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향수에 관심 많고 또 취향도 분명한 편인데 그 수제향수는 저한테 딱 맞는 아니 우리한테 딱 맞는 향수였어요. 제가 좋아하는 향과 남친이 좋아하는 향이 딱 적절하게 섞인 우리만의 향수였거든요.
선물 받고 나서도 남친이랑 데이트 할 때 뿌리고 싶어서 아끼느라 몇 번 못 썼어요.
근데 저번주 월욜에 과 친구들끼리 개강전에 한번 모이자고 해서 저희집 근처에서 만나서 저녁 먹었어요(학교 근처서 자취해요).
밥 먹고 차는 어디서 마실까 하다가 친구들이 맥주랑 과자사서 제 자취방에서 먹자고 해서 어쩌다 보니 다 데리고 갔습니다.
제 방에 향수가 꽤 여러 개 있어요. 화장대에 올려놓고 쓰는 것만 13개정도 되요.
친구들이 이것저것 뿌려보면서 구경하고 노는데 그러다 남친이 만들어준 향수도 뿌려볼 것 같길래 그건 그냥 제가 한번 손목에다 뿌려서 향만 맡아보게 하고 못 만지게 했어요. 애들이 다들 향 좋다고 독특하다고 부럽다고 막 칭찬해줬구요.
그러고선 이후에는 맥주마시고 새벽까지 놀다가 아침에 애들 한 명씩 씻고 집에 갔어요. 애들 다 가고 저도 좀 더 자다가 오후 늦게야 집 청소하고 씻는데 그 때까지도 모르고 있다가 그 다음날 제 향수가 없어진 걸 알았어요ㅠㅠ
왔던 애들한테 톡도 다 보내고 방을 뒤집듯이 찾았는데도 못 찾았어요.. 수욜까지도 결국 못 찾아서 수욜 오후에 남친 만나는 날 얘기했어요. 얘기하면서도 너무 미안하고 속이 상해서 울었습니다. 남친 만나고 첫 생일에 받은 선물인데, 그것도 직접 만들어준 커플향수인데 진짜 너무 미안해서 울음이 막 났어요..ㅠㅠ 남친이 레시피 있으니까 다시 한 병 만들어다 준다고 괜찮다고 달래주는데 그게 더 미안했습니다.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울적하게 지나가고 저번주 토욜에 월욜에 봤던 친구들 중 두 명이 학교 근처 카페에 있다길래 잠깐 들렸습니다.
근데 그 중 한 친구한테서.. 제 향수 냄새가 나는거에요. 전 눈 감고도 10개가 넘는 제 향수들 향을 정확하게 구분해요. 비슷한 향들도 조금씩 단기가 달라서 구분할 수 있고요. 근데 그런 제가 세상에 하나뿐인 그 향을 헷갈릴리가 없잖아요.
분명 맞는데 그 친구는 아니라고 자기가 여행 갔다가 면세점에서 산거라고 잡아떼고 있어요. 왜 잡아뗀다고 하냐면 그럼 그 향수병 사진이라도 보여달라 했더니 공병에다 담고 그 병은 버렸데요.. 하..진짜 저게 말이냐구요..ㅠㅠ
과 친구들도 처음에는 엥?뭐야? 하다가 그래도 설마 도둑질을 했겠냐고 제가 헷갈리는거 아니냐고 은근히 그 친구 두둔하는 분위기에요.. 그날 제대로 냄새 못 맡아본 애들이 더 그래요..
애들이 그러니까 더 자기 페이보릿향이네 어쩌네 하면서 계속 뿌리고 다닐 것 처럼 구는데 개강하고 걔가 그 향 흩뿌리면서 다닐 거 생각하니까 진짜 속상해요. 제 향이고 남친이랑 뿌르는 커플 향순데..
저 어떻게 해야 하죠 향수 새로운 거로 남친이랑 하나 더 만들면 되지 애처럼 군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진짜 저는 그 향수가 너무 마음에 들었고 첫 커플템이 었어서 그런가 너무 속이 상해요.
혹시 그걸 다시 찾을 방법이 정말 없을까요 방법 있으신 분들 좀 도와주세요..의견 좀 주세요.. 부탁드려요ㅠㅠ
추가
와 정말 많은 분들이 의견 주셨어요ㅠㅠ 진짜 감사드려요ㅠㅜ 어제 밤 제사가 있어서 할머니네 갔다가 새벽에나 집에 왔거든요. 틈날 때 한번 보고 그 이후로는 계속 일만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계속 자다가 깨자마자 바로 들어왔는데 진짜 너무 놀랬어요ㅠㅠ 진짜 감사드립니다.
담주 월욜에 개강인데 그날 저희 전공 있는 날이라(오티따위 없는 교수님ㄷㄷ) 아마 친구들은 거의 다 그날 등교해야 할 거에요. 남친 향수 덜어서 갖고 다니다가 걔가 그거 뿌리고 나니는 날 저도 뿌리고 돌아다녀 볼게요.
애들이 왜 그렇게 멍청하냐고 해주시는 분도 계신데.. 걔가 막 온몸에 치렁치렁 뿌리고 나왔던 게 아니라 살짝 은은하게? 뿌린지 한 4시간쯤 된 것 같은 향을 풍겨서 그날 저희집에 왔던 애들도 긴가민가 해 하는 것 같아요..이게 같은 향인지 아닌지.. 그렇다고 도둑질을 했다기에는 걔가 너무 당당하게 벤쿠버 갔다오면서(이건 사실임) 산 조말론이라 하니까 애들도 다 선뜻 나서지 못하고 몇몇은 제가 착각한 걸거라고 걔를 두둔하는 분위기더라고요.. 걔가 평소에 그런 이미지도 아니었고 오히려 조용하고 차분하고 진중?하다해야 하나 아무튼 그런 이미지라서 과에서 신뢰할만한 사람? 약간 그런 느낌으로 통해요. 그래서 다들 더 움츠리게 되는가봐요. 저는 제 후각을 믿으니까 당당히 말할 수 있지만 친구들 입장에선 만약 진짜 도둑이 아닌거면 진짜로 큰일나는 거니까요..
향수병 진짜 생각도 못했네요; 제가 가진 것들은 모두 제가 과외비 조금씩 모아서 사는 중저가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뚜껑이 거의 다 열려요. 그 펌프 부분이요. 가진 것 중 유일하게 비싼 건 성년의 날 때 부모님께 받은 샤넬 코코인데 그건 안 열려요. 그래서 전 그냥 되는 것도 있고 안 되는 것도 있나보다 하고 잊어버렸는데 댓님들 얘기 보고 그게 퍼뜩 생각났어요..! 제가 지금 당장 조말론 시향하러 백화점 갈 상황은 아니지만 샤넬도 안 열리는데 조말론도 안 열릴 것 같아요.
맘 같아선 걔 알바하는 카페 쳐들어가서 향수병 어케 딴거냐 따지고 싶은데 일단 확인먼저 할게요.
후기 올려달라는 분도 계신데 사이다 처럼 빅엿 먹이게 되면 쓸게요..ㅠㅠ 담주가 개강인데 그 전엔 걜 만날 계획이 없었고 또 의심하고 있는 것 때문에 서운한지(지가 왜 서운한지 아오) 데면데면 굴어서 안 만나줄 것 같거든요. 담주에 상황보고 얘기해 드릴게요. 응원 감사드려요ㅠㅠ
후기 안녕하세요. 사이다 먹이면 후기 남긴다고 말씀 드렸었는데 사실 사이다는 아니에요..ㅠㅎ 그래도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글을 남길게요.
월욜 개강때는 제 향수 안 뿌리고 온 것 같았어요. 남친이 새로 만들어준다는 거 일단 기다려봐라 하고 남친 향수만 살짝 덜어서 갖고 있었는데 말이에요. 근데 어제 거의 2학년들만 듣는 전공 때.. 뿌리고 온 것 같더라구요. 진짜 향이 확 풍겼어요. 설마설마 했는데 진짜 뿌리고 온 걸 보고 제가 더 긴장되는 거에요ㅠㅠ
다른 동기애들이 시원한 복숭아 냄새 난다고 막 장난치듯 걔 놀리는데 제가 표현은 잘 못하지만 아무튼 냄새 좋다는 뉘앙스였어요.
그걸 보고 있자니 진짜 너무 속이 상하는 거에요. 소분해서 들고 다니던 거 뿌리고 은근히 같은 향이라는거 어필할 생각도 있었는데 저렇게 화제가 되어 버리니까 그것도 꺼려지더라고요..
저도 제가 진짜 답답한 거 아는데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생각보다 많은 애들이 그 향에 관심을 가지니까 일단 이 일을 수면위로 올리면 진짜 개싸움 될 것 같고 설령 제가 제 걸 도로 되찾아도 계속 입방아에 오르내릴 것 같더라고요. 또 그 과정에서 저 욕하는 애들도 분명 생길 거구요.
그래도 오늘은 결판을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걔한테 이거 링크 보냈어요.
그리고 학관 앞 카페서 보자고 하고 가서 기다렸어요. 읽씹 당해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왔더라구요.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했어요.
니가 샀다는 조말론 뚜껑도 안 열리는 거 공병에 옮겨담은 방법과 이유 그리고 여권번호 쳐서 뜨는 구매내역, 니가 샀다는 그 제품 넘버, 이 세 가지 다 제시 할 수 없으면 내 향수 제자리에 돌려 놓으라고 둘 중 하나가 아니면 난 이 링크를 18학번 톡방에 올릴거라고 너나 나나 피 보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니가 너무 괘씸해서 난 하고야 말 거라고 만약 너가 저 세 개를 모두 제시할 수 있고 내가 매장가서 시향까지 하게 되면 정말 이 링크 톡방에 올려 공개 사과하고 내가 휴학하던지 죽은듯이 살던지 하겠다. 정말 학관 앞에서 무릎이라도 꿇겠다,
그랬더니 한 5분? 정도 말 없다가 점점 화가나는 표정을 짓더니 진짜 확 일어나서 가버렸어요.
그러더니 어제 4시 교양 끝나고 저희 건물로 돌아오니까 제 캐비넷 안에(락 안 걸어놔요) 제 향수를 넣어 놨더라고요. 기숙사가서 가져왔나봐요.
미안하다는 쪽지 어디 없나 하고 구석까지 찾아봤지만 향수만 덜렁 있었어요. 왠지 모르겠는데 허무한 마음이 들어서 눈물이 나는거에요ㅠㅠ
남친한텐 아직 얘기 안 했는데(저는 수공강 남친은 공강없음) 있다 저녁에 얘기 해야겠어요.
그리고 이 향수는 버릴거에요. 이미 과 애들이 너무 많이 알아버렸고 저나 남친이 커플로 뿌리고 다녔을 때의 그 이후 상황이 복잡해지는게 싫어서요. 대신 주말에 새로운 거 만들러 가자 해보려고요.
사이다는 아니에요. 그치만 방법 일러주시고 같이 지혜를 짜주신 분들이 너무 감사해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그 애는 이제 투명인간 취급 할거고 뇌가 있으면 제 앞에서 나대지는 않겠지요. 글 지우겠다는 얘기 안 했으니 까요.
첫댓글 물건 훔치고~머리는 띨띨하고~가지가지하네
댓글 때문에 자작 같애..
ㅋㅋㅋ근더ㅣ저정도면 과에서 꽤 유명한 cc인거 같은데 같은학과내에서 이미 퍼졌을거 같음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헉 요즘 신입생은 ^_^ 이런거 안써..?
헐 이미 졸업한 할맹인데 ^_^ 개많이씀.. 이것도 노화인가..
케바케인듯 20이 ㅇㅁㅇ쓰더라
내 사촌동생 16살인데도 씀...
어휴 왜 저러고 살까
저렇게 띨띨해서 도둑질은 어케햇대
도둑놈들이 왤케 많냐 나도 긱사살때 방언니가 내향수랑 티셔츠 훔쳐가놓고 그거 뿌리고 입고 다님; 무슨 싸팬줄
극혐
대단하다 진짜
미친 존나 뻔뻔하네
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