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문제 알면서도 계속 방치
사전확정제 등 개혁 실패 인정하고, 회계·정산 전면 공개하라
- 공공교통네트워크, 3월 17일(화)에 경실련과 서울시 실태 발표 기자회견 개최
- 서울시 2024년 준공영제 혁신 발표해놓고 2년째 이행하지 않아
- 노선·정류장수는 늘었지만, 운행거리는 5.32억km에서 4.96억km로 감소
- 미지급금 관행, 선대출 구조로 이자 비용까지 시민 부담으로 떠넘겨져
- 승객과 운송수입 회복돼도 재정지원금이 함께 늘어나는 역설 반복
- 지방선거 앞두고 버스 준공영제 개혁과 버스체계 개편 핵심 의제로 다뤄야
∙ 일시 : 2026. 3. 17(화). 오전 10시 30분 ∙ 장소 : 경실련 강당
❑ 사회 :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부장 ❑ 취지 설명 :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 ❑ 분석 발표 :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센터장 ❑ 분석 평가 : 이영수 공공교통네트워크 연구위원 ❑ 입장 발표 : 김정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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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교통네트워크는 지난 해 9월부터 경실련과 현행 버스준공영제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두고 협력을 하고 있으며, 이에 작년에 서울시 준공영제 혁신방안 연구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서울시와의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리고 12월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서 전국 버스 현황을 살펴보고, 서울부터 구체적인 현황을 공개하기로 하였다.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도입 당시 완전 민영제의 폐단을 보완하고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는 시민의 이동권과 서비스 개선보다 불투명한 재정지원, 책임 없는 정산, 검증되지 않은 원가보전 구조를 유지하는 제도로 굳어졌다. 더 큰 문제는 서울시가 이미 이 문제를 스스로 알고 있었음에도, 2024년 발표한 개혁안을 2년째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준공영제 20주년을 맞아 재정·공공성·서비스 3대 혁신을 추진하겠다며 사후정산을 사전확정제로 바꾸고, 민간자본의 진입기준을 강화하며, 노선 개편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6년 3월 현재까지 사전확정제를 위한 정산방식의 변화는 없고, 민간업체 배당 문제도 그대로이며, 노선개편 방향은 여전히 ‘용역 진행 중’이라는 말만 있을 뿐 시민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시가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사이, 버스 서비스는 겉으로는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공급은 줄어들었다. 2019년 서울 시내버스 노선 수는 365개였으나 2025년 11월 기준 395개로 30개 늘었다. 같은 기간 정류장 수 역시 6,291개에서 6,710개로 419개 늘었다. 겉으로만 보면 서비스가 확대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총 운행거리는 2019년 5억 3,215만3천km에서 2024년 5억 501만9천km로 줄었고, 2025년 11월 기준으로는 4억 9,612만1천km까지 감소했다. 노선은 늘고 정류장도 늘었는데, 실제 버스가 달린 거리는 줄어든 것이다. 이는 노선당 운행횟수, 즉 배차가 줄어들고 시민 대기시간이 늘어났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공식적인 노선개편은 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시민 의견수렴 없이 버스 운행량을 줄여온 셈이다. 숫자는 확대를 말하지만,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는 후퇴했을 가능성이 높다. 승객 수의 변화도 이를 뒷받침한다. 2019년 14억7,936만 명에서 2020년 11억4,375만 명으로 급감한 뒤 2024년에도 13억6,508만 명에 그쳐 2019년의 91.7% 수준에 머물렀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서비스 확대보다 운행 축소와 비용 절감 중심으로 대응해 왔다. 시민 입장에서는 버스가 예전만큼 편리하지 않은데, 부담만 계속 커지는 구조다.
재정지원 구조는 더 심각하다. 재정지원금은 2020년 1,705억 원, 2021년 4,561억 원, 2023년 8,915억 원까지 급증했다가 2024년 4,000억 원으로 다시 급감했다. 이런 비정상적 변동의 배경에는 서울시의 ‘미지급금’ 관행이 있다. 서울시는 적자를 바로 정산하지 않고 조합 명의 대출로 먼저 메운 뒤 나중에 예산으로 갚아왔고, 그 과정에서 2014년까지 이자 72억 원까지 지원한 사실이 감사원에서 지적됐다. 시민 세금이 실제 운행비뿐 아니라 지연정산에 따른 금융비용까지 메우는 구조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운송수입이 늘어도 재정지원금이 함께 늘어난다는 점이다. 운송수입액은 2019년 1조3,002억 원에서 2025년 1조5,388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2022년에서 2023년 사이 운송수입이 약 1,600억 원 늘 때 재정지원금도 약 800억 원 증가했고,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에도 운송수입은 약 80억 원 늘었는데 재정지원금은 575억 원 늘었다. 승객이 늘고 수입이 늘면 시민 부담은 줄어야 정상인데, 서울시 준공영제는 오히려 ‘승객이 늘어나면 재정지원도 늘어나는’ 모순적인 구조를 보이고 있다.
준공영제가 정말 시민을 위한 제도였다면, 최소한 서비스 개선이나 안전 개선의 객관적 성과가 확인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사고 감소를 성과로 내세워 왔지만,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체 사고는 줄어든 반면 버스를 포함한 승합차 사고는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질이 나아졌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전 성과마저 뚜렷하게 입증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준공영제를 유지해야 할 이유는 더욱 약해진다. 이제 서울시는 더 이상 “혁신을 검토 중”이라는 말로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 2024년 스스로 약속한 사전확정제 등 개혁안의 실패를 인정하고,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다음 개선방안을 적극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버스준공영제는 무엇보다 투명성 확보가 시급하다. 현재 수입금 공동관리 방식으로는 공공재정이 업체별로 어디에 얼마나 지급되는지 알기 어렵다. 최소한 보조금법 수준의 투명성은 보장돼야 한다.
둘째, 버스서비스는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시민의 이동권 문제다. 비용 절감보다 교통전환과 교통비 부담 완화를 고려한 적정 서비스 기준을 사회적 논의로 마련해야 한다.
셋째, 서대문 버스사고처럼 정비 불량에 따른 안전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정비비와 인력을 축소해온 관행을 점검하고, 안전 관련 항목을 우선 검증할 감사·검증기구가 필요하다.
넷째, 단일한 준공영제 체계로는 혁신과 경쟁이 어렵다. 공영노선, 위탁운영, 비영리 방식 등 다양한 운영체계를 도입해 버스 운영의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
버스는 서울시민이 요금으로 부담하고, 세금으로 다시 떠받치는 대표적인 공공서비스다. 그렇다면 운영 역시 공공서비스답게 투명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준공영제 개혁의 적기이며, 더는 미룰 명분도 없다. 서울시장 후보들은 버스 준공영제의 불투명한 회계와 방만한 구조를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지, 나아가 준공영제 개혁과 버스체계 개편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시민 앞에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공공교통네트워크는 경실련과 협력을 통해서 현행 버스 준공영제의 문제가 서울만의 사안에 그치지 않는다고 보고, 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주요 광역시의 운영 실태도 차례로 점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방정부의 대중교통 재정지원 체계를 면밀히 살펴보고, 버스 준공영제 개편 논의를 본격적으로 공론화함으로써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민 삶과 직결된 대중교통 정책이 핵심 의제로 다뤄지도록 촉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