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대학입학제도 개혁과 한국에의 시사점
2021-06-10
아래 내용은 연구보고서의 요약 내용입니다.
본 연구는 핀란드의 대학입학제도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최근 대입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핀란드 대입제도 개혁의 내용과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우리의 대입제도 개선을 위한 시사점을 탐색하고자 시행되었다.
분석은 크게 네 가지 지점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핀란드의 일반계 고등학교 이수절차와 교육과정 운영방식을 탐색하였다. 둘째, 대입자격시험(Ylioppilastutkinto) 제도와 운영 실태를 분석하였다. 셋째, 대학본고사와 대입 경쟁 실태를 탐색하였다. 넷째, 대입경쟁에 대처하는 최근 핀란드의 대입제도개혁의 내용과 의미를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핀란드의 일반계 고등학교는 학점제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필수과목 비율이 높고 상대평가로 이루어지는 대입자격시험에 합격해야 졸업할 수 있으므로 학업에 대한 학생과 학교의 책임이 강화되어 있다. 고등학교 내신성적은 교사별, 수업별 절대평가로 산출되고 지필시험 성적뿐 아니라 다양한 과정적 요소가 평가에 반영된다. 성적은 점수로만 표기되며 교사의 서술적 기록을 따로 추가하지는 않는다. 또한, 내신성적은 철저하게 고등학교에서 학생의 학업성취를 돕는 도구로서만 활용되며 다른 학생들과 비교의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대학입시에도 내신성적은 반영되지 않는다.
핀란드의 대입자격시험 문제는 단답형이나 객관식 문항도 있지만 대체로 논서술형 문항이 중심이며, 7등급 상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한다. 학생마다 과목선택이 다르고 상대평가로 성적을 산출함에 따라 과목 간 등급의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는데, 핀란드에서는 이를 조율하기 위한 조정 방식(syk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대입자격시험은 1년 2회 시행되며 중복 응시가 가능해 고등학교 기간 내에라도 여러 차례의 시험 기회를 부여한다. 대입제도 개혁에 따라 대입자격시험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전체의 약 60% 수준으로 높아지면서 대학진학에서 이 시험성적의 중요성이 커졌다.
핀란드의 대학본고사는 전공별로 시행되는데, 여러 대학의 동일 학과들이 연합을 이루어 공동으로 시험을 출제한다. 대학본고사 출제 범위는 매년 전공별로 발표되는데, 많은 학습량을 요구한다. 시험 문제는 일부 서술식 문항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객관식 선다형 문항이 중심이며 전공에 따라서는 전 문항이 객관식 선다형으로 구성되기도 한다. 이전에는 대학본고사 성적이 대학입학에서 사실상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2020년 대입제도 개혁 이후 핀란드의 대학입학 방법은 대입자격고사 성적 선발과 대학본고사 성적 선발로 이원화되었으며, 대학본고사 성적만으로 선발하는 비율은 약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핀란드의 대입 경쟁은 평균 경쟁률이 3.6대 1에 이르며, 지원자 중에서 2/3는 탈락한다. 특히 재수 이상의 대입 지원자 비율이 대단히 높을 뿐 아니라 합격자 중에서도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실제로 대학합격자 중에서 21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58.6%이며, 2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30%에 이른다. 이에 따라 일반고 졸업예정자의 4년제 대학진학률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결과 일반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가 점점 더 늦춰지고 대학진학을 희망하는 적체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핀란드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 지원자 할당제’와 ‘대입자격시험 선발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입제도 개혁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개혁에 따라 핀란드의 대학 선발 방법은 ‘대입자격고사 선발’과 ‘대학본고사 선발’로 2원화되어 있는데, 정원의 약 60%는 대입자격시험 성적으로 선발하고, 나머지 약 40%는 대학본고사 성적으로 선발한다. 대입선발 단계에서 대입자격시험 성적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일반계 고등학교까지 대입에 대한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