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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atterhorn mountain sits on the border between Italy and Switzerland, near the area that will be changed
스위스와 이탈리아가 끝내 알프스 마터호른 주변에서 빙하가 녹아내린 탓에 국경선을 다시 그리기로 했다. 기후 변화가 이런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유럽 최고봉 중 하나인 마터호른 봉우리 아래 지역들이 영향을 받게 됐다. 유명한 스키 리조트들도 여럿 근처에 있다.
지금까지 두 나라 국경의 커다란 몫은 빙하 능선 선들이나 만년설 지역 등으로 구분됐는데 빙하가 녹으면서 자연스러운 경계들이 이동하게 됐고 끝내 두 나라가 국경을 재획정하기에 이르렀다.
스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국경선 재획정 합의를 승인했다. 아직 이탈리아는 같은 조치를 하지 않았다. 두 나라 합동 위원회는 지난해 5월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9월 공표된 통계에 따르면 스위스의 빙하는 지난해 총량의 4%를 잃어버려 2022년 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빙하 손실을 기록했다.
스위스 빙하 모니터링 네트워크(Glamos)는 매년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아주 따듯한 여름이 계속되고 2022년 겨울에 아주 적은 눈이 내려 이런 기록이 나왔다고 분석했다. 연구원들은 이런 날씨 양상이 계속되면 악화일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스는 국경 재획정이 두 나라의 경제적 이득에 부합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난 20일 밝혔다. 국경을 명확히 하는 일은 두 나라가 특정한 자연 구역들의 유지 관리 책임을 명확히 가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은 평원(Plateau) 로사, 카렐 산장(Carrel refuge), 그리고 곱바 디 롤린(Gobba di Rollin) 등 마터호른 근처, 체르마트를 포함한 유명 스키 리조트들에 가까운 곳이다. 정확한 국경 변경은 두 나라가 서명한 합의문이 공표된 뒤 실행될 것이다. 스위스는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한 승인 과정이 이탈리아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Glamos는 지구 온도가 파리 기후협약이 정한 1.5C 상승 목표 안에 있더라도 스위스 빙하 일부가 빠르게 녹아 보전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온실 가스를 감축하지 않고선 국경이 아닌 알레취 같은 더 큰 빙하들이 한 세대 안에 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렇듯 스위스 빙하가 급격히 녹아 줄어들면서 많은 것들이 밖으로 비져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도 마터호른 근처에서 인간 유해가 드러났는데 1986년 설종된 독일인 등반가의 것으로 확인됐다. 체르마트 위쪽 테오둘 빙하를 건너던 등반가들은 얼음 밖으로 등산화와 크램폰들이 나와 있는 것을 알아챘다.
2022년에는 1968년 알레취 빙하에 추락했던 비행기 동체 잔해가 밖으로 나왔다. 2014년에는 마터호른 위 산장에 보급품을 배달하다 뭔가 이상한 것을 눈여겨 본 헬리콥터 조종사에 의해 영국 등반가 조너선 콘빌의 시신이 발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