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주의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Pictured Rocks National Lakeshore(이하 PRNL)는 북쪽으로 Lake Superior와 맞닿아 있고 다채로운 절벽, 수마일의 beach, 모래언덕, 폭포, 100mile의 하이킹코스 등이 있다. 캠핑, 자전거, 자연탐방, 수영 그리고 슈페리어호로 지는 일몰도 감상할 수 있다. 또 Boat Tour도 마련되어 있고 Kayak Trip도 즐길 수 있다.
시카고산악회(회장 Steven Lee)는 제 38차 원정산행으로 미시간주의 PRNL로 봄 원정산행을 다녀왔다. 2019년 봄 원정을 이후로 팬데믹으로 인해 2년간 중단되었던 원정산행을 재개하였다. 아직 팬데믹이 종료되지 않아 원정에는 무리가 있어 근접주인 미시간주로 산행지를 결정하였다.
2022년 5월 28일 10명의 대원은 시카고 서버브에서 오전 7시 집결하여 차량으로 이동하였다. I-294N으로 진입하여 Milwaukee방향으로 북진한다. 미리 예약해 둔 Camp Site는 위스콘신주의 Athelstane에 위치한 Thornton's Resort이다. Green Bay에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북으로 이동한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면서 GPS가 불안하다.
이곳의 나무들은 아직 연록색이다. 진녹색으로 변하기전 연록색의 나뭇잎들은 뭔가 여린 애잔함을 자아낸다. 숲속으로 이어진 회색빛 길은 아름다운 탄성을 지르기에 아쉬움이 없다. 길옆에 쭉쭉 뻗은 소나무들은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우리나라의 휘어진 소나무도 아름답지만 이곳의 하늘을 향해 솟아있는 소나무도 용맹스럽다. 십여 마일이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오늘의 목적지에 오후 늦게 도착했다. 언제 부턴가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우고 저녁을 준비한다. 비에 젖은 장작은 점화가 쉽지 않다. 마른 장작이 힘이 세다는 뻔한 얘기가 떠오른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일기 시작한 불꽃은 맹렬하게 타오른다. 불꽃은 언제나 낭만적이다. 오늘 저녁 메뉴는 바비큐에 김치찜, 모닥불에 구워낸 옥수수와 군고구마이다. 누군가 내어준 자메이카산 럼주와 돼지껍질볶음의 궁합은 대원들의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내일의 산행을 위해 일찍 자리에 든다.
29일 새벽 새소리에 놀라 잠을 깨니 4시 30분. 텐트 지퍼를 여니 새벽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은 날씨가 개일까 보다. 간단한 짐 정리 후 5시 정각 캠프장을 떠나 141N 따라 PRNL으로 향한다.
GPS에 의존한 길은 매우 헷갈리고 있다. 이곳의 위성조건은 매우 좋지 않다. 목적지 까지는 129mile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어지는 숲길은 몇 마일을 가도 차량한대 보이지 않고 고요하다.
Trail Head에는 몇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고 수많은 모기떼와 하루살이 떼가 우리일행을 반겨준다. 10시 42분 Trail Head를 출발하여 걷기 시작한다. 숲속으로 난 좁은 길은 갈림길이 많아 길 찾기가 어렵다. 한참을 걷다보니 앞이 탁 트인 광활한 슈페리어호를 만났다. 미국 오대호 중에 하나인 이 호수는 말이 호수이지 바다와 같다. Lake Superior은 미시간주와 서쪽으로 미네소타주 북으로 카나다에 둘러싸여 있다.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진 호수에 손을 담근다. 물속으로 들어가 보고픈 충동이 인다.
“섬속의 섬”이라는 말이 있다. 예컨대 제주도 주변의 섬 마라도, 우도, 비양도, 가파도등을 일컫는 말이다. “호수속의 호수”라고 해야 하나, 이곳 슈페리어호 주변에도 Beaver Lake, Chaple Lake, Legion Lake등 호수속의 호수가 있었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슈페리어호를 끼고 길은 이어진다. 걷기 편한 평평한 오솔길이다. 길 옆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갑자기 앞에 가던 한 대원이 고통을 호소한다. 다리에 쥐가 난다는 것이다. 발을 꺾고 마사지를 시작한다. 조금 풀리는 듯하더니 다시 근육이 경직된다.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발, 종아리, 허벅지 전체에서 심각하다. 물을 마시게 하고 여럿이 달려들어 다리 전체를 주무른다. 그러기를 30여분 좀 풀리는 듯싶다. 정말 다행이다.
Trail Head로 돌아오니 오후 5시가 가까워 온다. 오늘 하루 약 12mile을 걸었다. 차량으로 Thornton's Resort의 Camp Site로 돌아왔다.
30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기온이 올라가 덥게 느껴진다. 텐트를 걷고 짐을 챙긴다. 시카고에 오후 늦게 무사히 도착했다. 약 900mile의 장정이었다. 이번 원정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한다. 원정을 위해 애써주신 회장이하 임원 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시카고 산악회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