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머리말
2005년도는 한국전통무용계가 한국창작무용 무대보다 많은 공연을 올린 해였으며, 원로무용가의 기념공연이 눈길을 끌었고, 인상깊은 공연은 <전무후무>와 동국예술기획의 <한국의 소리와 몸짓>과 <한국의 명인명무전> 시리즈를 꼽을 수 있겠다.
이제 2005년도의 전통무용공연을 종합 정리하여 그 특색과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우선 『춤』지와 『댄스포럼』 등 무용잡지, 국악신문사(www.kukak21.com)와 뒤주(www.dijoo.com)와 국립국악원(www.ncktpa.go.kr)의 인터넷 홈페이지, 그리고 필자가 공연관람하면서 입수한 팸플릿 등으로 2005년도 전통무용공연 약 70편을 중심으로 전통무용공연들의 특징과 무대작품의 경향과 전통무용계의 동향 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나타난 특징은 여전히 국가문화재로 지정된 <살풀이춤>, <승무>, <태평무>가 주종을 이루면서 지방문화재 지정종목이나 새롭게 뜨는 종목이 엿보이면서 춤의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는 점이다. 또한 과거의 한국무용공연은 1부 전통무용과 2부 창작무용 공연 스타일에서 아예 전통무용만 공연하는 무대가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점과 명인명무 무대가 많아지고 있으며, 전국적인 순회공연이나 지방에서의 전통무용 공연도 많아진 점이다. 아울러 전통무용 전용공연장들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전통무용 전성기를 맞이한 느낌이었다. 이제 더 자세한 내용을 분야별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밝혀보기로 한다.
II. 70여 편에 나타난 전통무용 작품분석
전통무용 무대에서 가장 많이 추어지는 춤과 횟수(괄호)를 많은 순서로 살펴보면 <살풀이춤>(62), <승무>(43), <태평무>(33), <장고춤>(29), <북춤>(24), <한량무>(24), <산조춤>(21), <입춤>(21), <소고춤>(19), <교방굿거리춤>(18), <검무>(13), <부채춤>(11), <춘앵전>(11) 등 10편 이상 공연된 전통춤은 13종의 레퍼토리로 집중화 양상이 나타났고, 그 밖에는 <훈령무>(7), <농악>(6), <장검무>(6), <홍애수건춤>(5), <학춤>(4), <기원무>(4), <무당춤>(4), <사랑가>(3), <박접무>(3), <강강술래>(3), <무산향>(3), <사풍정감>(3), <지전춤>(3), <진쇠춤>(3), <탈춤>(3), <바라춤>(3), <북의 대합주>(2), <선녀춤>(2), <일무>(2), <나비춤>(2), <대궐무>(2), <태평소시나위춤>(2), <예기무>(2) 등이 있으며, 한번만 추어진 춤은 <오양선>, <춘면곡>, <상사별곡> 등의 궁중정재와 안성향당무 중의 <채선향>, <승기지무>와 <사물놀이>, <기선무>, <기공무>와 북한 무용인 <쟁강춤>과 최승희 신무용 <초립동> 등이 무대에 올려졌다.
분석결과에 나타난 2005년도의 전통춤 작품상의 특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역시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살풀이춤(97호)>, <승무(27호)>, <태평무(92호)>가 단연 압도적으로 무대에 올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편중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살풀이춤>은 단골작품처럼 많이 추어졌다.
② 다음으로 무대에 많이 올려지는 춤들은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종목으로 <진도북춤>, <한량무>, <진주교방굿거리춤>, <진주한량무> 등으로 지방문화재 지정이지만 한국무용가들이 국가지정문화재 춤만으로는 레퍼토리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공연종목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③ 진도북춤의 경우는 전남 진도에서 지정된 박관용류나 양태옥류의 진도북춤이 아니라 씻김굿 악사로 지정된 박병천류의 진도북춤이 단연 많다는 것이다. 이는 박병천이 오래 전부터 서울에서 진도북춤을 전파시켜 왔기 때문이다. 이 춤의 매력은 독특한 쌍채북춤이라는 특이성과 일반 승무나 살풀이춤과는 다른 신명성이 호감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밖의 북춤으로 날뫼북춤과 통영북춤도 곁들여 한번씩 무대에 올려졌다.
④ <한량무>는 <진주한량무>가 경남지방문화재 3호로 지정되어 있고, 예전부터 군무이면서 무용극으로 먹중, 주모, 색시, 한량 등의 배역이 추는 역할극춤이었지만, 갓쓰고 도포춤을 추는 한량춤의 매력을 독무로 무대에 올리는 현상이 나타나, 현재는 한량독무로만 변이된 춤으로 특별한 계보도 없이 남성무용가들 사이에서 많이 추는 춤이다.
⑤ <교방굿거리춤>은 경남지방문화재 21호로 지정된 춤으로 주로 김수악류 <진주교방굿거리춤>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3종춤 다음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전통춤이어서 서울 지역에서도 이수자와 전수자가 많은 편으로 전통춤 공연 목록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⑥ <장고춤>과 <소고춤>과 <북춤>은 원래 농악 판굿의 모듬춤이었으나 최근에는 무대에서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는 농악공연은 줄어들고 그 대신 농악의 개인놀이인 <설장고>와 <설북>을 대신하거나 이미 오래 전부터 춤으로 독립된 <장고춤>이나 <북춤>과 <소고춤>을 추는 현상이 많이 나타났다. 특히 최근 최종실의 <소고춤>이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⑦ <산조무>와 <입춤>은 원래 여러 유파나 개인적인 취향으로 많이 추던 춤이다. 이러한 경향은 아직도 허튼춤의 속성처럼 여전히 춤의 레퍼토리에 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명칭이 <달구벌 입춤>, <이매방 입춤>, <김숙자 입춤>, <문장원 입춤>, <부채입춤>, <허튼춤>, <수건춤>, <산조무>, <산조춤> 등으로 제각각 다양한 명칭으로 추어진다는 점이다.
⑧ 검무류는 여기검무와 장검무가 있는데, 여기검무는 <진주검무>(국가지정 무형문화재로 제12호), <평양검무>(평안남도 무형문화재), <해주검무>, <호남검무>, <경기검무> 등이 전승되고 있어 다양한 검무가 추어진다. 남성 검무인 <장검무>는 지금까지 이매방 장검무만이 간간이 추어졌으나 최근 안성향당무의 <장검무>가 복원되어 무대에 올려지고 있어 공연이 늘어나고 있다.
⑨ <부채춤> 군무는 김백봉이 1968년 멕시코 올림픽 기념 문화사절단 춤으로 세계무대에 선보인 후로 지금까지도 해외공연에서 빠질 수 없는 한국무용 작품으로 여전히 박수갈채를 가장 많이 받는 창작 한국춤이다. 전통춤은 아니지만 아직도 국내에서도 심심치 않게 추어지고는 있지만 예전만큼 많이 국내무대에 올려지지는 않는 추세이다.
⑩ 궁중정재 50여 종 중에서 가장 많이 추어지는 춤은 <춘앵전>이다. 그 밖에 <무산향>, <박접무>, <오양선> 등이 특별무대로 올려졌다.
⑪ 전통춤의 공연에서 과거에는 마지막 무대를 대체로 군무와 신명나는 타악으로 마무리짓는 경향으로 <오고무>나 <삼고무>로 장식하던 시대가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김덕수의 사물놀이와 풍물이 뜨던 시절에는 <농악 판굿>을 많이 하던 때가 있었고, 국수호의 <북의 대합주>가 유명하던 시절에는 <모듬북>을 많이 하였으나 이제는 이것마저도 직업무용단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이고 개인무용단에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최근에는 불황으로 무용학원 대부분이 문을 닫고, 무용수강생이나 문하생이 점차 줄어들어 공연인력이 줄어들면서 아예 군무 형태의 작품이 줄고 독무 형태의 명무작품으로 공연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때 <사물놀이>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전통춤 공연에서도 많이 삽입되었으나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고, <대고모듬북>이 그 자리를 이었으나 이것마저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⑫ 최근에는 다양한 전통춤을 발굴하여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전통춤들이 조금씩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그것은 경기도 무형문화재 34호 안성향당무 중의 <홍애수건춤>, <승기지무>, <채선향>, <장검무> 등과 <기공무>, <기선무> 등의 무예와 관련 있는 춤들이나 북한 무용인 <쟁강춤>과 최승희 신무용 <초립동> 등도 무대에 보이고 있다. 또한 수원 화성재인청에서 추어지던 이동안류의 <진쇠춤>, <신칼대신무>, <경기승무>, <경기살풀이춤> 등도 김복련(경기도 무형문화재 8호 경기승무와 살풀이춤 보유자), 정인삼, 정주미, 윤미라, 고성주, 박경현 등 제자들에 의해 점차 서울과 경기도 무대에 지속적으로 올려지고 있다.
⑬ 종교의식무용 장르에서 불교의식무용인 <나비춤>, <바라춤>, <법고춤>도 공연이 서서히 늘고 있으며, 무속무용의 <무당춤>과 <지전춤>도 계속 추어지고 있다.
III. 단체기획공연의 확대
전통무용공연의 기획은 대체로 개인공연과 단체기획공연으로 대별된다. 단체기획공연은 전문무용기획사나 국악무용 관련기관에서 행하는 것으로 매년 또는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1. 국립국악원 <화요상설무대>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는 매년 국악(기악과 성악)과 전통무용의 이수자급 이상의 전통예술인들의 공연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일년 내내 매주 화요일에 <화요상설무대>를 올리는데, 월 1회 정도 전통무용이 선정되어 개인공연을 열어준다.
2005년도에는 박경랑의 <춤의 향기>(3월15일), 김진홍의 전통춤 <정중동의 멋>(4월12일), 박숙자의 전통춤 <예혼이 숨쉬는 공간>(4월26일), 노수은의 무용 <노수은의 춤타래>(6월7일), 박성호의 전통춤 <서른다섯, 지금 여기>(7월19일), 정성숙의 무용 <사뿐한 걸음새로 다가온 춤꽃>(9월6일), <한영숙류 이은주의 춤 2005>(10월18일), 박덕상의 춤 <춤꾼의 신명, 그 뿌리>(11월8일), 김수영의 전통춤 <춤으로 풀어내는 가사(歌詞)>(12월6일) 등 9명의 전통무용 개인전이 열렸다.
2.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의 <대를 잇는 예술혼>
4회째를 맞이하는 <대를 잇는 예술혼-명인의 후예들->은 3일(10월26일-28일)에 걸쳐 서울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펼쳐졌는데 기악과 성악과 무용 분야에서 9인을 분야별 전문학자들의 추천을 받아 매일 3인씩 3일에 걸쳐 공연하면서 학자들의 해설을 곁들여 격조 높은 무대를 꾸몄다. 전통무용 분야는 첫날 화성재인청 승무와 살풀이춤의 예인 김복련(경기도지정 제8호 예능보유자)의 <살풀이춤>, 둘째날 명무자는 중요무형문화재 92호 <태평무>(보유자 후보 이현자), 마지막날에는 최종실의 <소고춤>이 갈채를 받았다.
3. 동국예술기획의 <한국의 명인명무전>
동국예술기획(박동국 대표)은 오로지 명인명무만을 기획하는 전문기획사로 2005년도에만 6회에 걸친 <한국의 명인명무전>과 5회에 걸친 중견인들의 <한국의 소리와 몸짓> 무대를 전국에 걸쳐 펼치는 열성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미국 공연까지도 성공리에 마쳤다. 전국에 원로와 장년층의 무용가들 중에 명무자들만을 선정하여 한 회에 9명씩을 초빙, 공연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는 전문 해설자로 이병옥 교수가 전통춤의 계통과 류파를 학술적으로 규명하고 전통춤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해설해줌으로써 관객에게 즐거운 감상이 되도록 돕고 있어 품격을 높이고 있다.
<한국의 명인명무전>과 <한국의 소리와 몸짓> 무대에 그동안 올랐던 작품과 무용가들은 <승무>(김진홍, 오철주, 채상묵, 김진환, 송진수), <살풀이춤>(정명숙, 김란, 김지원, 박국자), <원향살풀이춤>(엄옥자, 변진수), <도살풀이춤>(양길순), <허튼살풀이춤>(정재만), <호남살풀이춤>(박영희), <태평무>(강윤나, 임현선, 김경화, 황경숙, 성경숙, 이주연, 김미숙, 김숙자), <산조무>(임미자, 홍윤선), <진도북춤>(정명자, 양대승, 김지영), <춘앵전>(임금옥, 김지연), <쌍춘앵전>(김진환과 박희경), <설소고춤>(김덕숙), <장고춤>(정명자), <한량무>(이척, 박종필, 양대승, 김덕명), <동래한량무>(김진홍), <쌍검무>(김지원과 백선희), <선비춤>(송준영), <대궐무>(김문숙), <입춤>(이영남, 송효진), <지전춤>(송진수), <진주교방굿거리춤>(배주옥, 고재현), <남도굿거리춤>(한영자), <홍애수건춤>(호순선), <예기무>(허순선), <훈령무>(송준영, 홍기태), <태평소시나위춤>(안춘자), <기원무>(한애영) 등이다. 이들 중에는 일 년 중에 두세 차례 같은 종목으로 무대에 오른 무용가도 있고, 춤 종목을 바꿔가면서 출연한 경우도 있다.
4. 국악신문사의 <한국춤제전>
국악신문사(김호규 사장)는 <한국춤제전>에서 특별한 아이템으로 사진작가들을 위한 <한국춤사진제전>이라는 행사를 병행하였는데, 제1회이지만 국립국악원 예악당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출연자들은 지정문화재는 보유자와 전수조교급으로, 비지정문화재는 해당종목의 명무자들을 초청하였는데, 첫날(8월9일)은 정명숙의 <살풀이춤>, 이혜선의 <부포놀이>, 이명자의 <태평무>, 김복련의 <승무>, 최선의 <호남살풀이춤>, 일초스님의 <바라춤>, 황혜경의 <김병섭류 설장고>, 최윤희의 <도살풀이춤>, 최창덕의 <승무>, 둘째날(10일)은 차희정 외 9명의 <한삼춤>, 정고을의 <장검무>, 이정희의 <입춤>, 이상희 외 3인의 <동기검무>, 임이조의 <한량무>, 채향순의 <장고춤>, 이경화의 <소고춤>, 임수정의 <북춤>, 이정순의 <법고춤>, 정희경 외 7인의 <한양굿거리춤>, 박경랑의 <영남교방청춤>, 정인삼의 <진쇠춤> 등 22종의 춤을 이병옥의 해설로 선보였다.
5. 공연기획 MCT의 전통무용 기획공연
공연기획 MCT(장승헌 대표)는 한국무용뿐만 아니라 발레와 현대무용을 망라하여 장르 구분 없이 기획하면서 장승헌이 해설까지 하는 무용 전문 기획사이다. 2005년도에 기획한 전통무용 무대는 김호동의 우리춤 <춤으로 올리는 예(禮)>(제7회 전통무용경연대회 대통령상 수상기념, 11월21일, 극립극장 달오름극장), 서영님의 춤향기 2005 <여제(女帝)의 길, 그 영광과 고독>(국립극장 해오름극장, 9월8일), 고(故) 황무봉 선생 추모 10주년 기념 제자들의 공연이 포스트극장(2월24-25일)과 일본 후쿠오카시 국제회의장 메인홀(4월2일)에서 올려졌다.
그 밖에도 홍승욱의 <춤의 여정 2005>에서도 전통춤(우면당, 5월13일)이, 안제현의 배명균류(배정혜의 삼촌) <하늘에 그린 세월>(전주 한벽극장, 3월5일)에서 배명균의 작품 <사미인곡>, <사랑가>, <어우동>, <장고춤> 등을 선보였다.
IV. 관심을 끈 전통무용 공연들
1.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2002년도에 첫선을 보인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진옥섭 기획 연출)은 우리 전통무용 중에 여성 춤이 중심이고 여성 무용가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실에서 남성 전통춤이면서 남성 명무자들만의 특별한 감흥을 주는 무대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리하여 2004년도에는 전국 순회공연이 있었고, 그 마무리 무대로 다시 LG아트센터(3월8일)에서 진옥섭의 질탕한 해설로 신명나는 춤판을 꾸몄다.
문장원(88세)의 <동래입춤>, 김덕명(81세)의 <양산학춤>, 정인삼의 <고깔소고춤>, 이윤석의 <덧배기춤>, 하용부의 <밀양북춤>, 김운태의 <채상소고춤>, 박영수의 <목중춤>, 특히 2002년도에 황재기 선생이 <고깔소고춤>을 춘 뒤 작고하여 특별출연한 여성인 장금도의 <민살풀이춤>이 곁들여졌다.
2. 춤과 함께한 70년 <명가(明嘉) 강선영 불멸의 춤>
국립극장 해오름극장(4월 22일)에 올려진 한성준ㆍ강선영, 그리고 「태평무보존회」 제자들로 이어지는 3대의 춤무대였다. 1부 <천추예전(千秋藝專)>은 한성준의 춤을 잇는 100년의 가교로 전통춤 무대이고, 2부 <목란의 꿈>은 강선영의 작품 중 7작품을 재구성하여 제자들에 의해 화려하게 부활되었다.
1부에 <태평무>(강선영 외 태평무회원), <학춤>(송영환 외 2명), <장고춤>(양성옥 외 9명), <훈령무>(송종준 외 7명), <한량무>(조흥동, 고선아, 김미란, 원정숙), <검무>(김근희 외 23명), <승무>(강선영 외 8명), <즉흥무>(김근희 외 15명)가, 2부에 강선영 안무 창작작품으로 <초혼(招魂)>, <원효>, <무당춤>(강선영 외>, <살풀이춤>(강선영 외 8명), <황진이> 등이 펼쳐졌다.
3. <전무후무(全舞珝舞)>
제8회 세계무용축제(SIDance 2005, 이종호 대표) 특별출연으로 예술의전당 토월극장(10월 8일, 9일)에 올려진 원로무용가 무대는 춤을 오늘에 전해준 춤꾼들의 세월을 삭혀 만든 최고의 명무를 감상하는 반열의 한 판이었다.
‘전무후무(全舞珝舞)’란 가장 완전한 춤을 이룬 진정한 명인의 춤이라는 의미로, 완전할 전(全), 춤 무(舞), 옥 이름 후(珝), 춤 무(舞)를 뜻한다. 평균 나이 80세가 넘으니 우리 시대에 존재할 수 있는 마지막 판이 될 것이요, 이후에 다시 꿈꿀 수 없는 반열의 판이 될 것이다.
강선영(1924-)의 <태평무>, 이매방(1927-)의 <승무>, 문장원(1917-)의 <입춤>, 김수악(1926-)의 <교방굿거리춤>, 장금도(1928-)의 <민살풀이춤>, 김덕명(1924-)의 <학춤> 등이다.
V. 특색있는 지방 및 개인 전통무용공연
1. 한성준류 승무의 원형재현과 현대적 계승
이번에 무대에 올려진 승무는 또 다른 각도에서 조명한 최초의 공연이란 점에서 같은 스승 밑에서 배운 제자들이 한 세대를 거치면서 어떻게 전승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학술적 가치가 있는 사례로 학계의 관심이 컸다. 한성준 승무를 전승한 사람 중 이주환본(가)과 김천흥(나)과 한영숙(다)과 강선영(라)이 배워 제자들에게 전승한 네 가지 승무를 재현한 무대(5월 21일, 유시어터)였다.
2. 유파별 전통춤 공연들
<2005 류별로 본 우리춤> 아홉번째 무대(국립국악원 예악당, 3월23일)가 우리춤연구회의 주최로 올려졌다. 배명균류 <산조>, 한영숙류, 정재만류 <태평무>, 궁중정재 <무산향>, 최종실류 <소고춤>, 박병천류 <진도북춤>, 화성재인청 <살풀이춤>, 김병섭, 이영상류 <설장고> 등이다. 서울 푸른버들 민예원 주최로 올려진 <한양춤과 북놀이> 한국춤 100선 중 16곡무대(국립국악원 예악당, 6월7-8일)에는 강선영류 <태평무>, 김백봉류 <부채춤>, 한영숙류 <살풀이춤>, 한영숙류 <태평무>, 이매방류 <한량춤> 등과 일본 무용이다.
<김숙자류 경기무속 및 전통춤판 이정희의 매헌춤>이 세종문화회관 소극장(6월26일)에서 올려졌는데 <도살풀이춤(군무)>, <축원>, <제석>, <부정놀이>, <승무>, <매헌입춤>, <한량무>, <도살풀이춤> 등이다.
<명인의 후예들>에서 경기도 무형문화재 전통무용보존회 주최로 경기문화재단 다산홀(7월17일)에 올려진 춤은 화성재인청류<신칼대신무>(김복련, 경기도 승무 살풀이춤 보유자), <경기승무>(신현숙 전수조교), 안성향당무 중의 <장검무>(정고을), 화성재인청류 진쇠춤 <정인삼>, <도살풀이춤>(최윤희), 한성준류 <철석바라승무>(이성자) 등이다.
이상과 같은 류파별 전통무용 무대는 개인류파나 지역류파의 춤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지금까지 잘 알려진 춤판만을 꾸미던 과거의 춤판과는 달리 다양한 전통춤이 있음을 알리고 또한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연구자료로서도 의의있는 무대였다.
3. 기타 지방 및 개인 공연들
대전의 김란의 전통춤(2월 1일, 대전 예술의전당 앙상블홀)의 <살풀이춤>과 <소고춤>은 도살풀이춤의 명인이었던 고 김숙자가 1960년대 대전에서 연구소를 운영할 때 전수받은 춤이다. 정인삼의 <2005 춤나들이>는 경기도 문화의전당 소극장(11월5일)에서 농악 명인이 아닌 춤꾼 정인삼을 보여주는 춤들이었다. 특히 화성재인청의 이동안으로부터 전수받은 <신칼대신무>, <진쇠춤>을 직접 추었고, 우정출연한 전주의 김광숙의 <예기무>는 옛날 기방에서 기녀들이 추던 <접시춤>으로 지금은 접시 대신 <소고춤>으로 변신한 원초형이다. 또한 최초로 전통춤 무대에 선보인 정읍의 정자산과 정형인류의 <승무>는 평생 정인삼이 간직해온 춤을 복원한 춤이어서 뜻깊은 무대였다.
2005 한일 우정의 해 교류공연으로 일본에서 인정공연한 전통춤판은 송화영의 <한양 교방무고>(국립국악원 예악당, 6월 4일)와 김옥성의 <무(舞)와 생(生)의 정중동>(나가노 제로 본관극장, 9월 3일) 두 무대였다.
오미자는 서울 마포구에서만 평생을 살아오면서 지역문화예술에만 헌신한 무용가로 불우이웃돕기 자선공연을 통해 그동안 이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을 고스란히 한 해가 저무는 연말에 마포구청복지과에 성금으로 헌납하는 값진 무대(12월29일)를 가졌다.
VI. 맺음말-2005 전통무용 종합
2005년도 전통무용공연을 결산해본 결과 최근 경제사정의 악화와 무용인구의 감소로 인한 무용계의 침체국면 속에서도 전통무용만은 상대적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국가지정 전통춤이 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지방지정 전통춤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고, 비지정 전통춤 중에서도 인기가 높아지는 춤이 나타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다음은 최근의 전통무용계의 흐름과 변화현상을 분석한 내용이다.
첫째,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아지고 있어 지정과 이수자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취득자들의 공연이 늘고 있다.
둘째, 창작공연은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전통공연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공연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차원의 전통공연이 많아지고 있다.
셋째, 어린이와 학생층의 무용인구가 감소하여 무용학원이나 연구소 운영이 어렵게 되고 출연할 제자가 부족하게 되어 독무 중심의 전통춤 레퍼토리 공연이 많아지고 있다.
넷째, 전통춤의 지방문화재 지정과 발굴되는 전통춤이 늘어나면서 무용 분야의 새로운 명인들과 명무가 나타나고 있다.
다섯째, 지금까지 전성기를 누렸던 국가지정 문화재 춤인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에 대한 희소성이 사라지고, 고액 전수비의 부담감이 늘고, 예능보유자들이 80대 고령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다.
여섯째, 지방에도 훌륭한 공연장이 지자체별로 많이 생겨 지방공연이 활성화되면서 지방공연이 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전통무용을 주로 많이 공연하는 공연장은 국립국악원 예악당과 우면당, 그리고 전주의 전통문화센타 한벽극장 등으로 나타났다.
일곱째, 전문 기획단체나 공공기관에서 명인명무전시리즈를 기획하여 전통춤의 명인명무전이 확대되고 있다.
여덟째, 1부 전통춤, 2부 창작춤 공연 스타일은 점차 사라지고 전통무용만을 공연하는 사례가 늘었다.
아홉째, 공연 레퍼토리에서 뜨는 춤과 지는 춤이 생겨나고 있다. 공연 레퍼토리에서 공연횟수가 점차 줄어드는 춤은 부채춤, 사물놀이와 풍물농악과 모듬북(북의 대합주)과 삼고무(오고무) 등 군무 형태이면서 소품이 많이 드는 요란한 농악류인 반면, 농악의 독무 형태의 장고춤, 북춤, 소고춤과 지방문화재 지정춤이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열째, 전통춤의 속성상 독무가 많고 소품 형태의 여러 춤을 한 무대에 올리는 관계로 옷을 갈아입는 시간도 벌면서 전통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문해설자가 등장하기 시작하여 이병옥, 장승헌, 하주성, 진옥섭, 최종민 등이 활약하고 있다.
◈ 筆者 : 이병옥 용인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