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30>26>26>27>29>29...내가 사는 곳의 기온변화입니다.
9월 중순의 더위, 이참에 가을의 정의와 절기의 의미도 달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나마 지긋한 여름이 떠나가려나 봅니다. 올여름 북태평양 고기압의 텃세에 침략자(?) 티베트 고기압의 자리다툼... 살갖을 태우며 정상체온의 배출까지 제어하려는 고약함과 악마의 속삭임에 갈등을 느꼈습니다.
'더위는 참으라고. 태풍은 우리가 막아볼테니...'
무질서하고 무자비한 자연의 앙갚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지진과 중국의 태풍, 곳곳의 대형 산불, 동유럽을 침수시킨 집중호우의 위력은 가히 엄청납니다.
그나마 우리에게 기쁜 소식은 낼모레 비뿌리고 나면 조금 선선해 진다는 것...
가을이 오긴 오는가? 기후변화로 코스모스도 더뎌피고, 하늘 날던 고추잠자리의 모습도 보기 힘듭니다.
양극화, 인간이 가진 재화의 양과 질, 그리고 경제적 배분이 그렇듯, 기후도 대세인 여름이 확장하고, 겨울이 줄어든답니다. 결국엔 더운 우기와 춥고 메마른 건기로 나누어 지려나 생각도 듭니다.
그땐 손님이 찾아와도 동남아 풍습처럼 주인장 옷통벗은 모습도 예사로 봐넘겨야 할성싶습니다.
시원한 바람 불면 갔었던 곳 또 가보고, 낮선이 사는 그 언덕배기에도 올라 보아야겠습니다.
내게 또 몇번의 가을이 남았을까? 손가락 곱지말고, 내 자식들 살아가는 이땅 오래도록 안녕하라고 다니며 축복하고 싶습니다.
미세먼지 탓에 시력도 나빠진 탓인지 점차 흐릿해 가는 세상, 바르지 못한 곳에 눈돌리지 말고, 세태 연연치 말며 따뜻한 마음품고 즐겁게 받아들이렵니다.
요즘 세상 어차피 악당은 죽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영화만 있는게 아닙니다.
누군들 세상 끝나 가는 날, 영화의 필름이 다해가는 순간 그때는 검정 아니면 흰색으로 페이드 아웃(fade-out)되기 마련이니까요.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