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코로나19 상황에서 본 나의 작은 이야기
코로나가 이렇게 까지 확산되고 심각할 줄 처음엔 다들 몰랐다고 생각한다. 독감 정도로 곧 백신이 개발되고 진정이 될 줄로 알고 있어서 마음의 준비상태가 야무지게 이루어 질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2020년6월27일 간호조무사 시험에 합격하고 10월29일에 주간보호센터(어르신들을 낮에 모셔서 케어하며 오후에 집으로 모시는 요양시설) 간호담당으로 취업을 하고 업무 숙지로 정신이 없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었다. 마치 먼나라의 이야기처럼... 내가 근무하는 민들레 주간보호센터는 30~35명 정도의 어르신들을 모셔서 케어하는 곳이다. 어르신들의 건강상태를 관리해드리고 병원동행이나 질환종류에 따른 약을 식사 때마다 드려서 복용하시도록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조용히 잘 지내던 우리 센터가 돌연 긴장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12월28일(월) 상주시 보건소 담당 직원2명이 센터로 직접 와서 PCR검사를 할 때부터였다. 첫 검사를 내가 제일 먼저 받았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아프고 쇼킹하였다. 어르신들과 근무하는 분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보더니 모두들 긴장하는 표정들을 지었다. 다행히 모두들 침착하게 겁먹은 표정으로 검사에 임했지만 무사히 검사를 마쳤다. 검사결과가 내일 오전쯤 나오는데 그때까지 자가격리를 하고 외부 출입을 못하도록 하였다. 이튿날 검사결과는 모두 “음성”으로 나와 모두들 긴 안도의 숨을 쉬었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님을 알았을 때는 걱정스러움과 두려움이 모두의 얼굴에 나타났다. 앞으로 1주일 단위로 계속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서....
새해가 밝았고 신년의 들뜬 기분이 가시지도 않은 1월7일 보건소에서 나와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였다. 또 한번의 눈물,콧물로 검사를 받았다. 내일 검사결과 나올 때까지의 주의사항은 동일하였다. 그런데 검사하러온 보건소 직원이 나에게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할 때 많이 당혹하였다. 다음 주 부터는 내가 직접 코로나검사를 대행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니구나 싶어졌고 보건소 직원이 검사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으면서 유심히 살피고 배웠다. 검사가 끝나고 상황이 종료되었지만 나에게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당장 다음 주 부터가 걱정이 되었다. 내가 어떻게 저렇게 통증을 유발하는 검사를 할 수 있을는지...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걱정이 가시지를 않았다. 하루 하루가 천천히 흘러서 검사하는 시간을 되도록 멀리하고픈 심정 밖에 없었다.
휴대폰의 동영상을 보고 또 보고 몇 번이나 연습을 하였다. 할 수 있을까? ... 1월13일 보건소에 가서 진단키트를 받아와서 떨리고 불안한 마음으로 검사 준비를 하였다. 먼저 어르신들에게 검사를 시작한다고 알려드리면서 절대 불안하거나 걱정하시지 말라고 부탁말씀을 드렸다. 겉으로는 자신감 있는 표정을 지으면서 ... 검사를 시작하였다. 첫 번째 분께 또 한번 걱정 말라고 이야기 하면서(이는 나 자신 에게 이르는 말이다.) 면봉을 콧구멍으로 집어넣어 검사를 하였는데, 다행히 검사 받는 분이 잘 참아 주셔서 첫 검사를 마쳤다. 이어 계속 이어지는 검사로 차츰 자신감이 생기고 긴장하지 않고 34명의 어르신과 근무자분들의 검사를 잘 마쳤다. 검사 후 모두들 검사를 잘 하는 것 같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서 감사했다. 나는 센터에서 검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검체물을 보건소에 인계하기 전에 선별진료소에 가서 별도로 검사를 받았다. 검사결과는 익일 오전에 문자로 통보가 오는데 이 때문에 매일 오전이 긴장이 되는 날이 될 수밖에 없었다. 만일 한명이라도 “양성”판정이 나오면 센터 전체가 셧다운이 되기 때문이다. 오전에 문자로 “전원음성” 통보가 오면 모두들 안도의 숨을 쉬었다.
이런 와중에 1월27일 보건소에서 검사결과가 나왔는데(1월26일검사) 검사를 시행한 나를 비롯해서 수급자와 종사자3명이 의심증상(10:00)으로 분류되어 4명 모두 바로 자가 격리(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온갖 걱정이 다 떠올랐다. 내가 확진자로 나오면 아내도 확진이 되었을 터이니 같이 동반으로 격리가 되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내가 수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면서도 내가 너무 걱정을 하는 것을 눈치 챘는지 오히려 괜찮다고 확진되면 같이 격리되어 치료받으면 되지 하면서 위로 아닌 위로를 하였다. 다행히 13:50경 정밀검사를 통해 4명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십년감수를 한 것 같았다. 이런 일정과 상황이 6월15일까지 이어져 왔다.
매주 선별 진료소에서 검사 받으러 가면 현장 직원들이 많이 힘들겠다는 말에 어느 정도 위안이 되었다. 그분들도 방호복을 입은 채 근무하는데, 보통 고역이 아닐 수 없어보였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코로나19에 선방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도 그 몫을 담당하고 있다는 조그만 자부심을 가질 때가 있지만 이 분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본다. 매주 하는 검사가 끝을 보인 것은 백신 접종 덕분이다. 수급자와 종사자가 1,2회로 나누어 접종을 하게 되었다. 2021년4월29일 1차 백신(화이자)이 센터의 1/2인원에게 접종하였고 2차는 5월21일로 접종이 완료 되었고 나머지 1/2인원은 1차 5월26일 2차 6월16일 접종으로 우리센터는 모두 접종이 완료되었다. 이후 매주 시행하던 검사가 종료가 되면서 나의 업무 부담도 덜게 되었다. 처음 PCR검사 방법을 배워 1월17일부터 6월15일까지 22회 283명에 대해 검사를 하였고, 신속항원검사를 포함하면 23회 313명에 대해 검사를 하였다. 검사기간 동안 한건도 문제가 없이 잘 이루어져서 얼마나 감사한지를 모른다.
다행히 우리 센터는 백신을 접종한 행운을 누렸으나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여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금 많은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받지를 못해서 큰 어려움을 겪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한편으로는 접종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는다. 하루 빨리 백신접종이 전 국민에게 이루어지고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마스크 없는 세상을 만났으면 좋겠다. 우리 센터 내 수급자와 종사자는 백신접종이 완료되었지만 모두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내고 있다. 오늘도 40도를 오르내리는 불볕 더위속에서 흰 방호복을 입은채 검사에 임하는 분들과 의료현장에서 고생하는 의료진과 봉사자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분들 덕분에 오늘도 코로나19의 위험 속에서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에 땀 흘리며 고생하는 모든 분들께 신의 가호가 있기를 기도한다.
* 상기 글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서 시행한 "2021에세이공모전"에 제출한 내용으로 "우수상"을 수상하였던 내용입니다.(김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