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제물, 곡식 제물, 친교 제물, 속죄 제물, 보상 제물의 설명
이스라엘의 기본적인 제사 체계를 이루는 번제물, 곡식 제물, 친교 제물, 속죄 제물, 보상 제물은 따로따로 바쳐지기보다는 대부분의 경우 서로 혼합된 형태로 바쳐졌습니다. (레위 4장, 7장)
번제물 - 번제물을 바치는 이 제사는 오래되고 보편적인 형태의 제사로 알려졌으며, 제물로는 양이나 염소, 소, 비둘기 등의 흠 없는 수컷 동물과 새가 쓰였고, 이 제물들의 껍질을 벗겨 낸 다음, 피는 제단에 뿌리고 나머지는 제단에서 온전히 다 태워서 번제를 드렸습니다.
번제 의식은 장엄하게 거행되었으며, 그것은 하느님께 대한 최고의 숭배와 온전한 봉헌을 표현하는 의식 행위로 인식되고, 봉헌될 제물을 태우는 것은 하느님을 거역한 죄스러운 행위들을 없애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바람을 상징한다고도 할 수 있으며, 번제에는 탄원과 속죄 그리고 정화와 감사의 의미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곡식 제물 - 밀이나 보리 등 곡식, 올리브기름, 유향, 포도주 등을 제물로 바치는 이 제사는 유일하게 동물의 피가 필요하지 않은 제사였으며, 풍성한 수확에서 하느님의 축복을 깨달았음과 하느님 뜻대로 살아온 삶이 좋은 결실을 맺었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는 하느님께 헌신하겠다는 또 다른 외적인 표현이기도 했으며, 곡식 제물은 대부분의 경우 동물의 제물과 함께 바쳐졌습니다.
친교 제물 - 친교의 제사는 하느님과 친교를 맺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바쳐졌으며, 대부분의 경우 기쁨 속에서 바쳐졌습니다. 서약한 대로 또는 마음에서 우러나서 또는 감사의 의미로 제물을 바쳤던 제사가 흔히 볼 수 있는 친교의 제사였고, 또한 친교의 제사는 성전 봉헌 축제와 같은 축제의 의식 때나 전쟁에서 승리한 후에 아니면 정기적으로 열리는 거룩한 집회 때 바쳐졌으며, 제물로는 대개 소나 양이나 염소가 쓰였고, 사람들은 친교의 제사를 봉헌하며 하느님의 축복을 기원하고 다른 이들과 평화를 나누었습니다.
속죄 제물 - 죄를 지었거나 종교의식적으로 정결하지 못한 사람의 속죄를 위해 이 제물이 바쳐졌으며, 우선적으로 제물을 바치는 사람은 자신의 속죄를 위해 제물을 죽이기 전에 그 제물과 자신을 동일시했으며, 제물로는 소, 염소, 양, 비둘기 등이 있었는데, 죄를 범한 사람이 사제인지 백성의 지도자인지 또는 가난한 사람인지 등에 따라 봉헌해야 할 제물도 달랐고 예식의 절차도 달랐습니다.
이 제사에서 제단이나 성소에 뿌려지게 될 피는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으며, 속죄일에는 대사제가 속죄제를 바쳤고, 속죄의 제사는 안식일과 정해진 축제일에, 성전 정화 때, 사제 임직예식 때, 증언이나 맹세에 관한 규정을 어겼을 때, 출산 후 몸을 깨끗이 할 때, 나지르인이나 나병 환자를 정화할 때, 불결한 것과 접촉한 몸을 깨끗이 할 때 등 여러 경우에 바쳐졌습니다.
보상 제물 - 이 제물은 특히 회복, 복원, 배상 등과 관련이 있었고, 흔히 속죄제와 결합되어 바쳐졌으며 그래서 속죄 제물과 보상 제물을 구별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신약 성경 특히 히브리서에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제사의 관점에서 묘사하고 있으며, 거기서는 예수님의 죽음을 속죄를 위한 제사로 설명하면서 구약 제사의 용어와 상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제사는 단지 본질적이고 궁극적인 제사의 모상과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그것은 신약을 통해서 온전히 이해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죄 없이 완전무결하신 분이시지만 죄인들을 위해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대사제로 묘사되고, 예수님 자신도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목숨을 바치러 왔다’고 말씀하심으로써 당신이 속죄의 제물임을 분명하게 밝히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므로, 희생 제물의 죽음은 죄의 용서를 위해 피 흘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는 것인데, 새 계약에서 속죄의 피는 예수님께서 흘리신 피로,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치신 제사는 모든 인간에게 죄의 용서와 내적인 변화 그리고 하느님과의 친교를 결정적으로 보장해 주었습니다.
구약의 제사는 이러한 효과들을 일시적으로 밖에 누리지 못해 계속 되풀이해서 바쳐져야 했지만, 예수님께서 바치신 제사는 단 한 번으로 영원한 효력을 발휘하고, 사도 바오로도 예수님의 죽음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쳐진 것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속죄 제물로 삼으심으로써 당신을 믿는 사람들을 용서해 주신다고 설명하십니다.
제사라는 말은 비유적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에도 적용되어,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바치는 영적인 제사도 중요하게 부각되며, 영적인 제사라는 상징적인 표현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헌신과 봉사, 선행, 하느님께 대한 순종 등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믿음의 삶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