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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보기카페 원문보기 글쓴이: 매바우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토매니아(Tomania)국에 힌켈(Adenoid Hynkel: 찰리 채플린 분)이라는 독재자가 나타나 유태인을 탄압한다. 1차대전 후, 과거 경영하던 이발소를 다시 시작한 유태인(A Jewish Barber)은 유태인 탄압정책에 의해 돌격대원에게 잡히나, 전쟁시 구출해 주었던 슐츠 장교의 도움으로 무사히 풀려난다. 유태인 갑부가 힌켈의 대부 요청을 거절하자, 탄압의 도를 더하던 독재자는 이웃나라인 박테리아국의 독재자 나폴리니와 맺은 불가침조약을 어기고 오스텔리히를 침략한다. 힌켈의 미움을 사 이발사와 함께 수용소로 보내진 슐츠는 군복을 훔쳐 달아난다. 때마침 이발사로 오인된 힌켈이 잡혀 들어가고, 힌켈을 대신하여 연단에 오른 이발사는 목청껏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호소한다.
전작인 <모던 타임즈>에서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의 폐해를 거론하며 본격적인 사회 비판 의식을 영화에 담았던 채플린은 그 다음 작품인 <위대한 독재자>에서 비판의 칼날을 더욱 예리하게 다듬었다. 당시 2차 세계 대전의 전운이 감돌던 때에 히틀러와 무솔리니를 패러디해서 정면으로 비판한 이 영화는 사실 대담하기도 했지만 위험천만한 작업일 수도 있었다. 영화의 완성 후 개봉과 흥행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채플린은, 주변의 우려 섞인 반응 때문에 잠시 근심하기도 했지만 결국 영화는 흥행에 크게 성공했다. 관련 인터뷰 자료를 보면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루즈벨트가 근심하던 채플린에게 자신이 지원해 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격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영화는 세계 정복의 야망을 꿈꾸는 독재자 힌켈(히틀러의 패러디)과 소박한 삶과 따뜻한 사랑을 꿈꾸는 유태인 이발사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보여준다. 채플린은 두 주인공을 동시에 맡는 1인 2역을 소화했는데,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두 인물을 동시에 연기함으로써 영화 전체에 코믹하면서도 아이러니컬한 느낌을 부여했다. 독재자와 이발사는 모두 채플린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로 묘사되는데, 그 웃음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독재자의 단순무식한 성격을 드러내는 코미디는 극단적인 정치 지도자에 대한 조소와 공격을 담고 있지만, 어리숙하면서도 기지를 발휘하는 이발사는 정감 어린 캐릭터다. 독재자가 탈옥한 이발사로 오인되어 붙잡히고, 이발사가 독재자로 오인되어 연설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극적인 상황에 이른다.
이발사의 마지막 연설 장면은 지금에 와서 들어도 감명 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의 불식과 평화의 구현이라는 단순한 논리 외에 이 연설은 보다 본질적인 휴머니티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이 영화를 검색하다 보면 이 연설문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아직도 이 영화와 그 마지막 연설 장면에 감동한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가 아닐까 한다. 이 영화가 정치적으로 민감할 뿐 아니라 많은 죄없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독재자에 대한 내용을 코미디화해서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는 데에 많은 평자들은 무거운 주제를 너무 가볍게 그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미디가 결코 가벼운 형식만은 아니다. 영화의 주제가 장르 때문에 변질되거나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주제를 드러내는 방식이 다를 뿐,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가는 전적으로 영화의 완성도에 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채플린과 히틀러는 같은 해, 같은 월, 같은 주에 태어났다고 한다. 젊은 시절 채플린이 부랑자(tramp)를 연기하며 경력을 쌓을 때, 예술가를 꿈꿨던 히틀러는 빈 아카데미에 낙방하고 진짜 거리의 부랑자가 되었다고 한다. (만약, 그가 합격했다면 역사는 크게 바뀌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 후 둘의 삶은 현격히 달라진다. 영화를 좋아했고, 자신의 선전을 위해 영화를 제작하기도 했던 히틀러는 채플린의 팬이었다고 한다. <위대한 독재자>도 당시 독일에는 들어오지 못했지만, 히틀러는 몰래 필름을 들여와 그 자리에서 이 영화를 두 번 보았다고 한다. 이 사실을 전해들은 채플린은 그를 한 번 만나려고 했지만, 곧 이은 히틀러의 자살 때문에 만남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하니, 이 역시 아이러니컬한 역사의 한 에피소드라고 할 수 있다.
오래 전에 보았던 <모던 타임즈>, <시티 라이트>와 함께 <위대한 독재자>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채플린 영화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마지막 연설 장면은 독재자도 이발사도 아닌 채플린 자신이 휴머니즘에 기반한 자신의 인생 철학을 얘기하는 것으로, 그동안 그가 영화를 만들며 담고 싶었던 메시지들이 이 연설문 하나에 집약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영화는 그제껏 무성영화를 고집했던 채플린이 자신의 목소리를 담은 첫 유성영화다. 그는 이 영화에서 말 그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영화는 극적인 유성영화로의 전환과 더불어 자신의 코미디와 비판 정신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전성기의 채플린이 만들어낸 위대한 걸작이다.
출처 : 블로그 > LOOKING IN AND OUTSIDE OF WHAT
첫댓글 아래 지호락님이 얘기한 슬랩스틱이 나오나 싶어..스크랩질해왔습니다
pino설치하셔도 아무 지장 엄따는...
오 ! 채플린의 '위대한 독재자'를 올려 주셨군요.. 책상위에 올라가 지구본을 가지고 노는 채플린(히틀러)가 보고 싶네요..
앞에 코미디 같은 전쟁터 보다 말았는데...볼 만 한가요
채플린 작품은 다 보시삼. 피가 되고 살이 된다는..... 글고 채플린 부인 우나 오닐은 유진 오닐의 딸이 된다는...
와우!!! 바이올렛님 덕분에 TV에서 본 지 정말 몇십년만에 다시 보게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바이올렛님!!!
찰리 채플린이 그랬나요? 가장 위대한 코메디는 비극이라고 말입니다...
전 영화 한 편으로 된 것은 처음 봤어요..그래서 모셔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