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대부분의 밀수는 땅속으로 들어오는것도 아니고 공중을 날아 들어 오는 것도 아니고 바로 세관 포스트를 거쳐서 들어옵니다. 해외여행객들의 면세 규정을 초과하는 물품반입도 엄밀하게는 밀수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러시아는 국가자체가 새로운 형태의 범죄공동체이다 보니 밀수는 지난 30년동안 광범위하게 어디서나 일어났습니다. 담배나 술을 초과 반입하더라도 세관에서 다 잡는것은 아닌것이고 상식적 수준에서 인정할만 하다고 하면 묵인하고 넘어갑니다. 만약 규정대로 다하자면 공항 세관원을 열배는 더 증원하여야 제대로 업무수행이 가능할겁니다.
러시아에 출입하는 한국인.중국인들이 1990년대는 웅담.사향.산삼을 밀수하는 소량 고가 밀수에서 북한공관원들이 가짜 양담배.마약밀수.러시아 마피아들이 하는 중고차밀수 진짜 큰 거물들이 하는 전자제품.고급가구. 브랜드 의류 밀수까지 밀수꾼도 다양합니다.
거기에는 국가 최고지도자 마저도 비켜가지 못합니다 러시아 정교회도 당연히 크게 한입 먹어왔습니다
한국의 S.L등 유수 전자회사들도 통관브로커를 통한 흑색.회색통관이 2000년 초까지 계속되었는데 남모르게 속앓이도 가끔하였습니다. 즉 통관대행 브로커가 전자제품 컨테이너 200개쯤을 꿀꺽 삼키기도 하고 어떨땐 송금 대행 브로커가 천만 달러를 꿀꺽 삼키고도 도망도 안가고 멀쩡하게 지 사무실에 앉아있습니다. 돈도 안주고 협박해도 눈도 깜짝 안할때는 진짜 대책이 없습니다.
CIS (구소련독립국가연합)총괄 본부는 당연히 모스크바인데 러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 으로 물건보냈다고 하고 중간에 빼돌려 국내시장에 팔기도 하고 어떨때는 기차 웨건에 실어서 철도B/L도 받은후 밤중에 다시 내리기도 했습니다.
어떨때는 독립국가연합의 마피아들이 전자제품 몇백컨테이너를 꿀꺽 삼키고 안 내놓습니다. 그래서 모스크바에서 기관총 멘 떡대들 20여명을 고용해서 보냈습니다. 그런데 공항 트렙에서 터미널 까지 좌우로 기관총멘 마피아가 수백명 도열해 있고 RPG 든 험상궂은 놈들까지 있어서 "그냥 돈좀주라" 사정만 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고급가구나 전자제품을 싸구려합판이라고 세관에 허위 신고하기도 하고 별의별 방법이 다 있습니다.
탱크주의로 유명한 D전자에서는 늦게 블라디보스톡에 진출해 왔는데 전에는 제가 S사제품 D사 제품을 취급해서 D전자 K 부장이 한번 보자고 연락이 왔늡니다.제친구인 전자제품 판매사가 파트너와 A/S센터를 맡았습니다.
제친구 니콜라이는 기록과 통계의 달인이었습니다 .만약 전자제품을 통관하면 운송중 파손된 숫자.파손부위.파손원인분석. 제품Serial Number 조치사항.소요부품. 담당자 . 처리기간까지 꼼꼼하게 데이터가 작성된데 K부장도 놀랐답니다.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어디에도 판매후 고장시점 .고장부위 모델별 통계. 소요부품.등등 상세하게 데이타베이스를 만들어 보관하는것은 처음 보았답니다.
통관을 도와달라고 해서 친구인 이고르를 소개했습니다 . 이고르에게는 도꾸리 입고 오지 말고 양복입고 오라하니 행동대장 세르게이를 대동하고 사무실로 와서 인사를 했습니다. 통관방법 .세관기록삭제.운송송장삭제 등 디테일을 물어보고 나서도 이고르에게 의뢰는 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김부장하는말 "통관능력은 확실해 보이는데 컨테이너 400개를 꿀꺽하면 내가 어디가서 찾습니까?" 언제나 신뢰의 문제가 있습니다. 그럼 소개해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든지.
시간이 흐르자 러시아 극동지역의 밀수는 다 막아놓고 모스크바 당 마피아들이 밀수의 주범이 됩니다. 최고권력자 주변 친구가 일종의 허가증을 받아서 하는 시스템으로 변했습니다. 물론 대주주는 최고 권력자입니다. 극동의 밀수 주류는 자동차입니다. 관세를 올리자 세관직원들과 짜고 밀수를 하고 멀쩡한 차를 잘라서철제품으로 통관후 다시 용접해서 조립하기도 합니다. 그러니 자동차는 서류따로 팔리고 차따로 팔립니다. 인기 있는 차량은 다 부서지고 서류만 있어도 1만달러하기도 했습니다. 차량은 잘라서 수입해서 조립후 차대번호.엔진번호 변경 신청을 해서 부활하게 됩니다.
이것마저 푸선생이 막아놓고 쌍룡.마쯔다.도요타등 조립 생산 한답시고 바퀴와 문짝.엔진만 떼서 컨테이너에 넣어 들어와 생산했다고 뻥치고 세금을 포탈해 먹습니다. 나중에는 이것도 귀찮은지 완성차를 컨테이너에 넣어서 러시아로 수입후에 다음날 공장안에서 출고됩니다.
제 운전기사는 나중에 중국 상품 통관 브로커 회사에 취직했는데 나중에 밀수가 적발되서 상급자들은 모두 감옥에 갔습니다. 나탈리아라는 여사장도 2년간 감옥에 있다 출소했는데 그동안 벌었던 3천만불을 거의 다 토해 내니까 내보내주었습니다.
운전기사 세르게이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받을 때 보니 6개월전부터 작업모습.대화 내용이 그대로 다 녹화되어 있더랍니다. 정치적 변화에 부침하는게 통관업입니다.
극동세관에 청렴한 세관장이 있었지만 최고통치자 친구들의 밀수에 협조 안한 죄로 오히려 함정에 빠져 감옥에 갔습니다. 세르게이는 중국을 뜻하는 끼타이와 이탈리아를 합성하여 끼딸리아 제품이라고 부릅니다.브랜드는 분명 Made in Italy 인데 중국에서 화물기로 하루에도2~3대씩 들어왔습니다. 사장 나탈리아도 위험경고를 받아서 한번은 회피했고 두번째는 중국측 거래 바이어의 사정으로 밀수를 그만두고 잠수탈 상황이 아니라 그렇게 당했습니다. 사업과 인정의 대립을 어쩔 수 없습니다.
밀수입도 있지만 밀수출도 있는데 공항세관원들이 뺏어 놓은 차가 버섯을 가져가라고 하거나 중국인에게 뺏은 산삼 2kg을 세뿌리는 보고해서 훈장받고 나머지는 제게 도라지보다 좀 비싸게 넘기기도 했습니다
한번은 모 종교단체에서 국내의 전직 국무총리 .국방장관등 이름깨나 있었던 퇴물들을 연해주 농장에 초청해서 관람을 하게 했는데 한국 돌아갈때는 꿀과 녹용을 선물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컨설팅을 마치고 난 후에 일어난 일이라 제가 안내를 하지 않았습니다. 현지 법인장이 새파랗게 질려서 전화가 왔는즉 한국귀빈 전부를 녹용 밀수범으로 잡아넣는다고 출국을 금지하고 억류했다는 것입니다 한명이 아니니 조직경제범죄에 해당됩니다.
그래서 세관에 전화하니"응. 볼로댜 니네 종교단체 처럼 좀 어벙하고 촌스럽게 생기지도 안하고 멀쩡하게 생긴녀석들 19명이 녹용밀수출 하길래 다잡아서 검찰에 넘길려고 조서 작성중이고 털레비젼 방송국도 불렀어"하고 의기양양하게 이야기 합니다. "야,안드레이 니 빨리 다 풀어주라 그거 내 외부 손님인데 공항에는 내가 바빠서 못나갔다 방송국에는 착오가 있었다하고 오지 마라 해라" "으잉. 그래 진작 애기를 하지"ㅍ"공항경찰.KGB 다 봐서 그냥은 못풀어주니까 니가 조서 받을 사람 한사람 영양가 없는 사람으로 대주라"
그래서 종단관계자 한사람을 먹이로 던져주고(결국 이것도 나중에는 다 없던 일로 했고 출입국 지장없게 전산상에서도 지웠지만) 귀빈들은 무사히 다 한국으로 나가고 녹용은 제가 다음에 종단에 가져다 주는것으로 생쇼는 막을 내렸습니다 러시아도 세월이 흐르면서 밀수도 어렵게 되고 재미없는 시대로 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