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국화를 심다가.
봄에 꽃씨를 심고 물을 주는 동안 싹이 나와 자라면 꽃삽으로 화분에 옮겨 심었다.
매일 물을 주는 동안 키가 자라고 꽃망울이 올라오더니
나팔꽃을 닮은 <사피니아꽃>이 5월부터 8월까지 예쁜 꽃들이 교회 앞을 밝게 해준다.
그러다 폭우가 매몰차게 쏟아지면서 사피니아꽃이 망가졌다.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으니....”(사.40:6).
꽃집에 가서 꽃망울이 올라오기 시작한 노랑 주황 자주색 국화꽃을 사와
망가진 사피니아꽃을 뽑아내고 화분에 심었다.
가을 국화의 향기가 그윽하다는 느낌과 함께
지난 해 시월에 아내가 잠든 그 산자락에 가냘프게 핀 들국화가 다가왔다.
신두업 시인의 <들국화>에 아리고 쓰린 그리움이 몰려온다.
“애초부터/ 들국화로 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월의 장미로/ 우아하게 살고 싶었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날/ 척박한 들판 언저리/
우연히 앉게 되었을 뿐입니다/ 한 여름의 갈증/
쓰디쓴 혈액은 세포를 돌고/ 어둠 속 폭우엔 풀숲에 쓰러져 울다가도/
아침 햇살에 다시 일어섰습니다/ 알곡 거둬간 들녘에/
오롯이 꽃을 피웠는데/ 스산한 바람에/
쇠약한 들풀의 신음 소리/ 그곳에 그윽한 향기를 나누어주는/
가냘픈 들국화/ 이제는 참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꽃집에서 사온 <국화>는 “온실의 화초,
아름답게 가꾸어짐, 세련됨”의 상징이라면
<들국화>는 “야생화, 숨겨진 꽃, 고독, 들의 향기”의 느낌을 준다.
꽃밭교회는 국화처럼 정형화된 세련됨이 없고 들국화처럼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거기에 떠난 교인들이 더해져서 우리교회가 가냘픈 들국화처럼 보인다.
“그는 주 앞에서 자라나기를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은즉
우리가 보기에 흠모할 만한 아름다운 것이 없도다!”(사.53:2).
예수님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는 들국화처럼 오셨지만
우리의 질고를 담당해준 선한 목자가 되어주셨다.
꽃밭교회가 어려운 중에도 들국화처럼
예수님의 향기로 가득한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묵상: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라!”(고린도후서.2:15).
*적용:
들국화를 닮은 우리 꽃밭교회 교우들 여러분,
세찬 시련 속에서도 힘내어 예수님의 향기를 힘차게 발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