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포천에서 카페 정모가 있어 하루 전날인 금요일 서울을 간다.
오랜만에 만나뵙는 분도 있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어 울부인이 머리를 깍고 몸을 단정히 하라 한다.
아직도 초등생 다루듯(?) 교시하는 울부인의 언어습관에 익숙해져 있긴 하지만....
속내는 항상 불편하다.
"빗자루 드니 마당 쓸라 한다"는 격이니...ㅠㅠㅠㅠ
고창의 이발소는 가격이 다양하다.
얼마전 이발소마다 사람이 넘쳐서 허름한 곳을 찾아갔더니 불이 꺼져 있었다.
영업을 하지 않느냐는 큰소리에 주인장이 나오며 불을 켜고 이발을 했는데 비용이 불과 5천원이었다.
그리고 자주 가는 이발소는 고창의 소식을 전해듣고 농담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졌는데 그곳의 이발요금은 8천원이다.
그리고 좀 세심하게 머리를 깍고 면도를 해주는 곳은 만삼천원을 받는다.
이곳이 비싸다 하여 불만을 가져본 적은 없다.
노부부가 아주 세심하게 그리고 오랜시간 잘 서비스해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발소가 가격이 싸다 하여 이용하고, 비싸다 하여 가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발소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서비스가 그렇다.
나아가 상품의 구매가 그렇다.
즉 가격 속에 숨겨진 질 또는 감성의 정도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뿐이다.
질이 떨어짐에도 비싼 가격을 주고 이발소를 찾는 사람은 없을테니까....
내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에서는 고창 수박과 관련하여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다.
1년전 고창의 내노라 하는 수박농가 중에서 11분을 선정하여, 고창의 농업기술센터가 90년대 이후 고창수박의 명성을 지켜온 그 기술력과 경험을 집중 투입하여 10만개의 수박을 생산했다.
고창에서 생산되는 수백만개의 수박중에서 선별된 10만개의 수박.....
고창 수박의 명성을 다시 찾고 새로운 감동을 만들기 위한 고창의 역작인 셈이다.
이것만으로는 고창은 부족하다 생각했다......
10만개의 수박중에서 또 1만개를 선정했다.
고창 수박중의 정예인 셈이다.
수백대 1의 경쟁율을 뚫고 고창이 자신있게 선보이는 수박 특공대이니......
그런데 이것이 다는 아니다.
이 1만개 수박에서 다시 100개를 선정했다.
당도, 크기, 질감 그리고 여러 전문적 경험과 지식을 동원하여 100개로 축소된 것이다.
이 100개가 고창수박 돌격대가 된다.
여기까지 읽다보면 뭔가 이루어질 것 같은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가....
한숨을 돌릴 겸 멋진 고창 수박 사진을 보며 고창의 새로운 도전을 따라가 보자.....
(포스팅된 사진은 고창 농업기술센터에 근무하시는 계장님의 블로그에서 옮겨온 것이다.
업무적으로 아주 긴밀한 분이어서 부득이 그분의 사진을 빌려왔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ㅠㅠㅠ)
고창 수박의 미래를 짊어진 100개의 수박은 참으로 어렵고 긴 시간을 거치며 만들어졌다.
몇년전부터 고창에서 내노라하는 수박 농사 기술자를 선정하고....
그분들과 지난 일년동안 동고동락한 고창군의 농업기술센터 전문가들이 있어 가능했다.
마치 박지성의 오늘을 위해 히딩크가 필요했듯.....
그렇다고 그분들이 생산한 수박을 고창의 대표 수박으로 무조건 내놓는 것도 아니다.
10만개로부터 시작하여 3차에 걸쳐 100개만을 선정했으니....
그 100등 안에 선정된 수박농가는 그것만으로도 영광중의 영광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박안에 들어간 것이니....
그러나 선별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100개의 수박을 가지고 고창을 책임질 젊은 농부들은 내일 롯데백화점 강남점으로 향한다.
100개 수박의 객관적 평가를 위해 전국적인 소비자 대표들이 맛을 보고, 시식도 하지만 그분들에 의해 콘테스트가 다시 이루어진다.
그리고 그중에서 1등과 2등과 3등을 선별한다.
드디어 수백만개의 수박으로부터 최종 선정된 3개의 고창 최고의 수박!!!!
아니 대한민국 최고의 수박이다.
그것을 즉석에서 경매에 붙인다.
이런 과정과 똑같이 작년 롯데백화점 부산점에서는 고창 수박 1개의 가격이 최고 17만원에 낙찰되었다.
(그렇지만 1년동안 땀을 흘린 농부와 기술센터의 노력을 생각하면 17만원은 너무 싼 것이다.
그러나.....
그 가격보다 생애 최고의 수박을 맛보았다는 감사의 뒷말이 더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이 사진 역시 고창농업기술센터 계장님이 올린 것이다.
수박이 열리지는 않지만 수박을 열리게 하는 꽃, 바로 숫꽃이란다)
이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백화점은 재미있다 생각해서 흔쾌히 받아드렸는지 모르지만 고창의 농부들은 이걸 단순한 이벤트라 생각하지 않는다.
고창의 농부와 기술센터가 합심하여 대한민국 최고의 수박임을 자신있게 선포하는 자리이고....
한개의 수박을 사더라도 생애 최고의 수박이라면....
그리고 전국 최고의 수박이라면 100만원을 넘게 주고도 사먹을 수 있음을 믿기 때문이다.
이발을 함에도 가격의 차이가 있듯 생애 최고의 수박은 분명 다른 수박과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고창의 농부들은 믿는다.
단 한개의 수박일지라도 일생 최고의 수박을 먹었다고 느끼게 된다면 지갑을 더 열 수 있으리라고....
감성의 울림, 가슴속 진한 만족이 있다면 소비자는 더 인심이 후해질 수 있음을.....
(이 사진 역시 고창농업기술센터 계장님이 올린 것이다.
숫꽃의 도움으로 드디어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게 된 암꽃의 모습이다)
그리하여 고창의 농부들은 믿는다.
앞서간 11명 선발대의 땀과 노력으로 우리의 농사문화가 변해지기를....
고창이 수박 명성을 되찾고 그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기를....
단순한 수박에서 감성과 만족을 위한 무형의 가치창조의 새로운 농업 마케팅의 성공을....
이것이 21세기 고창의 새로운 도전이며 숙제다.
(이 사진 역시 고창농업기술센터 계장님이 올린 것이다.
드디어 불볕 더위 속에서 수박이 단련되고 있다.
강철이 용광로에서 단련되듯.......)
새로운 고창의 도전은 수박에서는 쉽게 성공할 수 있다.
그렇지만 수박 뿐아니라 고창이 내세우는 복분자, 풍천장어, 고추, 메론, 무 등..... 여러 농산물로 이 효과를 넓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여러 농가에 고루 그 혜택이 나누어지는 것도 쉽지 않다.
그래서 수많은 산이 앞을 가로 막고 있다.
그렇지만 그 장애를 이겨나가는 것 역시 사람이다.
바로 사람이 희망인 이유다!!!!
나는 그 현장을 보기 위해....
아니 그 현장에서 농업의 미래를 보고 공부를 하기 위해 서울을 간다.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생산한 수박의 구입에도 욕심이 있다.
경매 전문가답게 경매에도 참여해볼 생각이다.
대한민국 1등 수박을 먹는 것이니 지갑을 조금 열어도 되지 않겠는가?.......ㅋㅋㅋㅋ
첫댓글 잘 들 하고 오세요 잘 하고 오시길 빌겠습니다 복분자 축제로 선운사에 있어야 겠어요
고창수박 파이팅~~~~
반갑습니다. 안녕히 다녀 오세요. <고창수박> 파이팅!!
맛있고 건강한 고창 수박이 제대로 평가 받아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서 보람을 흠뻑 느끼시길 빕니다.
함께 하지 못하는 고창 주민들 모두의 기를 한데 모아 보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