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없이 가평에서 한주 4일간 출근하고
한동안 아니면 한 해
금요일은 주~욱~ 치과치료로 일할 수 없으니
목요일 저녁 집으로 인도하는 전철에 올랐다.
이 열차는 청량리행
거기서 곧바로 수인분당선 막차가 이어지고
정자나 미금역에서 다시 신분당선으로
그렇게 집으로 가야 한다.
그래도 경춘선은 지하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다.
창문 밖으로 주마등처럼 흘러가는 풍경을 즐기면 좋겠지만
근데 지금은 아니다.
말 그대로 주마등 아니 네온등불과 어두움만 스치고 있을 뿐...
코로나 터지고
삶의 물꼬를 바꿔 틀면서
자격을 취득하고
3년 기간에 2년 경력을 쌓으면서 실무를 익히고
딱 1년 4계절을 꼬~옥 시설관리 일에 매달려서 보낸 후에
돈 안 받는 일에 칠학년을 보내려 했는데
막상 매달려보니
그 흐름이 내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
게다가
황혼길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자그마한 욕심들이 돌부리 되어
튀어나오고
딴지 거는 벗들까지
마냥 순탄한 길은 아니 될 듯 싶다...
덩달아
복병이 하나 생겼다.
세월에 못 견딘 내 치아들이
봉투 봉투~~
두 손을 크게 벌린다.
치료기간도 꼭 해야만 할 최소한으로 줄여도
족히 1년은 더 걸릴 것이고
계획과 현실이 뒤틀리니
중남미 여행을 위해선 한 해 더 일을 해야겠다.
당연한 결과가 눈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왜 나는 세월의 평등한 이치를 잊고
쩐 들일 것을 생각 못 했을고????
집에 도착하니 9시가 다 되어 간다.
가평에서 5시 출발하여 쉼 없이 환승했지만
무려 4시간 가까이 걸렸다.
좀 쉬어야겠다.
소파에 퍼질러 티비나 봐야지
편히 누우니
작은 근심거리 생각에 칠레의 둘째 얘기가 떠오른다.
“돈이 많이 들어가더래도 저렴한 곳으로 옮기면 안 돼요.
재료값은 다 같아요. 기술값의 차이이니 절대로 돈 때문에 저렴한 곳으로 옮기지 마세요.”
금요일
하루는 병원 오가며 보내고
치과에서 치주과 샘 필요한 설명 모두 마치더니
하고픈 말 모두 하란다.
임플란트 치료의 바닥에는 돈이 짙게 깔려있으니
둘째의 얘기를 전했다.
집으로 돌아와
남은 주말 토, 일도 아무런 대책 없이 푹 쉬었다.
몸도 의욕도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
왜 이러지?
4일간의 새로운 자리, 위치에서 힘들었나 보다.
오고 가는 여정에서 더 피로가 가중되었으니...
그냥 몸이 말해준다.
몸에서 의욕이 사라지니 만사가 귀찮다.
몸 따로
생각 따로
따로 따로 국밥이네...
이런 상태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얼마나 일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을까?
심히 우려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
근로법상의 시간보다 덜 일했고
누가 뭐라 하는 근무상황도 아닌데
내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
생각의 골만 깊어만 간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일을 할 수 있을까?
첫댓글 인생에서 늙어가는과정이 있는것은 분명 뜻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물질적인것은 많아졌으나 몸도 아프고 맘도 여려지고 모든게 하나하나 나에게서 멀어지는것같아요
돈많은 재력가보다 잘사용하고 멋지게 사는 나이듦이 바른늙음같다고 생각합니다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 순탄치 않습니다.
오죽님
늘 잔잔한 좋은글과 사진들 잘 보고 있습니다
조금씩 늘어거는 우리들 이야기라 더 공감하면서요
낡지 말고 익어간다는 말을 되새깁니다
남미여행 계획 있으신가봐요?
코로나 풀리면 떠나려던 것이 그냥 한해 더 뒤로 미뤄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