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이해 [수원대학교 국악정기연주회] & ['청'] 20004648 윤성원(월7.8)

[윤성원]

공연명: 수원대학교 국악 정기 연주회 && 청
장 소: 국립국악원 예악당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일 시: 2006.11.3(금) 7시30분 && 2006.11.12(일) 4시

국악공연을 보고 나서..
지금까지 26년을 살아오면서 국악 공연을 찾아가 보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초등학교시절땐가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서편제”라는 영화를 본 이후로 국악과는 인연이 없었던 것 같다. 마침 여자 친구의 아시는 분이 이번 공연을 하셔서 본의 아니게 우리학교 공연이 아닌 수원대학교 공연을 보게 되었다. 공연 중에는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언급해 주셨던 곡들이 연주되어서 너무 좋은 기회였다. 정기연주회를 보고난 며칠 뒤에 국립극장에서 공연 중인 창극인 “청”의 초대권을 얻게 되어서 좋은 공연을 볼 수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국립국악원이라는 곳을 가보았다. 입구에서부터 국악공연이라서 그런지 안내해주는 분들의 복장도 한복이여서 참 인상적 이였다. 공연의 순서는 1부에서는 종묘악, 해금산조, 운명, 설장구 2부는 소금협주곡 ‘길’, 우리는 친구, 사랑가, 신모듬 이렇게 구성되고 있다.
첫 순서인 종묘악은 마침 그 주에 수업시간에 했던 거라서 더욱 기대를 했다. 공연이 시작되자 전통의상을 입고 대략 50명 정도의 연주자들이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앞에서는 종 비슷한 것을 들고 계신분이 지휘자 역할을 하고 계셨다. 제사를 드릴 때 연주되었던 곡이였기 때문에 공연 내내 장엄한 느낌을 주었다. 연주와 더불어 전통의상을 보고 있노라면, 조선시대당시의 공연의 장엄함과 엄중함을 상상할 수 있었다.
다음은 해금산조였다. 해금연주자 한명과 장구 연주자 한명으로 구성되었다. 지영희류 해금산조라고 하는데 솔직히 이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고,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로 연주된다. 개인적으로 수업시간에 국악대 학우들의 해금연주를 보고 감탄하고 있었던 터라 이번 해금 공연 내내 해금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맑은 소리를 내면서도, 구슬픈 음색을 갖고 있고, 또 끊어질듯하면서 끊어지지 않고 연이서 이어지는 연주, 거기다가 들리듯 말 듯한 장구의 추임새는 정말인지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주었다. 아쉬운 점은 본인이 국악에 무지해서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를 구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해금의 소리는 너무나도 아름답고 간드러 지는것이다.
다음은 운명이란 곡이였다. 처음에 이 곡명을 보고 대략 캐논변주곡과 같은 맥락 이라는 것을 눈치 챘다. 연주가 시작되자 흰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연주자들과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단소(?), 기타 등등 암튼 많은 악기들이 나왔다. 과연 “운명”이라는 곡을 국악으로 가능할까 의심스러웠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그 의심은 사라졌다. 눈을 감고 듣고 있노라면, 원곡과 다른 점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의상이 한복이 아닌 드레스였다는 점과 중앙에 드럼연주자가 있어서 곡의 악센트 부분에 드럼을 통해 연주되어졌다는 점이다. 동양과 서양의 어울림을 잘 다시금 볼 수 있었다.
다음 연주는 설장구 이었다. 총 6명의 연주자들이 장구와 꽹과리 징을 통해 연주하였는데, 역시 농악놀이답게 흥이 저절로 났다. 빠른 탬포속에 연주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질수록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을 시키기 충분하였다. 연주자들이 머리를 앞뒤로 흔드면서 리듬을 맞추고 또한 서로를 보면서 맞춰가는 풍경이 너무 흥겨웠고, 보기 좋았던 것 같다.
1부가 끝나고 2부 첫 공연인 소금 협주곡은 소금 연주자 한명과 기타 악기들로 이루어졌다.
연주는 소금을 제외한 다른 악기들로 연주가 되다가 소금만 연주되고 또 같이 어울려지고 이런 형식으로 연주는 되었다. 특히 소금은 높은 음역의 악기인지라 높은 음색으로 구슬픔의 느낌을 갖게 하였고, 소금의 그 특유의 바람세는 소리, 소금악기 안에서 바람이 관과 부딪히는 소리 이런 것들로 하여금 귀신이 나올듯하면서도 맑고, 구슬퍼지는 것이 소금의 맛이 아닌가 싶다.
다음은 창이였다. 우리는친구, 사랑가 이렇게 두곡이였는데, 생각하기로는 전통적으로 부채들고 옆에는 장구로 추임새를 넣으면서 꺽어지는 판소리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창은 좀 다른 것이 이었다. 마치 가곡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전통적인 창이 아니라 장구 이외에 다른 관현악과 조화를 이루면서 창을 하였다. 특히나 사랑가는 가곡을 듣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 전통적인 판소리의 느낌이 아니라 현대적인 판소리라고 할까? 암튼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들을 수 있을 그런 창이였다.
마지막으로 신모듬이라는 곡인데 이것은 관현악과 사물놀이가 협연하는 공연이었다. 마지막 순서이다 보니깐 국악에 익숙해져가는 단계에 있는 본인의 상태인지라 관람태도의 산만함이 밀려왔다. 관현악기들과 장구,꾕과리 등이 서로 어울려 연주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국악의 집대성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심청전’ 이것을 생각해보면 제대로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명절 때 드라마처럼 된 것을 TV로 본 것 외엔 본 기억이 없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놀랬던 것들이 창을 통해서 이렇게 연극을 할 수 있다는 점들 이였다. 본인이 앉았던 좌석이 무대랑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공연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창을 하면서 울고 있는 연기자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고, 그 장면을 보고 있으면서, 눈물을 흘릴 뻔 한 나를 보면서 한 번 더 놀랬다. 공연을 보면서 창이란 것이 감정의 표현에 있어서 최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였고, 이러한 공연을 좀 더 발전시켜서 외국에 알리는 것 또한 좋지 않을까 싶다. 공연을 보러온 외국인들도 많았지만 창을 번역하는 것에 있어서 너무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을 들어보면 반복하는 구절이 많은데 이렇게 반복을 통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정을 더 극대화 시킨다. 하지만 번역자막은 이러한 반복을 알려주지 않고 한 번의 번역으로 끝내고 있었다. 이렇게 표현하고자 하는 그 감정들을 외국인들은 느낄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번 공연들을 통해서 국악이야 말고 한국의 멋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매체가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앞으로도 국악에 대해 더 많이 접할 기회를 갖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