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8일, 일요일 오후 3시. 지하철 2호선, 종합 운동장역이 만남의 장소 입니다
이날도 57명의 회원님들이 참가해서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며칠 전만해도 깨끗하고 한가하고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집결 출발 장소를
지하철 2호선 종합 운동장역으로 결정했는데 이럴 수가!
이날 따라 야구장엔 삼성 대 LG 시합으로 밖에서 보기에도
벌써 관중이 반 이상 입장했고 요즈음의 야구 열기를 입증하듯
계속 인파가 쇄도하여 주변이 온통 북새통이었습니다.
게다가 동아마라톤 경기 까지 겹쳐서 골인 시간이 지나자
출전 선수들과 가족들 그리고 진행요원들이 모여 들어서
결승점인 종합운동장 메인 스타디움의 입구가 보통 혼잡한게 아니었습니다.
한사모 회원님들을 기다리는 동안 젊어뵈는 아주머니와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오늘 마라톤 정규 코스를 완주했는데 기록은 약 다섯시간 남짓이라며
기대에 못미쳤다며 몹시 실망스런 표정이었습니다.
나이가 환갑을 넘었고 이제까지 통산 스물 한 번이나
마라톤 완주 경력이 있다는 말에 없는 꼬리조차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옆에서서 대화를 경청하던 남편도 싱긋이 웃는데
이 분의 경력은 더 화려하다고 했습니다.
이날은 한사모가 양재천 코스를 전부 아우르는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걷기가 되겠습니다.
작년, 제194회때 과천종합청사를 시발점으로 하여 경마공원 앞까지,
다시 제 219회때 경마공원부터 서울시 강남수도국까지 걸었으니
오늘 제 235회에서 한강까지 닿으면 양재천의 발원지점부터
한강 합류지점까지 모두 완주해보게 되는 것입니다.
차량 통행이 어지러운 횡단보도를 피하려고 종합운동장 메인스타디움 2번 입구를 지나
탄천 고수부지를 향하는 서쪽 두번째문을 거쳐 지하보도로 들어섰습니다.
지하도 옆에 도열해있는 각종 여행사 사무실을 보며 용도가 궁금했었는데
고수부지에 도열해있는 수많은 관광버스를 보니 그곳에 있는 여행사가 연관지어 졌습니다.
고수부지 옆 뚝 위에는 자동차 극장의 큼지막한 스크린도 걸려있었고
오토바이 경주장에서는 장난감처럼 보이는 미니 레이싱 자동차의
달리기 경주 엔진소리가 요란했습니다.
양재천, 탄천이 합쳐져서 한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간단한 설명을 회원님들께 드렸습니다.
경기도 용인군 부석면 중리 석행산을 발원지로 하여
용인군 서쪽부터는 '장장포'라 이름이 바뀌고 광주산을 끼고 북행하는 물줄기는
광주군 남석면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하천으로 조선조 때 강원도 등지에서
땟목으로 보낸 목재를 뚝섬에서 숯으로 가공하며 물 빛갈이 검게되기 시작하니
이름도 숯내, 장장포,, 검내, 험천등으로 바뀌었다가
오늘날에는 탄천이라는 이름이 되었으며 그 길이가 36.5Km 나 된다고 합니다.
설명판에 적힌 탄천의 유래를 보면
염라대왕께서 삼천갑자 동방삭이가 염라대왕도 무시하고
오래 사는것이 괘씸하여 저승사자에게 하명하여
동방삭이를 잡아들이라고 분부하셨답니다.
명령을 받긴하였으나 누가 동방석이인지 모르는 저승사자는
한가지 꾀를 내어 동방삭이를 잡아들이기로 하였답니다.
개울가에 시커먼 숯을 쌓아 놓고 흐르는 물에 그 숯을 열심히 빨기 시작했습니다.
이 광경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고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구경꾼들이 요즘말로 맛이 조금 간 이상한 사람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동방삭이도 이 소문을 듣고 구경을 와서 그 저승사자에게 연유를 묻게 되는데
"원 세상에 내가 삼천년을 살다가도 숯을 빨아 하얗게 하려는 사람은
처음본다"며 혀를 차는 순간, 그만 저승사자에게 붙잡히고 말았다고 합니다.
과천시 중앙동 관악산 남쪽에서 발원한 양재천은
지금과는 다른 물줄기였다가 1970년대 택지개발을 하면서 지금의 형태로 바뀌고
하류에서는 탄천과 합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길이가 18.5km인 양재천은 이름도 공수천,학탄,학여울등으로 불리우다가
양재동의 이름을을 따서 오늘날의양재천으로 확정되었다고 합니다.
지방자치제와 주민들의 호응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안식처로, 쉼터로,
철따라 피는 꽃으로 인해 공원으로, 텃새가 되어버린 철새들의 낙원으로,
산란을 위해 회귀하는 물고기들의 모금자리로 없어서는 안될 양재천과
탄천이 만나는 지점을 제임의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되는 두물머리로 비유하며
'작은 두물머리'로 하겠다고 말씀드리고나서 이 지명이 등용문이 된 연유도 언급했습니다.
옛날 중국 황하가에 커다란 소(沼)가 있고 그 위로는 높은 폭포가 있었다고 합니다.
폭포 밑에 있는 잉어들이 자기 수양과 절차탁마의 공력으로 힘을 모아
그 폭포를 뛰어 넘으면 용이 되어 꿈을 이루는 것이고
만약 실패하면 평생을 이무기로 남아 지나게 된다는 설화가 있습니다만
제가 창덕궁부용지 옆에 양각되어있는 잉어를 설명할때나
주합루의 어수문을 소개하며 정조의 치세를 흠모하며 느꼇던것과
등용문의 내용이 거의 유사하여 전국적으로 이런 설화가
얼마나 있는지 조사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걷기 시작 즈음에는 날씨도 맑지 못하여 을시년스럽더니 시간이 지나며
가족 나들이나 자전거 등 소풍객들이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관악산 언저리를 감도는 여린 물안개와 확실히 연초록빛을 느끼게 하는
봄 향기가 문득 이런 문구로 떠오름니다.
滿壑煙霞閑計活 賞春花鳥舊風流
(한가한 생활은 물안개가 산에 가득하고
옛풍류는 화조가 봄빛을 자랑하네)
걷다보니 용무도 해결할겸 웬만한 호텔 화장실보다 청결한 강남구 보건소를
방문하여 실장님께(권영춘 회원님말씀)안부 여쭙고 갈길을 재촉합니다.
노정은 이제까지의 공장지대 비슷한 분위기에서 잘 꾸며진 유럽풍의
정원 같은 아름다운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저께(3월 16일) 조선일보 에 나있던 기사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양재천 점심 워킹족 넘실...같이 걸을까"라는 제목으로
이 부근 직장인들이 시간만 나면 즐겨 이용하는 양재천의 풍광소개 내용이
우연히 이번 주말걷기와 일치하는 내용인 것 같아서
제 입장에서는 거의 달포 전에 계획했던 것이면서도 신문에 게제되니까
유행을 쫏는구나 하고 생각하시는 회원님도 혹시 계실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저의 소심증을 자극했습니다.
장애자의 양재천 나들이를 위한 장애자 리프트가 있고
그 옆에 연자방아,디딜방아,돌절구등 어린이의 교육자료를 전시한 옆에
우리 한사모 식구수에 알맞은 쉼터가 있어 중간 티 파티 잔치를 벌였습니다.
안내랍시고 빈손으로 그냥 나온 저는 오늘은 남들의 유자차.대추차. 오미자차에
고명(?)을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가미하는 위스키의 후라스크로 싱겁을 떨어 봅니다.
이제는 익숙해지신 "비여그라"장사에도 덤까지 달라시는 분이 계시니
홍보 효과는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휴식시간과 전체 여정을 조율해 놓았는데 춥다고 제촉하는 통에
나중에 시간 조정하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걷는 도중에 드라마 촬영팀을 만났는데
스탭들이 손에 손에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해줄것을 당부했습니다.
JTBC에서 방영중인 "아내의 조건" 촬영현장이었습니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개울길로 내려가는 좁은 계단의 한줄에 다섯 분씩 앉아
출석사진을 찍으니 인원파악은 구구단 5단만 잘외우면 간단할것 같습니다.
길이 좋던 싫던 담담하고 고맙게 받아들이는
너그러운 회원님들의 착한 마음 씀씀이에
안내자로써 피곤을 느낄틈도 없었습니다.
위태로운 징검다리에선 한분도 실수없이 도강하셨음을
감사드리며 약속된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완산골 명가' 매봉점입니다.
저녁 약속이 있는 회원을 빼고 51명의 회원이 도착하였습니다.
전주식 돌솥 비빔밥과 해물 파전, 모주와 막걸리의 메뉴였습니다.
"당신 멋져!"
"멋져 당신!"으로 건배하였습니다.
당당하게 신나게 살며 멋지게 져주며 살자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식후에 드실 수 있도록 딸기를 디저트로 조금 준비했는데
대표님이 과찬해주셔서 저희 내외는 면구스러웠습니다.
다음주 제 236회에 더욱 아름다운 길을 안내하실 이석용 운영위원님께
한사모 깃발을 인계하였습니다.
꽃샘 추위에도 즐겁게 참여 하신 여러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모든 진행과정을 세심하게 챙기시는 대표님께 늘 감사드립니다.
촬영하시느라 걷지 못하시고 늘 두 배로 뛰어 다니시는
이창조 홍보 위원장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말 걷기에서 뵙겠습니다.
<오늘의 유모어>
첫번째 이야기
옛날 시골 외딴 집에 밤길을 잃은 손님이 찾아와 하루밤 자고 가기를간청하자
아름다운 주인 여자가 나와 "실은 주인이 멀리 출타 중이어서 나 혼자 입니다."하고
꺼려하더니 나그네의 형상이 안 돼었던지
"이 근방에 달리 집도 없고하니 할수 없군요" 하고 허락하였다.
나그네는 곧 사랑으로 안내되어 들어가 누었으나 너무나 아름다운
주인여자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그런데 얼마 있다가 주인여자가 문을 두드리는지라 나그네는
들려든 잠이 달아나 벌떡일어나 문을 열었더니
주인 여자가 하는 말씀이
"혼자 주무시기에 쓸쓸 하시죠 ?" (아니,이게 웬 횡재!하며)
"예, 사사사실은 그렇습니다"
나그네는 어찌나 가슴이 울렁거리는지 그만 말까지 더듬거렸다.
"그럼 잘됐군요 길잃은 노인이 또 한분 있으니 같이 주무세요"
둘째 이야기
몹씨추운 겨울밤 지친 여행객이 여관에 들었습니다.
불을 끄고 자려는데 여관 주인 아낙이 조심스레 물어 왔습니다.
"날도 춥고 심심하실텐데 색씨한명 불러줄까 ?"
"괜찮아요"
좀있다가 다시 물어 왔습니다.
"불러 줄까?" " 괜찮아요"
한참있다가 다시 물어 왔습니다.
"불 너줄까 ?" "괜찮아요"
잠시후에 다시 물어 왔습니다.
"불 넣어줄까?"
"귀찮케 왜 자꾸 그러세요 ! 다시 권치 마세요 !"
- - -
아침이 되었습니다.
주인아낙이 방을 열어보니 그손님
빳빳하게 얼어죽어 있었습니다.
첫댓글 김위원님 덕분으로 양재천 완주를 함께함에 기뻤습니다.
늘 넉넉한 웃음과 나눔으로 헌신하시는 모습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