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돌아앉았네
요즈음 어떠신지요. 평안하신지, 잘 지내시는지 묻기 조차 불편한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돌아앉는 그 속도와 방향이 놀랍기만 하고 어지럽습니다. 그러다 보니 화가 나고 ‘이게 진정 실화야?’하고 반문하기도 합니다. 지금 이 나라, 윤석열 정권 말입니다.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던 문재인 정권 5년의 세월이 하루 아침에 증발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MB시대’ 더 멀리 ‘이승만 시대’까지 돌아도 너무 많이 돌아가 버렸습니다.
돌아가는 곳에 있는 것이 소위 ‘뉴 라이트’입니다. 설명하자면 길고 복잡한데, 한 마디로 하면 ‘반공’과 ‘친일’입니다. ‘친미’는 이미 전제되어 있는 것이라서 더 말하는 것이 구차할 정도입니다. 그래도 그전에는 드러내놓고 ‘친일’을 말하지는 않았는데 이 정권이나 대통령은 조금도 거침이 없이 이렇게 말합니다. ‘반공’을 ‘자유’라고, ‘친일’을 ‘파트너’라고 합니다.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하고 있지요. 그러는 사이에 ‘통일’, ‘통합’, ‘정의’, ‘관용’, ‘인권’ 이런 말들은 ‘반국가 세력’과 같이 정리되어 버렸습니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뉴 라이트’ 이야기 조금 더 하겠습니다.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오늘 우리 한국교회의 실체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김진홍, 서경석, 전광훈, 모두 목사들입니다. 그리고 그 뿌리와 그들의 저변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깊고 넓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지나치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한국교회는 ‘뉴 라이트 교회’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하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돌아앉은 것과 같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고 화가 날 때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편지를 쓰려고 하다가 생각나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랫말에서 편지 제목을 따왔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 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고래사냥~1975년 최인호 작사, 송창식 작곡) 한 때는 방송 금지곡으로 묶이기도 했지만,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
한 줄만 더 쓰고 마칩니다. “모두가 돌아앉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