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는 횟집에서 여름철 매출을 올리는 일등 공신이다. 살얼음 동동 뜬 새콤달콤한 국물과 각기 다른 횟감의 맛과 질감이 곧 경쟁력이다. 물회는 조리 과정도 비교적 간단하고 사이드 메뉴로 낼 수 있어 외식업소에서 적용하기 좋은 메뉴다. 생선회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각종 채소를 얼큰한 국물과 섞어 먹는 물회는 먹기에 무리가 없다. 밥과 면을 첨가 하면 포만감 있는 식사로도 충분하다. 각종 활어의 양적·질적 퀼리티를 높이면 가격 상승도 꾀할 수 있다. 횟집 뿐 아니라 고깃집에서도 한우나 호주산 와규 등으로 육회 물회를 개발해 맛객들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
여름식 조리법으로 회의 맛과 신선도 높여
생선회와 육류는 외식 산업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아이템으로 비즈니스 접대나 가족모임, 회식 등 어느 분위기에도 잘 맞는 식재료다. 횟감으로 쓰는 활어에는 혈소판 응집 억제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EPA’라는 물질이 있다. 몸통의 살은 비타민 덩어리다. 물회의 감초 역할을 하는 해삼은 ‘바다의 인삼’이라고 불릴 정도로 스테미너를 높여주며 철분과 칼륨의 함량도 높다.
여름철 무더위에 지치기 쉬울 때 이러한 해산물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선입견 때문에 회를 덜 찾게 되는데 식초를 넣은 새콤한 조리법으로 한층 더 좋은 맛과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 식초는 살균뿐 아니라 청량감을 더하고, 여기에 각종 싱싱한 채소도 보충한다면 더위에 지친 입맛을 자극할 수 있다. 이러한 요리의 대표 주자가 바로 물회인 셈이다.
최근에는 생선 대신 육류를 사용한 ‘물육회’
를 선보이는 곳도 있다. 육류는 맛도 좋지만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의 근원이다. 조리법도 다양해서 그 활용도가 매우 높다. 게다가 든든해서 생선회로 만든 물회와는 또 다른 만족감을 준다. 시원한 국물에서 양배추, 배, 오이 등 생채소들이 더욱 살아나 육회와 함께 아삭한 맛을 고조시킨다. 물론 고기의 질과 신선도가 뒷받침 되어야 맛을 낼 수 있다.
육수도 느끼하지 않게 끓여 내야 한다. 고춧가루와 고추장의 농도도 잘 맞아야 텁텁하지 않다. 특히 냉국물 색을 낼 때는 고운 고춧가루를 쓰거나 거즈에 받쳐 고춧가루가 보이지 않게 하는 것도 필수다. 여름철 새콤달콤한 시원한 국물에서 건져지는 생고기의 맛은 기운을 돋우는 보양식이자 청량제라고 손님들은 말한다. 고깃집에서 충분히 자리매김 할 수 있는 메뉴다. 물육회는 아직까지 물회의 포지션과 동등하지는 않지만 식도락가들의 반응이 뜨겁다.
서울 송파구 <역전식당>
살얼음 국물에 소고기와 채소 담아낸 ‘물육회’
서울 신천역 먹자골목 <역전식당>은 호주산 와규 고기를 판매하는 전문 고깃집이다. 이 업소에 고기를 이용한 야심찬 여름철 메뉴가 있다. 살얼음 낀 국물에 고기와 채소가 듬뿍 담긴 ‘물육회(180g,1만6000원)’다. 수십 가지 메뉴 중 20% 이상이 물육회 매출이어서 효자메뉴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처음엔 여름철 한정 계절메뉴로 출시했지만 고기 먹은 뒤 입맛을 정돈하는 데에 탁월해 전천후 주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집의 물육회는 호주산 와규로 만든다. 먼저 잘게 채 썬 홍두깨살에 소금, 간장, 참기름, 후추로 맛을 입힌다.
물회 국물은 고기를 삶은 육수에 양파, 파뿌리, 무 등 채소를 섞어 다시 한 번 우려낸다. 차게 식힌 육수를 그릇에 담고 각종 채소를 색색이 담아낸다. 그 위에 양념한 고기를 얹고, 고춧가루를 넣어 빨갛게 숙성한 양념장을 부어 낸다. 소고기는 와규의 최고 등급인 7+ 등급만 사용한다. 마블링이 잘 박혀있고 맛이 월등해서다. 소고기는 유통 마진을 낮추기 위해 수입업자에게 직접 공급받는다. 메뉴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므로 재방문율이 높고, 손님의 70~80%가 단골들이라고 한다.
주소 서울시 송파구 백제고분로9길 27 향원빌딩 전화 (02)2274-2345
서울 마포구 <해적캡틴>
-
‘양동이 물회’, 맛·건강·가격 3박자 만족
<해적캡틴>은 맛, 건강, 가격 3박자가 맞는 집이라고 호평받는다. 해병대 출신의 박종환 대표는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면서 자연스레 바다가 있고 해산물 요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게 됐다. 그중 맛있는 집들의 장점을 한데 모은 <해적캡틴>을 오픈해 올해로 14년째 업장을 꾸려가고 있다고 한다. 찜요리, 튀김재료 하나라도 활어로만 차려 낸다는 뚝심은 변함없어 수족관에서 그때그때 잡아 삶고 튀겨 낸다. 상호에서 엿볼 수 있듯이 모든 메뉴가 해산물인데, 특히 ‘바케스(양동이)물회(中 3만원, 大 5만원)’로 유명하다.
들어가는 해산물의 비린맛을 잡기 위해 육수에 한약재를 넣고 무와 콩나물로 시원한 맛을 냈다. 여기에 고추장과 식초, 매실 등으로 만든 특제소스를 첨가하고 살얼음 기계에서 숙성 시킨다. 점성어, 광어를 잡아 큼직하게 회를 뜨고 살아 있는 해삼과 멍게를 즉석에서 손질해 씹는 맛을 살린다. 양배추, 상추, 당근, 배 등의 채소를 넣고 살얼음 육수를 붓는다. 끝으로 산낙지를 올려 손님상에서 잘라 가며 먹는다. 식전 요리로는 동죽으로 뽀얗게 끓인 국수가 나온다. 그밖에도 문어숙회, 김치를 넣은 문어샤브, 오징어통찜 전복, 해삼, 멍게 등 친숙한 재료로 흔하지 않은 요리를 차려내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양화로16길 18 전화 (02)3142-297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