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를 따라 잡초가 자랐아요 발을 내디딜 때마다 들리는 리듬, 자갈이 뒤섞이는 소리, 안쪽으로 파고드는 바람의 문장은 머리카락을 흔들고요 가슴께에 좁은 터널 하나를 뚫는 중입니다 심장의 고요한 울음을 들던 벽돌공은 자리에 주저앉았어요 혈관을 타고 흐르는 검고 느린 편지들, 모두가 산책하는 중이었는데 뾰족한 걸로 찔리는 듯한 통증을 느껴요 기차가 경적을 울리고 지나갈 땐 길을 비켜야합니다 숨을 참고 터널을 통과하면 오랜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요? 빗방울이 주삿바늘처럼 쏟아지는 오후 나의 내부는 숲의 바깥에 있고요 숲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해 보았는데 곁을 따라 맴돌기만 했습니다 어쩌면 둘레를 사랑하는 걸지도 몰라요 양팔을 벌려 나무를 안으면 잎사귀가 눈동자를 드는 것 같아요 좌석에 앉아 헤모글로빈이 이름 모를 역에서 우르르 내립니다 이미 떠난 시간을 다시 만날 순 없겠죠 밤은 깊어졌지만 아직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심되고 다정한 숲, 그들을 따라 주작정 걷고 있어요 풍경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터널이 완공될 겁니다 그러면 선로 옆에 봄꽃도 심고 자갈을 길게 펼쳐둘 거예요 나를 통과하는 사람들의 숨을 대신 참아주면서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겠어요 아픔은 나를 건너 숲을 빠져나가는 중이니까요
제16회 포항소재문학공모전 수상자 발표
포항시가 후원하고 포항문인협회가 주관하는 포항소재문학공모전이 어느새 16회를 맞았습니다. 제16회 포항소재문학공모전에 응모해주신 전국의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드리며, 아래와 같이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포항소재문학 공모전은 해맞이 고장 포항의 문화와 정신을 스토리텔링하고 포항을 소재로 글을 씀으로써 전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포항을 알리겠다는 작은 마음으로 시작된 포항소재문학상공모전은 회를 거듭할수록 참여하는 인원이 크게 늘고 자타공인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더욱이 16회를 치르는 동안 그 성과는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포항 시민들조차 포항을 깊이 알지 못하는 현실에서 타 지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정보를 수집하고, 깊이 천착하여서 작품으로 승화해낸다는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제16회 포항소재문학공모전에서는 시 462편(159명), 수필 147편(67명), 소설 51편(49명)이 응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