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77억 규모 '아시아 1호' 수익률 '제로'
최근 국제환율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은행권 환율연동상품 수익률이 '0%'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현재 만기도래하는 상품외에 새로운 환율연동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달러화 약세 기조속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은행이 판매했던 환율연동정기예금 상품 수익률이 기대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락형 상품을 내놓을 경우 수익률이 저조한 데다 상승형일 경우에도 고수익율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환율상품 판매를 아예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8월 2일부터 'KB FX플러스외화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현재 150억원 정도 모집된 상황이며 원/달러 환율이 무조건 하락해야만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상품별로 보면 3개월1일짜리는 2%범위내에서, 6개월1일짜리는 3% 범위내에서 하락해야만 최고 8%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상품출시 당시 원/달러 환율이 어느정도 예상됐었으나 11월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바람에 3개월1일짜리의 수익률은 0%가 돼 버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들어 하락폭이 줄어들었으나 2~3% 범위를 모두 벗어나 수익률을 올리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 현재 시점에서 환율이 2~3%범위내에서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입고객들이 소폭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향후 다른 환율연동상품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며 "다만 원/달러 옵션·스왑 상품 등을 적극 개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올해초 원금보장이 되는 유로/달러 환율 연동정기예금 상승형·안정형 등 2종을 판매했다.
상승형(35억원)은 6개월 만기(2005.1.13~7.11)로 지난 18일 현재 수익률은 0%이며 안정형(60억원)은 1년 만기(2005.1.13~2006.1.11) 상품으로 같은 기간 0.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원/달러 환율인 하락하고 있는 만큼 하락형으로 상품을 출시할 경우 예측방향이 정해져서 수익률이 많이 나오지 않을 우려가 있다"며 "따라서 당분간 환율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며 다양한 구조의 상품을 연구중"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2006년 2월 7일 만기(1년)상품인 위안화, 싱가폴·대만달러, 엔화, 원화 등 4개국 환율연동 아시아 1호를 77억원 규모로 모집했다.
이 상품은 달러대비 아시아 통화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로 1% 절상시 0.85%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10% 이상 상승하면 최고 8.5%의 수익률이 확정되지만 현재 수익률은 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달러대비 아시아 통화의 강세가 예상되는 데다 향후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며 "하지만 현재 시장변동성이 커진 만큼 상품 구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추가로 판매하기에는 부적절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의 '베스트 초이스 환율연동정기예금'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비해 하락폭을 크게 설정한 결과, 지난 22일 현재 4~9%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부터 16일까지 30억원을 판매했던 10차 상품의 경우 6개월짜리(0~6%이내 하락)는 4.18%, 환율이 ±30원이내 변동시 수익률이 확정되는 6개월짜리는 6%를 기록하고 있다.
환율이 ±50원이내 변동시 수익률이 결정되는 1년짜리는 9%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 1월 4일까지 40억원을 모집한 11차 상품은 환율이 ±30원이내 변동시 수익률이 확정되는 상품으로, 8.5%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환율연동예금 판매시 하락률을 보수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 이같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하지만 앞으로가 문제이기 때문에 시장에 안정되는 시점에 재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환율연동정기예금은 향후 환율 움직임(상승 또는 하락)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지는 상품으로, 대부분 은행권 판매상품들은 은행이 정해놓은 일정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아야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