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 발표일인 지난해 12월9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성적표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어제와 오늘 한겨레 신문에 실린 '교육관련 기사'를 모았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실정이라 판단할 수 있는 정책이 몇 가지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내용과 방법, 절차 모든 면에서 무척 대조적이다.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수능 문제를 출제하라'라는 말은 얼마던지 할 수 있다. 문제는 대통령 밑에 있는 대통령실의 참모나 교육부 장관 및 차관 등 밑에 있는 사람들의 후속 조치이다. 킬러문항이 무엇이고 어떤 문제가 있으며, 원인 파악 및 개선안을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몇 시간 만에 이주호 장관은 보고 발표를 한다. 이후 국민의 비난은 일파만타 커진다. 이에 대통령실은 교육부 장관 엄중 경고까지 발언한다.
이후 사회문제가 되자 교육부 대입담당국장을 경질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해서는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하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사표를 내고, 이래도 진정되지 않으니 출제위원과 대형학원간에 카르텔이 있다고 하며, 국민들에게 학원 부조리에 대해 접수하라고 공지한다. 한마디로 '무능권위주의' 정부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에선 이렇게 많은 교육기사가 한겨레 신문에 며칠 동안에 실린 적이 없다. 교육담당 기자 또는 관련 기자들이 열심히 기사를 쓰며 문제점을 제시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교육없는 세상'이나 '좋은 교사 운동 본부' 등 대표들의 의견을 소개하기도 한다. 그러나 교육학 전공자로서 오랫동안 교육경험을 하고 관련 연구를 해온 나로서는 문제의 핵심과 개선 방향은 그것이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다른 문제도 그렇지만 교육문제의 경우 어느 단면만 보고 성급하게 결론 내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의 핵심은 국민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교육감, 지자체장들 선거에서 올바른 가치관과 역량, 경험을 가진 후보를 제대로 뽑는 것이다. 특히 국회의원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대통령이 누가 되는가는 정치, 경제, 군사, 사회, 교육 등 국민 삶의 모든 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미친다.
국민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자기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다 할 때 모두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대동사회'가 만들어질텐데, 요즘 우리나라 정치 모습을 모면 엄동설한의 엄혹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힘들고 어려울 수록 무엇이 옳은가를 찾고 이의 해결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매우 중요한 시대라 할 수 있다.
대입 수능 문제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맡기는 것이 수험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기관 및 교육자들의 혼란과 불안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엎어진 물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수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과 책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