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내용은 제 티스토리 블로그(http://coffin.tistory.com/)에 있는 포스팅을 옮겨온 것입니다.
개인 블로그에서 가져와 평어체임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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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할 때부터 비가 꽤 많이 내렸다.
아무리 가을 캠핑이라곤 하지만, 철원 산 속에서 비가 내린 다음의 기온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에 걱정도 되었지만,
일단 일기 예보상으로는 비가 많이 내리지 않을 것이라 했으니 그것만 믿고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아침 7시에 친구와 만나 장을 보고 떠나기 시작한 것은 8시.
사진에서 보듯 서울은 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 텐트를 칠수나 있을까 하는 약간은 불안한 마음을 갖고 철원으로 고고~
다행히 철원으로 올라갈수록 비는 점차 멎어간다.
비가 온 뒤라 물안개는 많이 끼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자리잡는데는 문제 없을 것이다.
저걸 두고 운해라고 하던가? 땅 위에서 산 중턱까지 구름이 자욱하다.
일단 캠핑 장소를 찾기 전에 워크샵 갔다가 합류하기로 한 친구의 숙소를 찾아가야 한다.
그 곳은 다름아닌 김봉곤 예절학교.
올라가는 길은 예의없는 비포장 도로였다.ㅋㅋ
덜컹거리며 올라가고 보니 친구의 회사 사람들도 아직 출발하지 않은 듯 차가 많이 있었다.
작은 규모일 줄 알았는데, 꽤 넓은 부지 위에 기와를 얹은 건물들이 있다.
차에서 내리자 마자 친구와 내가 한 말 한마디.
"아... 춥다~"
가을은 가을이다. 단풍이 들어 숲이 알록달록하다.
여기도 비가 많이 왔던지 물은 아직 흙탕이다. 하늘도 꾸물꾸물하고..
이제 친구도 태웠으니 본격적으로 장소를 찾아 떠난다.
비오고 난 다음이니 계곡은 무리가 있고, 웬만하면 높은 산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백운계곡도 들러 보았지만 거긴 별로 좋아보이지 않아서 그냥 나왔다.
철원쪽으로 계속 이동하다보니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산길이 보이고 그 길을 따라 올라갔더니 넓은 평지가 보인다.
알고보니 이곳은 헬기장이었는데, 이런 곳에서 캠핑을 하기는 좀 마음에 걸린다.
좀 더 찾아보기로 한다.
약간 더 올라가니 이런 곳이 또 나온다. 철조망도 있고, 통나무를 의자처럼 올려놓은 걸 보니 사람이 가끔 올라오는 것 같다.
땅은 좋으나 여기도 영 사람들의 왕래가 있을 것 같아 실격.
차는 두고 일단 더 길을 찾아 올라가다보니 괜찮은 장소를 발견.
다시 돌아가 짐을 가지고 올라왔다.
이곳이 바로 우리가 묵을 장소이다.
보기엔 그냥 산길 같지만 길이 끊어진 막다른 평야이다.
또 비가 내릴세라 후딱 텐트를 친다.
겨울캠핑을 위해 새로 산 고도 침낭.
오늘이 첫 필드테스트 날이다. 아직은 한겨울이 아니라 -30도 짜리의 성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시기는 아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땀흘리고 잤다. ㅋㅋ
자리를 잡은 뒤 땔감을 구하러 이리저리 움직이다 바로 위에 있는 산 정상으로 올라왔다.
이렇게 아래 마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건 친구가 새로 사 온 낚시 랜턴. 적당한 나무를 찾아 땅에 박아서 세운다.
이건 내 랜턴. 삼발이를 만들어 걸어두었다.
랜턴 두개를 한 화면에 넣으려는데 친구가 불자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흙을 파고 사방에 돌을 대어 나름 아궁이처럼 꾸미고 있다.
이건 오늘의 국물요리를 위해 만든 냄비걸이.
이렇게 불 구덩이 위에 올려놓을 예정이다.
대략 작업을 끝내고 나니 또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뭐.. 할 일은 다 끝났으니 젖으면 안되는 장비들은 대략 텐트에 넣어두고, 땔감은 판쵸우의에 싸 두고 쉬면 그만이다.
예전 같았으면 당황해서 우왕좌왕했을 것 같은데,
친구나 나나 이제는 비가 오니 잠이나 자자.. 하고 만다.ㅋㅋ
한 두시간이나 잤을까?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 소리에 잠을 깨었다.
텐트를 열어보니 벌써 해가 넘어가려는 듯.. 많이 기울었다.
이제 4시 반인데.. 낮잠에 체온이 떨어졌는지 약간 더 추운 것 같다.
따뜻한 커피를 끓여 마시고 저녁을 준비해야겠다.
오늘의 국물요리는 닭백숙이다.
원래는 그냥 마늘백숙을 하려 했는데, 마트에 보니 찹쌀, 밤, 대추에 인삼까지 들어있는 백숙용 닭이 있었다.
가격도 착한 4900원~ 참 좋은 세상이다.
백숙은 시간이 좀 걸리니 우선 끓이기 시작.
닭 똥꼬에 불린 찹쌀과 대추와 밤을 넣고 마늘을 한 뭉텡이 풍덩~ 해서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 동안은 소주를 마시면 되겠다.
안주는 돌판 삼겹살!
이번엔 그릴을 쓰지 않고 친구가 어디선가 줏어온 대리석 돌판을 이용해 삼겹살을 구웠다.
잘 구워질까 하는 걱정도 잠시.. 뜨거워진 돌판은 고기를 잘도 굽는다. 꽤 별미인 것이.. 쓸만했다.
그동안 백숙은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제대로 닭을 씻지는 않았으니 끓이면서 거품과 기름을 걷어내준다.
어느 정도 익은 것 같으면 파를 넣고 한번 더 끓여주면 완성.
매번 감자만 굽는 것이 식상해진 차에 불 속에는 호박을 던져두었다.
속을 파낸 호박 안에 김치 새우 고추장 볶음을 넣고 피자치즈로 덮은 다음에, 뚜껑을 덮고 호일로 싸면 된다.
고기를 다 먹었으니 이제 아까의 삼발이 냄비에 백숙을 부어 올린다.
끓이기 위해 약한 불을 세게 살리면
불이 확~ 올라오면서 백숙이 부글부글 끓는다.
국물이 죽여줬다~ㅋㅋㅋ
친구의 랜턴도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
백숙이 한번 끓고 나서 고기를 부수기 위해 잠깐 꺼냈다.
푹 익혀서 살도 보들보들~
백숙도 다먹고 이제 남은건 불속에 던져두었던 호박찜.
너무 오래 구웠는지 호박이 완전히 흐물흐물해졌다.
그래도 타지도 않고 속도 따끈따끈하게 맛있게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오늘은 다른 날보다도 특별히 안주가 좋았던 것 같다. 그 덕에 이 날 소주를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이렇게 이번 캠핑도 별 탈 없이 재미있게 보내고 왔다.
다음 캠핑은 정말로 추울 것 같은데.. 방한대책을 확실히 해야 할 것 같다.
첫댓글 오늘따라 무지 배아픈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삼겹살과 닭백숙이 뱃속 그지들을 일깨우네요 ㅋㅋ ~~
ㅋㅋㅋㅋ 그렇다면 미션성공!! 답글 감사합니다.^^
전 배고파지는 사진 인데요. 호박요리 참신한 서브메뉴 같사옵니다^^
날독님 감사합니다.^^
불질하는 사진 때문에 일단 겁납니다.ㅋㅋㅋ - 데이워커님이 깔끔히 처리하셨겠죠..^^ - 냄비걸이가 인상적이고 돌판에 놓여있는 노릇한 삼겹살을 보니 입에 침이 고이네요^^
이게 다 해찬이네님 때문입니다.ㅋㅋㅋ 불질얘기를 하도 하셔서..ㅎㅎ 농담이구요, 불 안나게 확실히 처리했습니다. 쉬야까지 해가면서...ㅋㅋㅋㅋ 답글 감사드립니다.^^
부쉬에 향이 물씬 풍기네요~^^ 번거롭긴해도 만들면서 준비하는 재미와 풍미는 어느장비보다도 좋죠~^^
감사합니다.^^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네요.ㅎㅎ
과정의 재미가 꽤나 별미일 듯 합니다.
네 그런데 이걸 다 해도 낮잠 잘 시간은 충분하니.. 담엔 또 다른걸 만들어 봐야겠어요.^^
행복을 느낍니다. 자연 그리고 친구... 필쏘굿!!!
행복을 느끼신다니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태어난 장소를 잘못 선택(?)하신 듯 합니다. 호주 어디메쯤이시면 정말 제대로 간지 나셨을듯^^ㅎㅎㅎ
으하하 감사합니다.^^ 실은 나이 마흔이 딱 되는 날 아프리카로 떠날 계획을 품고 있습니다.ㅋㅋㅋ
현지조()무진장 재미있었을것 같은데요
네^^ 이 맛이 또 캠핑의 다른 맛인 것 같습니다.^^
소줏잔 올려 놓은 table 맘에 드네요^^ 일본 풍의 느낌도 나고...
네 땔감이었습니다.ㅋㅋㅋ 답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