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늉 외 2편
유종인
오랜만에 해가 놓친 달의 말씀 건너왔네
뭉근한 돌의 눈빛
슴슴한 고요의 혀
한 대접 불의 물맛을 어룽지듯 쑤어 먹듯
니르바나* 바게트
생크림도 팥앙금도 아니 넣은 기름한 빵 소금 간이 슴슴하니 싱거웠던 한 사내처럼 맛없이 맛이 들었던 그 고요의 말 맛처럼
질리지도 지치지도 않는 담백한 속종의 빵 구설을 저버린 말로 침묵이 은근한 맛 겉으론 데면데면해도 부드러운 허공의 속살
다 가져 갈 것처럼 번다한 속내 말고 푸슬하니 허정虛靜해져 빵도 되고 방房도 되는 품은 듯 내어준 하관에 인중마저 기름한 당신
내어줘도 줄지 않는 오병五餠이 네 전생일까 그런 생각 죽부인처럼 너를 품고 잠든 저녁엔 옥생각 부스러기로 털고 인생 절로 그윽한 빵
* 온갖 번뇌가 소멸된 상태거나 완성된 깨달음의 세계를 의미하는 싼쓰크리트어로 열반涅槃, 涅般은 그것의 음사音寫이다.
샴쌍둥이 시인
중뿔나게 살이 돋쳐 서로에게 접안한 살이
악수하고 끝날 것이 키스하고 마칠 일이
아닌 듯 못 뿌리쳐서는 어깨 겯듯 시인이 된
만물에 접안했던 태생의 뱃머리 들어
뱃속의 어미 탯줄에 붙어 나온 우린 모두
샴sam이란 끄나풀로다 이 땅에 필feel이 받은
서정이 그렇다지 저것이 내 맘에 붙는
남남의 너나들이 데면데면 풀어가듯
불현듯 해갈이 드는 그 포옹의 숨결이듯
- 유종인 시조집 『니르바나 바케트 』 2026. 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