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란반정(撥亂反正)
난세를 다스려 질서 있는 세상을 회복한다는 뜻으로,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국면을 잘 다스려서 바른 상태를 회복한다는 말이다.
撥 : 다스릴 발
亂 : 어지러울 란
反 : 돌이킬 반(又/2)
正 : 바를 정
출전 :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춘추공양전(春秋公羊傳) 애공 십사년(哀公十四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공자(孔子; 君子)는 어찌하여 ‘춘추’를 지었는가? 난세를 평정하여 정상을 회복함에는 ‘춘추’보다 나은 것이 없다.
曰; 備矣! 君子曷為為春秋? 撥亂世, 反諸正, 莫近諸春秋.
반정(反正)이란 발란반정(撥亂反正)의 줄임말이다.
조선시대에 연산군(燕山君)이 나라를 어지럽히자 뜻있는 신하들이 몰아내고 그 아우인 중종을 임금으로 영입했고, 광해군(光海君)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자 몰아내고 그 조카인 인조를 임금으로 앉힌 두 번의 반정이 있었다.
단종 1년 계유(1453년)11월20일(임신)
노산군(魯山君)이 공신(功臣)을 거느리고 성북단(城北壇)에서 맹세하고 환궁(還宮)하여 길복(吉服)으로 경회루(慶會樓) 아래에서 음복(飮福)하였다.
그 서문(誓文)은 이러하였다. “유(維) 경태(景泰) 4년 세차(歲次) 계유(癸酉) 11월 삭(朔) 계축(癸丑) 20일 임신(壬申)에 조선 국왕(朝鮮國王) 신(臣)은 삼가 정난 공신(靖難功臣) 숙부(叔父) 영의정부사(領議政府事) 수양 대군(首陽大君), 좌의정 하동 부원군(河東府院君) 정인지(鄭麟趾), 우의정 서성 부원군(西城府院君) 한확(韓確), 운성 부원군(雲城府院君) 박종우(朴從愚), 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 연산군(延山君) 김효성(金孝誠), 의정부 좌찬성 견성군(甄城君) 이사철(李思哲) 등을 거느리고, 감히 천지 신기(天地神祈)와 종묘 사직(宗廟社稷), 산천 백신(山川百神)의 영(靈)에게 감히 밝게 고하나이다. (...)
숙부(叔父; 世祖)께서 능히 풍상(風霜)의 위세를 떨쳐 기미(幾微)를 밝게 알고 계책을 결정하여 군흉(群兇)을 전멸하고, 또한 충의(忠義)의 신하가 있어 몸을 잊고 나라를 위하여 서로 함께 모책(謀策)을 돕고 힘을 다하여, 호흡지간(呼吸之間)에 대악(大惡)을 숙청(肅淸)하고 발란반정(撥亂反正)하여 과궁(寡躬)을 한위(桿衛)하고 왕실(王室)을 재조(再造)하였습니다. (...)”
중종 4년 기사(1509년) 8월28일(무자)
조강에 나아가 춘추(春秋)의 강론을 마쳤다.
시독관(侍讀官) 홍언필(洪彦弼)이 아뢰기를, “사마천(司馬遷)의 말이, ‘임금된 이는 춘추를 알지 못해서는 안된다.’ 하였는데 춘추는 발란반정(撥亂反正)한 글로서, 상(賞)주고 벌주는 큰 권한을 가지고 난신(亂臣)들을 죄주고 적자(賊子)를 토멸(討滅)한 것이니, 만세의 명분을 바로잡음이 이 글과 같은 것이 없습니다. 주자(朱子)가 강목(綱目)을 저술할 때에도 그 쓰는 방법이 모두 이 뜻을 조술(祖述)하였으니, 전하께서도 옳음과 그름, 사특함과 바름의 분간에 있어서나, 상과 벌의 권장과 징계의 도리에 있어서 다시 더 체념하여 보소서.”
인조 1년 계해(1623년) 9월25일(임자)
간원이 아뢰기를, “성상께서 발란반정(撥亂反正)하셨으므로 종묘 사직이 다시 안정되었으니 과거를 실시하여 선비를 뽑는 것은 곧 이 경사를 팔방이 다 함께 누리자는 성대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중외의 고관이 시험을 보이는 조정의 지극한 뜻을 법받지 않고 지난날의 폐습을 그대로 답습하여 배경이 있는 자는 재주가 없어도 입격이 되고 형세가 약한 자는 재주가 있어도 낙방하게 되었습니다. 사정을 둔 시관은 이미 죄벌을 내렸으나 불법으로 절취한 거자는 사정(査正)할 길이 없으니 이번의 방(榜)은 결코 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증광 감시(增廣監試) 회시와 문과 초시를 모두 파하소서.”
⏹ 발란반정(撥亂反正)
유득공(柳得恭)이 발해고(渤海考)를 쓴 것은 그의 나이 37세 되던 해인 1784년이었다. 당시 그가 검서관(檢書官)에서 물러나 포천현감으로 일하던 때다.
잘 알려진 것처럼, 유득공은 홍대용, 박지원, 이덕무, 이서구 등 당대 최고의 지식인과 교유하면서 그 명민함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시기 여러 지식인은 북방 지역의 역사와 지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일찍이 여러 벗과 여행하면서 우리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했으며, 그러한 관심과 지식을 바탕으로 이십일도회고시(二十一都懷古詩)라는 책을 썼다.
여기서도 북방 지역에 대한 역사적 관심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박지원 역시 그의 열하일기에서 조선의 선비들이 역사에 대해 무지한 탓에 북방의 넓은 영토를 앉은 자리에서 잃어 버렸노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들의 생각이 가장 잘 집약된 책이 바로 유득공의 발해고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발해국에 대한 일종의 개론서 성격을 띤 역사서다. 그의 책이 나옴으로써 비로소 발해는 우리의 역사 속에 당당한 일원으로 들어오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라는 이름으로 기록된 인류의 기억
유득공은 발해고의 서문에서 이렇게 갈파한 적이 있다. 고려가 만약 발해의 역사를 빨리 편찬한 뒤 “왜 우리 발해 땅을 돌려주지 않는가? 발해 땅은 바로 고구려 땅이다”라고 여진족을 꾸짖은 뒤 장군 한 명을 보내서 그 땅을 수습했다면 아마도 토문강 북쪽의 광대한 땅을 우리가 소유할 수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역사를 쓰지 않는 바람에 토문강 북쪽과 압록강 서쪽이 결국 누구의 소유인지 불분명해졌고, 끝내 고려의 국력이 약해지게 되었다고 했다.
인간은 수많은 기억으로 구성되어 있는 존재가 아닐까.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엄청난 수의 세포가 생멸(生滅)을 거듭하면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나는 조금 전의 나와 전혀 다른 존재라 할 수도 있다.
굳이 불교의 심오한 교리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세상 만물은 늘 변화하기 때문에 그 존재를 완벽하게 보존하면서 시간을 극복하는 것은 없다.
흘러가는 물을 되돌릴 수 없듯이, 흘러간 시간을 잡을 수 없듯이, 우리도 세상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심지어 성형을 하거나 불의의 사고로 다친 몸을 다른 사람의 피부나 장기로 이식하는 경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달라진 사람을 달라지기 이전에 존재했던 사람과 같은 인물이라고 인정할 수 있을까?
좀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자. ‘나’를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일까? 바로 기억이다. 동일한 기억을 공유한다면 우리는 그 존재를 일종의 연속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하고 동일한 존재로 인정하게 된다.
내가 10년 전의 나와 같은 인물이라는 것, 20년 만에 만난 동창을 내가 알고 있던 옛날의 그 동창생과 같은 인물이라고 인정하는 것, 그것은 모두 공유하고 있는 기억 때문이다.
기억에 의해 유지되는 것을 동일성이라고 한다면, 그 동일성에 의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을 극복하는 실마리를 마련한다. 잠시 이 세상에서 살다가는 일회적 인생이지만, 인간은 내가 남긴 행적들이 수많은 사람의 기억으로 남는 덕분에 일회적인 시간을 넘어서 영원히 살아있게 된다.
인류의 기억이 지금까지 축적되어 역사를 만든다. 물론 모든 기억이 역사로 모여드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억들은 흔적없이 사라지기도 하고 어떤 기억들은 왜곡 혹은 재구성되기도 한다. 주목받지 못하던 기억이 어떤 계기를 만나 중요한 기억으로 재해석되기도 한다.
한 사람의 기억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의 처지나 생각의 변화를 따라 수시로 재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그와 마찬가지로 역사도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재구성되고 재해석되기도 한다. 하나의 사실이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보면 그 시대 사람들이 자신의 시대를 어떻게 대면하려 하는지 엿볼 수 있다.
요즘 중·고등학교에서 우리 역사를 가르치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해방 이후 국사(國史)는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누구나 배웠다. 게다가 공무원 시험에는 그 직급에 관계없이 국사가 필 과목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이 과목은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미명 아래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중·고등학교는 물론 공무원 시험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버린 국사는, 일부 영역에서 선택 과목 중의 하나로 궁색하고 민망한 모습으로 남아있다. 물론 국사가 사라진 배경에는 여러 가지 사회적·역사적 맥락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국사 과목이 원래의 목적과는 다르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이용된다고 해서 그것을 없애는 것만이 능사였을까? 자신의 기억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집단이 어떻게 자기 정체성을 확보할 것인가?
우리 조상들이 살아왔던 과거의 기억을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의식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
발란반정(撥亂反正)
난세를 다스려 질서 있는 세상을 회복하다
지금 이 시대에 우리의 역사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될 수 있다. 보수든 진보든 중도든 제 나름의 역사관에 따라 과거의 역사를 해석하고 구성하는 작업을 활발히 하는 한편 서로 날카롭고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전제는 역사 공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시대는 그 전제를 잊고 살아온 것처럼 보인다. 젊은 세대가 우리 역사에 얼마나 무지한 상태인지 자못 비장한 어조로 보도하면서 역사 교육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언론들은 과연 그 전제를 잊게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우리 교육 현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얼마나 한심한 작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국어보다 영어 수업이 더 많은 나라, 값진 체험이라며 해외여행을 마구 보내지만 정작 우리 역사를 돌아보는 여행에는 인색한 나라, 과연 정상적인 것인가?
고구려를 제대로 모르니 중국의 동북공정이 어떤 문제점을 갖고 있는지 어찌 알겠으며, 일제강점기의 근대사를 제대로 모르니 독도가 왜 문제인지 어찌 알겠는가?
발란반정(撥亂反正)이라는 말이 있다.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국면을 잘 다스려서 바른 상태를 회복한다는 뜻이다.
여러 곳에 나오는 말인데, 특히 춘추공양전고증(春秋公羊傳考證)(권28)에 의하면, 공자가 역사서인 춘추를 지은 뜻은 바로 역사를 통해 어지러운 현실을 올바르게 돌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현실이 어렵더라도 역사를 읽는 민족과 나라는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 撥(다스릴 발)은 형성문자로 拨(발)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發(발)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撥(발)은 ①다스리다 ②제거하다 ③휘다 ④치켜들다 ⑤가지고 놀다 ⑥파내다 ⑦일으키다 ⑧빚다 ⑨휘저어 뒤섞다 ⑩현악기를 타다 ⑪배를 젓다 ⑫방패(防牌) ⑬활(현악기의 줄을 켜는 도구) ⑭상여(喪輿) 줄(관棺을 끄는 줄) ⑮배 ⑯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리(厘), 다스릴 섭(攝),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 지날 경(經), 다스릴 할(轄), 다스릴 리(釐)이다. 용례로는 근심 걱정을 없애 버림을 발민(撥憫), 물방울을 뿜어냄을 발포(撥泡),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여 잘 다스림을 발란(撥亂), 발을 침 또는 발을 치는 일을 발렴(撥簾), 관아에서 문건을 발행하여 내어 줌을 발하(撥下), 역마를 급히 몰아 중요 공문서를 전달하는 군졸을 발군(撥軍), 공문을 파발을 이용하여 전달함을 발전(撥傳), 발군이 교대하거나 말을 갈아 타는 역참을 발참(撥站), 반향하여 받아 들이지 아니함을 반발(反撥), 발라 냄이나 꼬집어 냄을 척발(剔撥), 돈이나 곡식 따위를 다른 데로 돌려 쓰기 위하여 일부를 덜어 냄을 획발(劃撥), 어지러운 세상을 바로 잡아 일으켜 다스림을 흥발(興撥), 일정한 수량에서 일부를 덜어 냄을 제발(除撥), 돈이나 곡식 같은 것을 일정한 액수나 분량 이외에 더 내어 주던 일을 가발(加撥), 공문을 급히 보내기 위하여 마련한 역참을 파발(擺撥), 조보朝報를 발행하기에 앞서 그 중요한 사항을 먼저 뽑아서 베껴 도르던 일을 분발(分撥), 적의 동정이나 형편을 전하는 파발을 당발(唐撥), 파발이 중로의 역참에 들려 말을 바꾸어 타지 아니하고 곧바로 달려감을 직발(直撥), 군사나 장정을 징발하여 정돈함을 첨발(簽撥), 반발하는 힘을 반발력(反撥力), 반발하는 마음을 반발심(反撥心), 반발하는 것을 반발적(反撥的), 보리 이삭을 뽑고 마른 나무를 벤다는 뜻으로 아주 손쉬운 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발풍진고(撥麷振枯), 난리를 평정하여 질서 있는 세상을 회복함을 발란반정(撥亂反正) 등에 쓰인다.
▶️ 亂(어지러울 란/난)은 ❶형성문자로 乨(란), 乱(란), 釠(란)은 통자(通字), 乱(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새 을(乙=乚; 초목이 자라나는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란(실패에 감긴 실의 상하에 손을 대고 푸는 모양으로 일이 어지러움)으로 이루어졌다. 얽힌 것을 바로잡는 일로, 나중에 얽힌다는 뜻으로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亂자는 '어지럽다'나 '손상시키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亂자는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과 乙(새 을)자가 결합한 것이다. (난)자는 엉킨 실타래를 손으로 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금문까지만 하더라도 '어지럽다'는 뜻으로 쓰였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乙자가 더해지면서 도구를 이용해 실타래를 푸는 모습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亂(란)은 ①어지럽다 ②어지럽히다, 손상시키다 ③다스리다 ④음란하다, 간음하다 ⑤무도하다, 포악하다 ⑥물을 건너다 ⑦가득 차다, 널리 퍼지다 ⑧난리(亂離), 반란(叛亂) ⑨위해(危害), 재앙(災殃) ⑩음행(淫行), 음란(淫亂)한 행위 ⑪버릇없는 행동 ⑫풍류(風流), 악장(樂章) ⑬요지(要旨) ⑭함부로, 마구잡이로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다스릴 치(治), 다스릴 리(理)이다. 용례로는 전쟁이나 재해 등으로 세상이 소란하고 질서가 어지러워진 상태를 난리(亂離), 어지럽게 마구 추는 춤을 난무(亂舞), 총이나 활 따위를 함부로 쏘는 것을 난사(亂射), 이리저리 흩어져서 질서나 체계가 서지 않는 일을 난맥(亂脈), 질서없이 여기 저기서 마구 나서는 것을 난립(亂立), 몹시 거칠고 사나움을 난폭(亂暴), 어지러운 판국을 난국(亂局),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가는 것을 난입(亂入), 공기나 물의 불규칙한 흐름을 난류(亂流),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어지럽고 수선스러움을 난잡(亂雜), 질서를 어지럽히며 마구 행동하는 것 또는 그런 행동을 난동(亂動), 조화나 정상을 잃은 흐트러진 상태를 난조(亂調), 마구 때림을 난타(亂打), 어지러워 살기가 힘든 세상을 난세(亂世), 세상이 어지러운 때를 난시(亂時), 양편이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난투(亂鬪),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시끄럽고 어지러움을 요란(搖亂), 뒤흔들어서 어지럽게 함을 교란(攪亂), 음탕하고 난잡함을 음란(淫亂), 야단스럽고 시끄러움을 소란(騷亂), 도덕이나 질서나 규칙 등이 어지러움을 문란(紊亂), 크게 어지러움이나 큰 난리를 대란(大亂), 마음이 어둡고 어지러움을 혼란(昏亂), 어수선하고 떠들썩함을 분란(紛亂), 왜인이 일으킨 난리를 왜란(倭亂), 사변으로 일어난 소란을 변란(變亂), 나라 안에서 정권을 차지하려고 싸움을 벌이는 난리나 반란을 내란(內亂),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 또는 불충한 무리를 일컫는 말을 난신적자(亂臣賊子), 한 오라기의 실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질서나 체계 따위가 잘 잡혀 있어서 조금도 흐트러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일사불란(一絲不亂), 같은 패 안에서 일어나는 싸움을 일컫는 말을 자중지란(自中之亂), 헝클어진 삼을 잘 드는 칼로 자른다는 뜻으로 복잡하게 얽힌 사물이나 비꼬인 문제들을 솜씨 있고 바르게 처리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쾌도난마(快刀亂麻), 마음이 번거롭고 뜻이 어지럽다는 뜻으로 의지가 뒤흔들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심번의란(心煩意亂) 등에 쓰인다.
▶️ 反(돌이킬 반/돌아올 반, 어려울 번, 삼갈 판)은 ❶회의문자로 仮(반)과 동자(同字)이다. 又(우)는 손을, 厂(엄)은 언덕의 뜻으로 뒤엎는다 또는 반대(反對)를 뜻한다. 비탈진 지형은 정상이 아니므로 반대를 의미한다. 反(반)은 위에서 덮는데 대하여 밑으로부터도 뒤덮는 일, 그 양쪽을 합하면 반복이란 말이 된다. 또 손바닥을 뒤집다, 배반하다, 돌아오다, 돌아보다 따위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反자는 ‘되돌아오다’나 ‘뒤집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反자는 厂(기슭 엄)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厂자는 산기슭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추상적인 물건으로 응용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反자를 보면 손으로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어떠한 물건을 손으로 뒤집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反자는 ‘뒤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배반하다’나 ‘반역하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反(반)은 변증법(辨證法)의 정(正), 반(反), 합(合)의 세 가지 계기 가운데에서 부정(否定)을 뜻하는 계기나 반립(反立)의 뜻으로 ①돌이키다 ②돌아오다, 되돌아가다 ③되풀이하다, 반복하다 ④뒤집다, 뒤엎다 ⑤배반하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어긋나다 ⑦반대하다 ⑧물러나다, 후퇴하다 ⑨보복하다, 앙갚음하다 ⑩되돌아보다, 반성하다 ⑪꾸짖다, 나무라다 ⑫보답하다, 되갚음하다 ⑬바꾸다, 고치다 ⑭죄를 가벼이 하다 ⑮휘다 ⑯구르다, 뒤척이다 ⑰기울다 ⑱튀기다 ⑲생각하다, 유추(類推)하다 ⑳대답하다 ㉑기인(起因)하다 ㉒모반(謀叛), 반역(反逆) ㉓번(횟수를 세는 단위) ㉔반대로, 도리어 ㉕더한층, 더욱더 그리고 ⓐ어렵다, 곤란하다(번) 그리고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조심하다(판) ㉡팔다(판)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도울 찬(贊)이다. 용례로는 공산주의를 반대함을 반공(反共), 반대로 움직임을 반동(反動),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두 사물이 맞서 있는 상태 또는 어떤 의견이나 제안 등에 찬성하지 않음을 반대(反對),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반사하여 비침을 반영(反映), 반대하거나 반항하여 품는 나쁜 감정을 반감(反感),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자극이나 작용에 대응하여 일어남을 반응(反應), 전쟁을 반대함을 반전(反戰), 쳐들어 오는 적을 되받아 공격함을 반격(反擊), 상대방에 반대하여 대들음을 반항(反抗),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행동이나 표시를 반기(反旗),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잘못이나 허물이 없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반성(反省), 반대되는 뜻을 반의(反意), 손님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반객위주(反客爲主),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반구제기(反求諸己),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는 눈으로 봄을 반목질시(反目嫉視),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반복무상(反覆無常), 도리어 처음 만 같지 못함이라는 반불여초(反不如初), 남에게 재앙이 가게 하려다가 도리어 재앙을 받음을 반수기앙(反受其殃),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해어진 초라한 모습으로 한데서 잠을 반수발사(反首拔舍),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반수불수(反水不收) 등에 쓰인다.
▶️ 正(바를 정/정월 정)은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正자는 ‘바르다’나 ‘정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正자에서 말하는 ‘바르다’라는 것은 ‘옳을 일’이라는 뜻이다. 正자는 止(발 지)자에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正자를 보면 止자 앞에 네모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城)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正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正자는 성을 정복하러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正자는 자신들이 적을 정벌하러 가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미에서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正(정)은 (1)옳은 길 올바른 일 (2)부(副)에 대하여 그 주됨을 보이는 말 (3)종(從)에 대하여 한 자리 높은 품계를 나타내는 말 품수(品數) 위에 붙어 종과 구별됨. 정1품(正一品)으로 부터 정9품(正九品)까지 있었음 (4)조선시대 때 상서원(尙瑞院), 사역원(司譯阮), 봉상시(奉常寺), 내의원(內醫院), 내자시(內資寺) 등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 (5)조선시대 때 세자의 중증손(衆曾孫), 대군의 중손(衆孫), 왕자군(王子君)의 중자(衆子) 등에게 주던 작호(爵號)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임 (6)고려 때 전농시(典農寺), 서운관(書雲觀), 사의서(司醫署), 내알사(內謁司), 사복시(司僕寺)의 으뜸 벼슬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에서 정4품(正四品)까지 (7)신라 때 상사서(賞賜署), 대도서(大道署)의 으뜸 벼슬 35대 경덕왕(景德王) 때 대정(大正)을 고친 이름으로 뒤에 다시 대정으로 고침 (8)정립(定立) (9)정수(正數) 플러스(Plus) 등의 뜻으로 ①바르다 ②정당하다, 바람직하다 ③올바르다, 정직하다 ④바로잡다 ⑤서로 같다 ⑥다스리다 ⑦결정하다 ⑧순일하다, 순수하다 ⑨자리에 오르다 ⑩말리다, 제지하다 ⑪정벌하다 ⑫관장(官長: 시골 백성이 고을 원을 높여 이르던 말) ⑬정실(正室), 본처(本妻) ⑭맏아들, 적장자(嫡長子) ⑮본(本), 정(正), 주(主)가 되는 것 ⑯정사(政事), 정치(政治) ⑰증거(證據), 증빙(證憑) ⑱상례(常例), 준칙(準則), 표준(標準) ⑲처음 ⑳정월(正月) ㉑과녁, 정곡(正鵠: 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 ㉒세금(稅金) ㉓노역(勞役), 부역(負役) ㉔네모 ㉕군대 편제(編制) 단위 ㉖바로, 막, 때마침 ㉗가운데 ㉘가령, 설혹, ~하더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광(匡), 바로잡을 독(董), 곧을 직(直),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위(僞), 버금 부(副), 돌이킬 반(反),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그르칠 오(誤)이다. 용례로는 어떤 기준이나 사실에 잘못됨이나 어긋남이 없이 바르게 맞는 상태에 있는 것을 정확(正確),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바르고 옳음을 정당(正當),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올바른 길을 정도(正道), 꼭 마주 보이는 편을 정면(正面), 옳은 답이나 바른 답을 정답(正答), 일정한 격식이나 의식을 정식(正式), 본래의 형체를 정체(正體), 진짜이거나 온전한 물품을 정품(正品), 엄하고 바름을 엄정(嚴正), 옳지 않음이나 바르지 않음을 부정(不正),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서 고침을 수정(修正),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거짓이 없이 참을 진정(眞正), 잘못을 고쳐서 바로 잡음을 정정(訂正),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침을 개정(改正), 태도나 처지가 바르고 떳떳함을 정정당당(正正堂堂), 소나무는 정월에 대나무는 오월에 옮겨 심어야 잘 산다는 말을 정송오죽(正松五竹),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단정하게 앉음을 정금단좌(正襟端坐), 마음을 가다듬어 배워 익히는 데 힘씀을 정심공부(正心工夫),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정성스레 함을 정심성의(正心誠意)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