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츠의 탄생은 기원전 4,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보온성을 높이기 위해 구두 위에 천을 덧대 다리를 감쌌는데, 이 다리 감는 천을 구두와 연결시킨 것이 부츠의 시작이었다. 다소 투박한 남성적 디자인에서 출발한 부츠는 이후 레이스나 모피 장식 등을 가미하면서 점차 여성스럽게 변모해 왔다. 한때 허벅지까지 타이트하게 올라오는 사이 하이(Thigh high)부터 롱, 미들, 발목까지 감싸는 앵클 등 다양한 길이의 부츠들이 여심을 사로잡던 때가 있었다. 할리우드를 비롯해 세계를 휩쓴 어그 부츠의 열풍 또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가죽, 스웨이드 등 소재도 더욱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디자인 역시 새로운 것들이 많이 선보이면서 부츠에 맞춘 다양한 스타일링 법이 등장하기도 했다.
올해의 부츠는 조금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앵클 부츠와 미들 부츠가 사라지고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길이의 롱 부츠와 발목 아래까지 오는 부티(Bootie, 발등을 완전히 덮는 스타일로 앵클 부츠보다 발목 길이가 짧은 부츠 형태의 구두)가 강세라는 점이다. 종아리를 더욱 굵어 보이게, 하체를 더욱 짧아 보이게 하는 앵클 부츠와 미들 부츠는 보기 힘들어졌고, 대신 레깅스나 발목이 드러나는 팬츠와 매치하면 더욱 멋스러워 보이는 부티를 자주 볼 수 있게 되었다. 작년 가을부터 눈에 띄기 시작한 부티는 처음엔 남성용 정장 구두처럼 발등을 끈으로 처리한 스타일이 주로 선보였으나 올해에는 더욱 다양해진 디자인과 소재로 한층 인기를 끌고 있다. 앵클 부츠보다 다리가 길어 보이면서 펌프스보다 헐벗은 느낌이 적어 차가운 계절에 가장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이다. 앞 쏠림 현상이 적어 안정감이 있고 부츠보다 신고 벗기 편하다는 점 또한 부티를 찾을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청바지나 펜슬 스커트와 매치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스타일링 법이지만 쇼트 팬츠와 매치한다면 훨씬 다리가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
롱 부츠의 경우 멋스러우면서도 중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 강세다. 앞코 장식 또한 뾰족하지 않고 라운드로 처리하거나 발 볼 부분에 주름 장식을 넣음으로써 발 볼이 넓은 사람에게도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 컬러 또한 작년에는 보라, 빨강 등 강렬하고 눈에 띄는 색이 대부분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블랙, 브라운, 와인 등 다시 기본에 충실한 컬러로 되돌아왔다. 특히 카멜 컬러를 많이 만날 수 있는데, 보라색과 카키색 등에도 무난하게 잘 어울려 다양한 매치로 여러 가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올해 블랙 부츠를 구입하고자 한다면 악어 가죽처럼 표면에 독특한 텍스처가 있는 것 등 색다른 느낌을 주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작년에는 버클과 체인 장식이 많은 디자인이 사랑을 받았던 반면 올해는 단순하고 기본을 지키는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띈다는 점도 기억해 두자.
롱 부츠와 부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번 시즌의 스타일링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의 스타일링 법칙의 가장 기본은 자신의 체형과 취향을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없음을 잊지 말자. 실용성과 스타일 그리고 취향을 고려해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부츠를 선택하도록 하자.
진정한 멋쟁이는 12월에 부츠를 장만해 겨우내 멋스럽게 연출한다. 시크한 스타일의 부티부터 클래식한 앵클부츠, 루스한 느낌의 롱부츠까지 올겨울 당신의 마음을 설레게 할 다양한 스타일의 부츠를 만나보자.
show your style
스포티하고 편안한 플랫 부츠는 스타일리시할 뿐만 아니라 발이 편하므로 어디든지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자유로움을 느끼게 하다. 통이 넓기 때문에 다소 두툼한 소재의 팬츠나 데님과 매치하기 좋고, 심플한 디자인이라면 미니 원피스에 매치해 60년대 트위기 스타일로 연출할 수도 있다. 긴 코트 차림에 신으면 한때 유행했던 어그 부츠나 장화같이 투박한 느낌을 줄 수도 있으므로 피할 것. 대신 짧은 길이의 재킷이나 점퍼 등의 아우터와 경쾌하고 캐주얼한 느낌으로 매치해보자. 이번 시즌에는 풍성하고 길이가 긴 스웨터 드레스와 레깅스, 타이츠, 벨트의 복고풍 매치가 인기인데, 이런 스타일링에도 플랫 부츠는 제법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다. 부츠가 컬러풀하고 디테일이 강하다면 의상은 반대로 모노톤 등 단색 계열로 코디네이션 한다.
입체적인 라인의 블랙 카디건은 마인, 모던한 니트 원피스는 타라자몽, 부엉이 모양의 장식이 달린 체인 목걸이는 자뎅 드 슈에뜨, 태슬 장식이 멋스러운 백은 세린느, 에나멜 소재의 플랫 부츠는 지미추.
1 화려한 실크 프린트의 부츠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2 중성적인 느낌을 주는 스트랩 장식의 부츠, 발리. 3 거친 느낌의 가죽과 징 장식이 어우러진 플랫 부츠는 호간. 4 데님 팬츠와 잘 어울리는 부츠는 더 플래퍼.
변덕스러운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매 시즌 활용하기에 앵클 부츠만 한 것이 없다. 무릎까지 오는 롱부츠에 비해 코디하기도 훨씬 쉬운 편. 기본형이 여전히 인기지만 샤이니 컬러나 레이스업, 호피무늬나 퍼로 과감하게 장식한 가죽 제품 등 스타일리시한 디자인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앵클부츠는 타이트한 디자인을 택해 다리와 연장선상의 라인을 만드는 것이 날씬하게 연출하는 비결이다. 또한 무릎 아래로 내려오는 어정쩡한 길이의 하의보다는 미니스커트나 핫팬츠에 잘 어울리며 레깅스나 타이츠와 매치하는 신중한 컬러 플레이로 자신의 감각을 드러낼 수 있다.
크림빛의 여성스러운 모피 재킷은 손정완, 란제리 룩을 연출할 수 있는 원피스는 바네사 브루노, 가죽 팔찌들은 로에베, 레이스업 부츠는 세린느.
1 레깅스와 함께 스타일링하면 좋은 스트링 장식 부츠는 제덴. 2 유행 중인 호피무늬에 과감한 스트링 장식을 더한 부츠는 이브 생 로랑. 3 베이식하면서도 개성 있는 라인의 앵클부츠는 구찌. 4 퍼와 버클의 고급스러운 매치가 돋보이는 앵클부츠는 루이 비통. 5 양털과 샤이니한 가죽의 매치뿐 아니라 핫 핑크 컬러의 바닥까지 돋보이는 부츠는 매튜 윌리암스 by 디테일.
타이트한 스키니 팬츠와 레이어링을 즐겁게 하는 레깅스의 유행을 타고 복사뼈가 보일 만큼 깊게 커팅된 일명 부티 부츠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앵클부츠의 일종으로 부츠와 펌프스의 중간 형태인 이 아이템은 매니시한 테일러드 재킷이나 오버사이즈 코트에 레깅스 혹은 시가렛 팬츠와 매치하면 업타운풍의 시크한 룩으로 연출할 수 있다. 한국 여성의 체형 특성상 스커트에 신으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으므로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팬츠 에 매치하는 것이 좋다. 앵클부츠는 자칫 둔탁한 느낌을 줄 수도 있는 반면 이 부티 부츠처럼 짧은 스타일의 부츠는 경쾌하고 섹시하기까지 하다. 또한 통굽처럼 투박한 굽보다는 커브가 살아있는 날렵한 힐을 선택하면 전체 분위기를 더욱 스타일리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다.
소맷단이 볼륨 있게 접힌 코트는 바네사 브루노, 니트 풀오버는 보브, 피트가 좋은 스키니 팬츠는 매긴 나잇브리지, 볼드한 골드 목걸이는 디테일, 작은 진주들로 왕관 모양을 이룬 브로치는 자뎅 드 슈에뜨, 호피무늬 장갑은 알비에로 마르티니, 그레이 컬러의 퍼 백은 로에베, 가죽과 헤링본, 송치 소재가 어우러진 부티 부츠는 레코브.
1 보라색 스웨이드가 덧대어져 감각적인 부츠는 지클로제. 2 새틴 리본 장식이 클래식한 부츠는 매긴 나잇브리지. 3 몸의 곡선을 살려주는 라인의 하이 힐 부츠는 샤넬. 4 발등에 깊게 낸 슬릿과 컬러감이 감각적인 부츠는 토즈.
보디라인을 그대로 드러내는 스키니 진에 가죽 통부츠를 코디네이션하는 것은 할리우드의 스타일리시한 배우와 모델들이 특히 즐기는 스타일링. 그러나 롱부츠를 팬츠뿐만 아니라 하늘하늘한 소재의 원피스나 스커트에 매치하면 여성스러움을 고수하면서도 패셔너블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섹시한 스틸레토 힐의 부츠나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니 하이 부츠도 여성스러운 룩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 다리가 곧고 길면 루스한 디자인의 부츠가 잘 어울리지만 다리에 살이 많은 여성은 스트레치성 있는 소재로 타이트하게 신는 것이 날씬해 보인다. 다리가 휜 경우 지퍼로 여닫는 스타일의 롱부츠는 오히려 단점이 도드라져 보이므로 V자 컷이 된 부츠를 선택하면 좋다.
시스루한 리본 타이 블라우스, 염색이 고급스러운 오간자 스커트, 양가죽 롱 글러브, 버클 장식이 유니크한 부츠는 모두 세린느.
1 카우보이 부츠의 디테일을 응용한 심플한 라인의 부츠는 마이클 코어스. 2 세 개의 버클이 달려 섹시한 멋을 더한 스틸레토 힐 부츠는 베르사체. 3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라펠에 징이 박혀 화려함을 더한 부츠는 보브. 4 루스한 라인과 스웨이드의 자연스러움을 살린 부츠는 마이클 코어스.
boots boom
당신의 마음을 설레게 할 다양한 스타일의 부츠
진정한 멋쟁이는 12월에 부츠를 장만해 겨우내 멋스럽게 연출한다. 시크한 스타일의 부티부터 클래식한 앵클부츠, 루스한 느낌의 롱부츠까지 올겨울 당신의 마음을 설레게 할 다양한 스타일의 부츠를 만나보자.
1 발등에 펄이 가미된 골드 컬러로 포인트를 준 부티. 가격미정, 더슈.
2 매니시한 스타일의 블랙 컬러 부츠. 12만8천원, 디앤샵.
3 블루와 아이보리 컬러의 매치가 모던한 옥스포드 스타일의 레이스업 부티. 가격미정, 더슈.
4 골드 컬러 스틸레토힐이 시크한 옥스포드 부티. 가격미정, 더슈.
5 섬세한 스티치 디테일과 벨티드 장식이 멋스러운 앵클부츠. 9만9천원, 디앤샵.
6 기본 스타일의 페이턴트 소재 앵클부츠.69만원, 타린로즈.
7 페미닌한 나파 가죽 앵클부츠. 94만원, 타린로즈.
8 클래식하면서 세련돼 보이는 블랙 컬러 부티. 엉덩이부터 바짓단까지 슬림하게 떨어지는 팬츠와 매치하면 샤프해 보인다. 14만9천원대, 디앤샵.
9 발목 라인에 셔링이 잡힌 브라운 컬러 스웨이드 소재 롱부츠. 10만1천원대, 디앤샵.
10 스키니진에 매치하면 시크해 보이는 와인 컬러 롱부츠. 퍼 장식이 스타일리시하다. 30만원대, 금강컬렉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