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50. CEBU PACIFIC AIR LINE
11월에 오는 비행기를 이미 9월에 사 놓았다.
세부퍼시픽 에어라인 인천행 티켓이 프로모가 떴다고 아는 분이 연락을 주기에 얼른 그걸 붙잡아 놓았다.
왕복 24만원 정도이다. 비수기이긴 하지만 진짜 싸다.
그것도 한국에 올 때는 부칠 수 있는 짐을 1인당 15kg으로하고 필리핀에 돌아올 때는 가져와야 할 물건이 많으니까 1인당 45kg으로 맞추었다. 두 사람이90 kg의 짐을 부쳐 올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같은 노약자는 그저 20kg이면 족하다.
마닐라의 NAIA 공항 3 에서 탄다.
공항에 들어서자 곧 바로 검색대부터 거치게 된다.
검색대에서 줄줄이 빠져 나오는 우리 가방을 옆에 앉아 있던 젊은 직원들이 모두 열으라고 한다. 검색 스크린에서 걸린 건 없는 것 같은데 무작위로 몇 개의 가방을 직접 열어보는 것 같다. 시작부터 기분이 약간 상했지만 별 수 없다.
테이블 위에 가방을 얹어 놓는 남편이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그런데도 젊은 녀석들이 마치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고 있는 것처럼 탈싹 앉아서 보고만 있는 게 꼴 사납고 기분이 확 상한다.
두 번째 가방을 또 올려 놓으라기에 내가 나섰다.
"가방 검사는 해도 좋다. 그러나 이 가방을 너희가 올려 놓고 해라. 너희가 보다시피 우린 늙어서 이게 무겁다."
그랬더니 그제사 미안하다며 가방을 번쩍 들어 올려놓고 열어제쳐서 이것 저것 마구 쑤셔 놓는다.
"이건 뭐냐? 이건 뭐냐?"
쓸데없이 묻고 확인하고 작은 가방 세 개를 모조리 뒤진 다음 걸릴 게 없으니까 다시 닫아서 가라고 한다.
기분이 참 묘하지만 이런저런 일을 겪은 게 한 두 번이 아니니까 대수롭잖게 여길 수 밖에 없다.
출국장에 나와서도 시간이 넉넉해서 면세점도 돌아다니고 물도 사고, 활주로가 보이는 의자에 앉아 밀라가 싸 준 김밥을 먹었다.
집에서는 11시에 나왔는데 비행기 출발 시간은 3시 반이다. 저가 항공이라 기내식이 없으니 미리 점심을 먹어 두는 게 좋다.
배가 고팠을까? 밀라의 솜씨가 제법 훌륭해서인가? 김밥이 완전 꿀맛이다. 웬만한 걸 여기서 사 먹는다 해도 이런 훌륭한 점심이 될 순 없을 것 같다. 돌아가서 칭찬해 주어야지!
비행기는 좌석도 1번에다 마침 세 좌석 중 한 자리가 비어서 남편과 나는 오봇하고 넉넉하고 여유있는 여행이 된 것 같다.
게다가 출발시각도 도착 시각도 아주 잘 지켜 주어서 모처럼 만족스럽다.
우리는 4 개월 마다 한국에 들어와야 한다. 남편이 정기적으로 위암 수술 후의 건강 체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쌀쌀하다.
첫댓글 저렴한 비행기라서
서비스가 안 좋은가요?
동남아 일부는 공항 서비스가
정말 엉터리 인곳이 있더군요.
타국땅
정착하기
그리쉽지 안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