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9회 재구 동기 송암 고종달 교장이 카톡으로 보내준 동영상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 4월의 노래(사월의 노래)
박목월 시, 김순애 곡의 '사월의 노래'는
섬세한 감성의 시에 여성적인 멜로디로
순백의 목련과 목련을 스치는
아직은 쌀쌀한 봄바람을 맞는 듯 상큼한 감상을 준다.
이 곡은 매우 낭만적인 가사와 선율을 담고 있는데,
그 이유는 1953년 봄 '학생계' 창간을 기리며
당시 '학생계' 잡지 주간이었던
청록파 시인인 박두진의
청탁에 의해 작곡된 곡으로
6.25 전쟁 직후 전쟁의 참화 속에 피어난 청소년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곡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의 이면에는 슬픈 배경이 있는 것이다.
박목월 시 김순애 곡 메조소프라노 강화자 노래
사월의 노래
https://youtu.be/it5mywsgxSY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내림 마장조 3/4박자 예술가곡으로
전반부는 단순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담담하게 끌고가지만
후반부에 가서 '돌아온 계절'부터는 음이 고조되면서
절정으로 치닿는 서정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가곡이다.
가사를 쓴 목월은 "그 당시 사회분위기가 피난살이와 6.25전쟁이 끝나갈 무렵으로
새로운 희망과 구속에서 해방감을 느낄 시기였죠.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정서를 순화시켜주자는 의도에서 이 노래가 만들어졌고,
이 노래를 작시할 때
6.25 전 이화여고 재직 시 후관 앞 목련꽃 나무 밑 잔디에서 책을 읽는 여학생들의 인상적인
모습과 그들의 정서, 그리고 지루했던 피난살이와 구질스런 생활에서 해방되어 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은 유혹을 연상했다"고 술회했다.
화사한 목련꽃 향기와 생동감으로 넘쳐나는 4월의 봄볕과 꽃그늘 아래 푸른 잔디에서 책을 읽거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여학생들의 청순한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는 이 노래.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또 학창시절이면 이 노래를 즐겨 불러 학교 유리창 너머로 들려오던
학생들의 합창소리가 낭만을 떠올리게 한다.
대한민국 1호 여성 작곡가로 알려진 김순애는 대학시절에 만난 베이스 바리톤 김형로와
결혼하여 아이 셋을 두지만 전쟁 중에 남편을 잃고 혼자 세 딸과 함께 피난길에 오른다.
험한 세월을 지내며 생각한 것은 '희망의 등불', '생명의 등불'이었다.
김순애는 환도 이후 피아노도 없어지고 적적한 방에서 이 노래처럼 화사한 분위기를 전혀
느끼지 못하는 환경에서 '4월의 노래'를 작곡했다면서,
'자신의 마음의 봄'을 표현한다는 기분으로 이 곡을 작곡했는데,
1960년대 들어 이 노래가 전국적으로 애창되면서 자신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바리톤 오현명씨가 취입한 음반을 받았을 땐 명곡을 듣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하였다.
김순애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 시에서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는 귀절이
뜻이 깊고 희망을 주어 가장 좋았다고 한다.
청소년 뿐아니라 당시 청소년들을 안쓰러워하던 어른들에게도 힘이 되어준 노래인 것이다.
"작곡은 기법보다 마음의 음악, 즉 음악적 이미지를 느끼고 또 갖고 있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김순애의 또 다른 가곡 작품에는 "그대 있음에", "물레" 등이 있다.
오페라 연출가이며 메조소프라노로 베세토오페레단 단장인 강화자는
고등학교 때 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하였다고 하며,
1967년 서울시민회관무대의 프리마돈나를 시작으로
48년간의 수많은 국내외의 오페라 무대의 주름잡았다.
풍부한 성량과 탁월한 표현력과 절제된 감성으로
우리 가곡에서도 훌륭한 녹음을 남겼다.
그녀의 노래가 추억의 4월을 불러오고 있다.
전쟁의 상흔에 찌들은 학생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배어있는 듯하여
노래를 듣는 동안 알지 못한 사랑과 함께 가슴이 저려옴을 느낄 수 있다.
작곡가의 마음에 든 구절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그리고
시를 쓴 목월이 이 시에서 꼭 두 번 반복한 구절
목련꽃 그늘 아래
언덕에서
아, 멀리 떠나와
돌아온 사월은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아!는
마치 "5월은 화려한 슬픔의 계절"이라 읊은 영랑처럼 슬픔 속에 잉태한 아름다움과 희망을 보는 듯
부모와 스승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 눈시울이 뜻뜻해진다.
작곡가 김순애가 듣고 명곡처럼 느꼈다는 오현명의 노래도 들어본다.
오현명은 이 녹음에서는 가사 마지막 부분은 "눈물 없는 무지개 계절"로 변경하여 불었는데,
원 가사 "눈물 어린 무지개 계절"보다 더 희망적인 감상으로 고쳐부른 것이지만
원가사보다 느낌은 반감되는 것 같다.
박목월 시 김순애 곡 바리톤 오현명 노래
사월의 노래
https://youtu.be/dCOTS6B4u5k
박목월 작사 김순애 작곡 백남옥 노래
사월의 노래
https://www.youtube.com/watch?v=pRf0ZHwBt2w
옮겨온 글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