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낮잠없이 적절한 밤시간에 잠이 들고나면 리틀준이는 새벽 일찍 잠을 깨서 사방 불을 켜고 다닙니다. 뭐든 습득력이 빠른 리틀준이는 교정해주는대로 너무 잘 따라와서 독립의 속도도 가속이 붙습니다.
야외데리고 가보면 이제 저를 눈으로 좇고 방향을 어그러지지 않게 스스로 잘 따라옵니다. 꼭 손을 잡고 직접적 결속이 되어 같이 움직여야 했던 지난 두 달의 모습에서 엄청난 변화입니다.
지금은 소변참는 법도 훈련 중입니다. 소변이 마려우면 즉시 그 자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해결하거나 그냥 싸버리곤 해서 집 밖에서는 불안한 부분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변화속도가 아주 빠릅니다. 화장실이 보일 때까지 참아보는 훈련도 잘 먹히고 있습니다.
이렇게 학습력이 좋은 아이는 처음입니다. 기본적인 감각해소가 좀더 일찍 충족되었으면 참으로 좋았겠다 생각되지만 지금이라도 그 부분을 채워갈 수 있다면 비약적인 발전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아이의 모습에서는 어떠한 방향이든 엄마가 훈육의 끈을 놓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준이도 열 살 때 제게 왔을 때 젓가락질이나 변기사용법, 식사법 등은 이미 잘 훈육이 되어서 왔습니다. 준이나 리틀준이의 큰 과제는 혼자시간을 얼마나 사회적으로 쓰느냐를 개발하는데 있습니다. 둘다 시각정보처리문제에 국면해있다보니 눈을 써서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스스로 수행하는 것은 쉽지않습니다.
한글쓰기 책읽기 간단한 산수 등이 가능한 준이는 누가 시키지 않으면 (지금은 시켜도 하지않음) 절대 하지않고 저한테 오고나서 대략 4-5년간은 TV를 본 적도 없습니다. 아이들이 시각처리 기능이 좋아지면 휴대폰보다는 TV화면을 더 좋아하게 되서 TV를 보려고 하는 것은 좋은 징조입니다.
지금은 아예 준이방에 TV를 따로 설치해주었을 정도로 애니메이션을 잘 보고 있습니다. 거의 뽀로로와 타요 애니메이션에 집중되어 있던 것도 지금은 다른 애니메이션으로 확대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호시탐탐 휴대폰을 탐내지만 작은 화면은 준이의 감각문제에 해가 되기에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준이가 잘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제서야 준이가 혼자있을 때 즐길 수 있는 활동 한 가지는 만들어 준 셈입니다. 아직은 그거 밖에 없고 스스로 책을 골라 보곤하지만 제가 개입하려고 하면 바로 책을 접습니다. 짐작컨데, 한글배울 때 심한 압박감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렸을 때 강요당한 학습은 머리가 커질수록 거부감이 커져서 지속되기가 어렵습니다.
리틀준이가 TV화면에서 맛있는 음식이 나오자 잠시나마 TV화면에 눈을 고정합니다. 아주 잠시지만 무척 반가운 변화입니다. 물론 아직 혼자시간은 거의 감각해소용 비사회적 행동들이 주입니다. 끝없는 구강자극, 자위행위 (공개적인 자위행위가 너무 상습적이라 지금은 막으려 엄청 신경쓰고 있습니다) 끝없는 감각추구 행동들, 이를 대신할 놀이 하나를 개발해준 것이 누워서 발과 다리로 빨래통 돌리기입니다.
봄이 아주 가깝게 오고 있습니다. 아이들 넷을 대동하고 나선 산책길은 완이때문에 험란하기만 하지만 곧 적응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태균이와 준이는 방향만 정해주면 되고, 리틀준이도 제법 야외 속에서의 행동거지가 정리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해주는 음식이 너무 맛있는 리틀준이, 아침밥 달라는 눈빛과 손짓이 애교수준급입니다. 울어제끼만 했던 얼마 전보다 단시간내 비약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맛있게 해주어야 되겠습니다.
첫댓글 읽으면서 마음이 훈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