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an data-ke-size="size18">상처에서 자라다</span></p><p> </p><p>황규관</p><p> </p><p> </p><p>아이 생일선물로</p><p>제라늄 화분을 사놨는데</p><p>집이 좁은 탓인지</p><p>이리저리 걸리다 꽃핀 가지 하나가</p><p>그만 부러져버렸다</p><p> </p><p>화분 하나도 용납하지 않는 생활이</p><p>원망스럽기도 하고 죄스럽기도 해서</p><p>묵직한 마음이 며칠이었던가</p><p> </p><p>어느날</p><p>부러진 자리에서 새잎이 난다고</p><p>아이가 소리치기에</p><p>한참을 그 새잎만 바라보았다</p><p> </p><p>돌이켜보면 소용돌이 같은 상처에서 나는 자랐고</p><p>아물지 않은 흔적으로</p><p>세상에 맞서왔지만</p><p> </p><p>말이 되지 못해 스스로 어두워진 상처가</p><p>지금도 용암처럼 넘쳐나와</p><p>나를 만들고 있는 것만 같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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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는 이런 시가 참 좋습니다
부드럽고 포근하면서도 가슴에 울림이 있는...
조아요. 마니마니.
용감한 새 순은 부러진 아픔을 딛고...
좋은 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