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삭이면서 글을 써봅니다.
어쩌면 이 글은 가슴 속 깊이 흐르는 피로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도 이 사진만 보면 저절로 눈물이 흐릅니다.
그냥 눈물이 아니라 피눈물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쓰립니다.
시간이 흘러도 흘러도, 참으로 허무한 마음을 메울 길이 없습니다.
신은 어찌하여 이 사람를 데려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님과, 두 형, 곰같은 처와 토끼같은 딸 아들 모두 뒤로 하고 말입니다.
이제는 알 수 있습니다.
그동안 斷腸이란 단어를 왜 쓰는 지 몰랐었습니다.
어떻게해서 장이 끊어지는 아픔만큼 슬프다고 하는 지 몰랐습니다.
나이 오십이 넘어선 지금에서야, 이제 그를 보내고 나니 그 말 뜻을 진정으로 알 수 있습니다.
피눈물을 흘린다는 마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가슴 깊숙히 알게 되었습니다.
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대신해서 죽는다는 마음이 드는 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전 사랑하는 동생을 대신해서 죽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그를 돌아 보니 그는 정말 인간적이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온순하고 따뜻하고 포근했던 심성을 지녔습니다.
마치 스폰지처럼 다른 사람의 마음을 감싸주고 보다듬어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을 사랑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왜 먼저 떠나야 했단 말인지....
그는 어릴적 몇번의 삶의 고비를 넘겼던 사람입니다.
자동차에도 두번이나 치어서 지금도 다리를 보면 살짝 굽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랬기에 이제 슬슬 나이를 먹으니 다리들 뼈와 인대가 안좋아졌는지, 얼마 전에도 계단을 오르거나
경사진 곳을 오를 때 불안하게스리 끙~ 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워낙 운동도 좋아하고 활발하고 힘차게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참고 지냈고 또한
그런 고통들도 형이 걱정할까봐 표시내지 않고과 함께 해주곤 했습니다.
난 왜 운동 좋아하고 움직이기 좋아하는 이 사람이 배가 나왔는가 자주 질책했습니다.
동생은 결코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기에 그런게 아니었습니다.
그런 말 하고 한참 후, 떠나기 전 얼마 전에야 제게 말해 줬습니다.
사실은 예전 사고로 다쳤던 무릎도 슬슬 아프고 팔꿈치 진통이 있어서 운동하기 쉽지 않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동생을 질책했던 전 제 자신이 너무 속이 상했었습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자꾸 윈드서핑이나 웨이크보드를 타라고 했었습니다.
평생 곁에서 함께 지내고 동고동락을 같이 했고 그 누구보다도 곁에서 함께 지냈던 형이란 사람이
동생의 아픔도 모르는데, 형이 마음 아파 할까봐 자신의 고통을 감추고,아무 말없이 혼자 감내했던 것입니다.
그는 그런 바보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어릴 적 욕심 많고 성질 더러운 형은 무척이나 착한 동생을 괴롭혔습니다.
형은 자기가 하는 잘못된 행동과 말에 상관없이 혼자 잘난듯, 동생의 조그만 잘못도 사정없이 난리 쳤습니다.
조금만 못하는 것을 보고 질타하는 못난 형인데도 진정으로 사랑했던 형이기에 참아 줬습니다.
보통의 아이들이 가지는 여러 욕심들도 형한테는 항상 아무 말없이 기꺼이 양보했습니다.
자기 것을 뺏거나 마구 욕하고 윽박지를 지라도, 그랬던 형이 김 샐 정도로 말입니다.
그리고 형을 위해선 어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초라한 것도 부끄러워 하지 않았습니다.
성질 급하고 마구 질타하기 잘하는 형이 행여 마음 쓰일까봐 항상 말없이 추스려 줬습니다.
조용히 인내하고 기다리며 못난 형을 ,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표시없이 챙겼습니다 .
결코 한번도 남을 원망하거나 형을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런 형을 멋있다고, 좋다고 ,잘한다고 , 항상 따르고 믿어 줬습니다.
그는 그런 바보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지금 전 이 동생 앞에 후회스런 마음과 부끄러운 마음에 도저히 고개를 들 수 없습니다.
정녕 이 큰 산 같은 동생에게 언제나 치졸하게 굴었던 제 모습이 창피하기만 합니다.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도 표시내지 않고 묵묵히 형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주고 믿어 주던 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동생을 생각하면 그간 해왔던 제 잘못이 후회스러워 끝없이 눈물이 납니다.
동생이 남긴 유품 하나라도 보게 되면, 바로 옆에서 웃으며 내게 다가올 것 같은 느낌때문에,
한강 저어기에서 보트로 회원들에게 소리치며 열심히 가르쳐 주려던 모습이 생각나서 미치겠습니다.
내 곁에서 편히 쉬지도 못하고 고생하며, 그렇게 열심히 나와 회원들 챙겨 주던 그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것 없이 그렇게 급작스레 보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더더욱 죄스런 마음에 가슴이 미어지고 원통한 마음입니다.
미안하다..미안하다...정말 미안하다.
신은 왜 제게, 동생에게 진 마음의 큰 빚을 갚을 시간을 안주고 데려 갔는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항상 남에게 잘해주고 잘 믿어주고 다른 이의 행복을 자기의 행복처럼 여기고 기뻐해주던 그였지만,
어찌 그리 항상 뺏기고 당하고만 사는 지, 힘들게 사는 모습을 지켜보던 제가 하도 어이없어,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약게 좀 살아!"라고 악다구니를 쓰면 그냥 웃으면서
"사는게 그렇지 뭐"라고 맥없이 넘어 가곤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을 이렇게 일찍 데려 가야 하는 지 정말 원망스럽습니다.
그는 음악을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고 술을 좋아했었습니다.
대학 때 그 큰 덩치로 다방DJ를 한다고 좁은 DJ BOX에서 살굽게 속삭이기도 하면서,
가끔은 통키타로 유행하던 포크송이나 팝송으로 제법 아가씨들 맘도 살랑거리게
만들기도 할 정도로 멋도 알고 낭만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조용히 한잔 술에, 노래 한 곡에 애환을 담아 훌훌 털어 버리고
다음날 웃으며 하루를 시작하곤 하던, 욕심없이 삶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전 언젠가 사귀고 있던 어느 여인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만일 내가 동생을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한다면 난 분명 너를 사랑하는거라고...
그 말을 듣고 나서 그녀는 깊은 상처를 입고 저를 원망하며 떠나 갔습니다.
결코 전 이 사랑하는 동생과 바꿀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하는 동생이 떠났습니다.
제 비통해하는 마음과 애끓는 심정을 뒤로 하고 말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마음이 얼마나 애통한 지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후회스러운 마음과 부족했던 마음에 동생의 손을 잡고 같이 가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금도 계속 흐르는 이 눈물은 무엇입니까?
어찌해서 이 눈물은 끝나지 않는 것입니까?
왜 전 이 눈물을 멈출 수 없는 것입니까?
평생 이렇게 많은 눈물을 이렇게 오랫동안 흘려 본 적이 없는 차가운 인간인데도 말입니다.
오늘 삼오제에 마지막으로 동생의 영혼을 떠나 보냈습니다.
묘비를 떠나는 발걸음이 왜 이리 무거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동생의 영혼을 붙잡고 끝까지 버티고 싶었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비수로 뱃속 창자 하나씩 끊어 내는 아픔이 끝날 줄 몰랐습니다.
슬픔이 이렇게 아픈 것인지도 몰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잊게 된다고들 하더군요.
과연 얼마나 빨리 잊혀 질런지....
내 가슴에 맺힌 피멍이 언제나 지워 질런지....
밤하늘에 치는 천둥번개와 무섭게 쏟아지는 빗물이 사무치는 제 마음을 대신하는듯 합니다.
이제 눈물이 그만 나와야 할텐데......
잘 가라 용석아~! 이제 편히 쉬게나 지영아빠~!
감추고 싶었지만 도저히 제 마음을 쏟아 내지 않으면 못견딜 것 같아 두서없이
지금의 제 심정을 마음 가는데로 이렇게 올렸습니다.
동생 떠나고 하루 하루가 힘들었지만 아픈 마음을 조금씩 가슴에 쓸어 담으며 접어 보렵니다.
함께 슬퍼해주고 마음 아파해준 분들께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그 분들 마음과 사랑 덕에 아마도 동생은 편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생이 떠날 때 제 한강 생활도 접고 싶었지만, 그 분들 마음에 보답도 못했고
이번 일로 진 큰 빚을 갚는 마음으로 한강을 지키겠습니다.
동생도 우리 식구들 더 멋지게 바람을 가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겠지요?
자~! 이제 툴툴 털고 일어나 달려 보렵니다.
첫댓글 어떤 말로도 위로가 안될 거 같아서 무슨 말을 드려야 할 지 모르겠네요. 힘내세요.
오빠 힘내세요
그토록 사랑하시는 절절한마음을 동생도 아실겁니다...........분명 좋으곳으로 가셔서 형님을 사랑스럽게 내려다 보실겁니다............힘내십시오 윈드님
이제는 그를 큰 사랑으로 보듬어 안아주는 좋은 곳에서 편안하고 그윽한 시선으로 우리를 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힘내셔요...
우리 훈련대장님 진짜 좋으신 분이였다는게 안 계시니까 더욱 느껴지네요. 그동안 잠깐만이라도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고 많이 그리울 것 같습니다. 용석이형님 편히 잘 쉬세요. 그리고 클럽장님 힘내세요~! 파이팅~!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힘내십셔
모두가 좋아했기에 떠나보내는 마음은 다들 형님과 다를바 없을것 같네요... 용석이형 좋은 곳에서 잘 쉬세요...
모든것을 품어줄듯한 넓은 마음을 가진분이였지요 가슴아파할 남아있는사람들을 걱정 하실 그분... 이제 모든걱정 근심 모두 버리시고 좋은곳에서 편히 쉬세요 그나마 가끔 술친구 했던것에 마음의 위로를 해봅니다...... 클럽장님 어떤동생인지 알기에 더욱더 마음 아프네요 가슴깊이 위로합니다 그리고 힘내세요~ 파이팅!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래 전부터 알아보던 좋은 분이 갑자기 떠나다니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오빠...힘내세요.. 빨리 밝은 모습 뵙고 싶네요..
코치님! 가신곳..분명 한강보다 더 멋지고 좋은곳 맞으시죠? 분명 분명 그럴꺼예요. 앞으로도 한강 나갈때마다 코치님 얼굴 한번씩 생각할테니- 꼭 지켜보시고 격려해 주세요.
이른 아침에 지인으로부터 비보를 들었습니다. 도저히 믿기 않는 사실이었기에 한동안 멍하니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죠. 윈드서핑 첫걸음을 내디딜 무렵, 하네스를 거는 방법을 직접 알려주시며 많은 것을 가르쳐주신 스승이기도 하셨습니다. 너무도 자상하게 용기를 북돋아주시는 가르침에 그야말로 일취월장...지금의 제실력이 있게 만든 기초를 탄탄히 다져주신 그런 분이셨습니다. 소탈하고걸걸한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모쪼록 좋은 곳으로 가셔서 그곳에서 지금도 우리 모든 회원들께 미소를 짓고 계실 것 입니다. 편안히 가십시오. 항상 바람 좋은 곳으로 말입니다...
삼가고인이 명복을 빕니다....형님 힘내세요......
한강에 복귀했다고 해서 조만간에 한번 만나자고 했는데.. 그것도 얼마 되지도 안았는데..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었네요..참으로 인생이 덧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형님이 이렇듯 애틋하게 생각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는 모습을 보니 이미 이세상에 계시지는 않지만 그나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이 뭐냐고 물으면 한강에 줄 긋기가 직업이라고 했었는데..
상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써내려간 글에 마음이 저려 옵니다..용철이형....힘내십시요......
제 개인적인 일때문에 정말 오래간만에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깜짝놀랬습니다. 정말 믿겨지지가 않네요........클럽장님 힘이 되질 못했어서 죄송합니다. 힘내세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정말 가슴이아픕니다~ 밥 안먹고 출근했다고 조용히 김밥한줄 챙겨주던 용석이형님! 정말인간적인 모습 아직도생생한데~느껴지지않네요~ 부디 좋은곳에서 행복하시길 기도할께요~~클럽장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