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6일 한국석유공사와 동해 석유가스전 개발사업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양측 모두 그 만큼 필요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울산시는 이전부터 세계적 에너지 집약 도시를 꿈꿔왔다. 울산 앞 먼바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쏟아지면 꿈이 현실로 바뀐다. 석유공사도 울산시의 협조가 필요하다. 시추 현장에 필요한 자재, 보조 설비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광역도시는 인근에서 울산뿐이다. 이런 상호 필요성이 사업 협력 협약을 체결하도록 만들었다.
동해 심해 대왕고래 구조에서 석유와 천연가스가 발견돼 상업성이 인정되면 울산시는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매장 추정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장 추정량이 실제 생신으로 이어질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에너지 산업 지형도가 크게 뒤바뀐다. 또 추정량을 금액으로 따지면 1조 4천억 달러(우리 돈 1,930조원)에 달한다. 이런 재원의 일부만 울산시로 흘러 들어와도 그에서 비롯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심해 자원 탐사는 오랜 기간이 걸린다. 따라서 시추에 필요한 것도 한둘이 아닐 것이다. 오랜 기간 작업을 하다 보면 시추선에 보완 자재도 필요할 것이고 시추 설비도 정비해야 한다. 이런 필요 요건을 가장 가까이서 갖추고 있는 곳이 울산이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최대 해양 설비 산업체다. 시추선이 정비할 곳이 바로 코 앞에 있는 셈이다. 석유와 가스 생산이 상업화 될 경우, 이런 자원을 보관 처리할 수 있는 설비가 갖춰져 있는 곳도 울산시가 유일하다. 울산 석유화학업체는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다. 당연히 지역 관련 업체들이 다른 지역보다 먼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울산시가 갖추고 있었던 제조업 위주 산업구도가 이 사업으로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울산에 지사를 설립하고 관련 외국인들이 거주하면 유럽이나 미주에서 볼 수 있었던 이국적 모습이 울산에서 그대로 재현된다. 또 에너지 집약 도시에 투자하는 국내 업체들이 너도나도 이쪽으로 몰려올 것이다. 지난 1960년대 초반 울산시가 특정 공업지구로 지정된 뒤 하루가 멀다고 공장들이 들어섰던 당시를 방불케 할 게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