은 자랑거리가 있지만 이
정도로 마치겠다.
앞에선 우리나라의 자랑거리를 알아보았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잘사는 만큼 아프고 치욕적인 역사도 많은 나라가 우리나라이다. 먼저, 임진왜란이 있다. 임진왜란은 왜구가 명나라로 가는 길을 내어 달라는 핑계로 우리나라를 쳐들어와 1592년부터 7년간 한 전쟁이다. 이 전쟁은 결과만 보면 우리나라가 이긴 전쟁이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군인들과 민간인들이 죽어나갔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전쟁이기 때문에 국토는 황폐해지고 문화재도 너무나 많이 손실되었다. 그리고 일제강점기가 있다. 가장 아프고 치욕적인 역사라고 생각한다.
이 때 아무 이유 없이 죽은 사람도 많고 수많은 의병들도 죽어나갔다. 이 때 생체실험, 위안부 등 인간으로써 할 수 없는 잔인하고 끔찍한 일들도 저질렀다. 마지막으로 6.25전쟁이다. 나는 앞의 두가지보다 이것이 더 슬프다. 왜냐하면 6.25전쟁은 같은 민족끼리 싸운 전쟁이기 때문이다.6.25전쟁은 군인들도 많이 죽고 자연도 파괴되었지만 민간인들의 피해도 엄청나다. 6.25전쟁 때 민간인 학살도 많았고 일반 학생들이 학도병이 되는 등 일만 민간인의 피해가 많았다는 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분하다.
내가 만약 임진왜란 때 있었다면 왜구의 총을 맞아 수많은 시체 사이에 버려졌을 수도 있고, 일제강점기 때 있었다면 황국신민서사를 날마다 외우며 내 이름도 일본어가 되었을 것이다. 또 6.25에 있었다면 북한군에게 학살을 당했을 수도 있다. 내가 만약 그 시절에 있었다고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무서운데 의병들을 비롯한 우리 조상님들을 어떻게 목숨을 바쳐 우리나라를 지켜냈을까? 나는 우리나라를 지켜주신 조상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의 용감하고 위대한 조상님들이 있었기에 자금의 발전된 우리나라가 존재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힘들고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엄청나 발전을 한 우리나라가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앞으로도 우리민족이 협동하여 우리나라를 더 발전시켜 세계1위를 차지할 만큼 위대하고 멋진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만들자!
초등 저학년 산문 장원
황성 초등학교 2학년3반 조진우
우리동네
새벽 5시, 탕탕탕 경운기 소리에 잠을 깬다. 우리 동네의 흔한 오월 풍경이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농번기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향긋한 아카시아 꽃내음 맡으며 우리 아빠는 논으로 밭으로 출동을 나가신다. 누나와 나는 엄마 새참바구니를 따라 참새처럼 조잘조잘 밭둑을 걸으면 멀리서 땀 흘리시는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국수 한 그릇 먹고 우리가족은 감자꽃도 따고 고추밭에 물도 주고 감자기 튀어 나오는 지렁이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서울에 살고 있는 내 사촌 형아는 멋진 게임기가 제일 좋다고 자랑하지만 나는 방문을 열면 푸른 산이 보이고 시원한 시냇가가 있고 열심히 뛰어 놀 수 있는 우리동네가 제일 좋다.
일반부 산문 장원
현곡면 금장 김나나
순국열사
농번기가 한창인 요즘
신랑이랑 시간을 내어 시댁으로 행했다
모내기, 하우스, 밭농사...
그야말로 잠자는 시간 빼고는 일이 릴레이 경주를 하듯이 미친 듯이 기다리고 있다. 본가에 도착하기 전에 항상 눈에 띠는 다리가 있다. 교량 중간이 부셔져 없고 오래되고 초라하기 그지없는 ‘호국의 다리’ 라는 이름의 철교인데 이상하게 그 다리만 지나가면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걸어서 왕복해봐야 기껏 15분내지 20분이면 둘러볼 수 있는 다리지만 이 왜관철교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일부러라도 찾아가서 쓰다듬고 안아주고 싶을 것이다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이 최후의 방어선으로 정해지고 남하하는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다리를 폭파시키고 결국 낙동강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북진의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그 혈전의 대가로 대구를 지키고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회복하게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신랑을 처음 만나 한창 연애를 할 때 항상 말끝에 왜관이라는 곳의 자부심이 얼마나 그득하던지.
그 때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도 20년을 함께 살다보니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가시내가 이제는 왜관 홍보대사라도 된 듯 이웃이게도, 우리 아이들에게도 ‘호국의 다리’ 라든지‘다부동 전투’ 이야기 등으로 한번씩 부심을 부리곤 한다. 오늘도 시댁에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땅거미가 내릴 무렵 아이들과 다리로 향했다. 푸른 산야에 쌓이고 쌓인 영혼의 핏물이 강으로 흘렸다 파랗던 강물은 이내 온통 붉게 넘실대고 꺼져가는 생명의 마지막 호흡이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온다.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걷다가 교량을 붙잡고 조용히 눈을 감는다. 그리고 다시한번 이름 없이 죽어간 그 분들께 아이들의 미소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우리들도 이 푸른 강산을 잘 지키겠노라고 소리없는 약속을 하고 눈을 뜨고 푸른 강물에 힘껏 손을 흔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