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하나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고개가 돌아간 채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굳어있는
황제를 비롯해 자신의 손을 움츠리는 율, 그리고 리안국과 천안국 사람들 모두 서로의 눈
치만 보고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황제의 입에서 비소가 터져나왔다.
" 하‥, 네가 꽤 당돌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
" ........... "
" 이건 ‥ 네 주제파악을 잘못한거다. "
곧 황제의 무섭도록 시린 눈빛과 율의 눈빛이 마주쳤다. 율은 자신도 모르게 떨리는 손을
순백의 혼례복 안에 숨기느라 애쓰고 있었다. 하지만 결코 물러서지는 않았다.
황제의 눈빛을 피할 수 없었다. 그건 자신에게 너무나도 모욕적인 일이었다.
" ...........!! "
" 이율, 똑똑히 들어. "
황제가 자신의 눈과 율의 눈을 더욱더 가까이 마주하며 율의 멱살을 움켜잡았다.
그 모습에 천안국 황제는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긴장한 채로 그들을 바
라보았고, 천안국 황후는 조심스레 천안국 황제의 옷깃을 쥐었다.
" 난 인내심이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냐. "
" ........... "
" .. 네게 두번은 없어. "
그 후 잠시동안 율의 눈을 쳐다보던 황제는 거칠게 율의 옷깃을 놓았다.
" 오늘 혼례는 여기서 그만 두도록하지.
당돌하신 황후 덕분에, 내 기분은 극도로 가라앉아 버렸으니까. "
말을 마치자 마자, 황제는 다소 급한 걸음으로 혼례장을 빠져나갔다. 그와 동시에
혼례장은 다시 어수선해졌다. 몇몇 궁녀들은 율을 손가락질하며 웅성거렸다.
황제의 뒷모습이 어느정도 멀어지자, 율은 그제서야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하’하고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대소신료들은 매우 심각한 표정이었다. 이때까지 혼례가
도중에 파해진 적은 이번이 처음인데다, 그것도 황제가 혼례장을 먼저 빠져나가
버리다니.
" ........ 황궁생활이... 그리 쉽진 않겠군요.
게다가 오늘은, 황후마마께서 황제폐하를 직접 찾아가야 하시니 말입니다. "
" .......!!! "
" 그럼 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그리고, 혼례가 파해진건.. 정말 유감입니다. "
그런데 그때, 궁녀를 제법 많이 거느린 후궁 한명이 율 옆을 지나가며 말했다.
그녀는 후궁들 중에선 으뜸가는 권력가였고, 총애받는 후궁인 려은이었다.
다소 가시가 돋힌 말투로 말을 마친 려은은 율에게 짧게 고개를 숙이고는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려은의 말에 율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다.
리안국 황실 전통 혼례 관습. 혼례날은 황후가 단장을 하고 직접 황제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
" 이제 가셔야 합니다. "
"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나요. "
" ...... 이미 반시진이 넘었습니다. "
율은 씁쓸한 표정으로 자신의 처소인 후연궁을 나섰다. 그녀의 뒤엔 그녀의 전속 유상궁과
궁녀들이 뒤따랐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때마다 커지는 두려움과 왠지모를 불안감에
율은 애써 침착하려 노력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황제에게로 가는 길. 그는 분명 오늘
혼례장에서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 뻔했다. 율은 자신이 없었다. 혼례장에서처럼
그의 시린 눈빛을 마주할 자신이.
" 여인들은 ‥ 자신의 혼례날에 가장 행복하다던데... "
" ......... "
" 어렸을때부터 궁녀들 사이에서 그렇게 들어왔어요.
일생 중에서 가장 행복한 날, 얼마나 황홀할지 기대도 많이 했구요. "
" ......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지요, 마마. "
" ...... 그래요.
난 지금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
그 뒤로 율은 말을 이을 수 없었다. 코끝이 점점 아려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점점 시야에 들어오는 황제의 처소를 바라보며 말이다.
" ......... 마마? "
" ..........!!!!! "
" 마마, 왜그러십니까.
혹시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 "
" 잠깐, 잠깐만요. "
" 네? "
문이 활짝 열려있어 내부가 훤하게 보이는 황제의 처소 앞, 유상궁이 내관에게
율이 왔음을 아뢰라는 말을 하기 전에 율은 자신의 시야에 들어오는 모습에 앞으로
내딛으려던 오른발을 멈칫했다.
" 천안국 황제께서 무슨일이십니까. "
" ......... "
" 설마 사위에게 덕담이라도 한마디 하시려고 오신건 아닐테구요. "
" .......... "
율의 아버지, 천안국 황제가 황제의 처소안에서 황제와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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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멘 남겨주신,
오렌지렌지냥
류나 레온
우리ㅇl쀼게살..
딱걸렸네
노란유리별
은월 휼
모두들 쌩유베리감사해요!!! ☆☆☆
첫댓글 ㅋㅋ 조회수가 0일 때 읽었네요.. 정말 재밌어요~ 성실연재 부탁!!
헤헤 혹시나 해서 들어와 밨는데 >,< 꺄하-- 재밌어요^^
재밌어요 ~~성실연재하셔야되요 !! ~~ 담편기대 ><
악 내용이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 담부터 쫌 길게 써주셔용
나도 쌩유베리감사 ㅇㅅㅇ 길게 건필하삼~~!
너무 짧아요!! 쫌 길게 써주세용 헤헤 점점 흥미진진. ㅎㅎ
재밋을듯.유후~ㅋㅋ 근데 쫌만 더 길게 해주시면 안되나요?ㅜㅜ
꺄앗, 얼른 다음편 써주세요! >0<
와 ~ 재밋네요 ㅎㅎ 내용이 쫌만 더 길엇으면 좋겟어요 ㅎㅎ 성실연재와 건필하십쇼 +_+
진짜 재밌구요 한편에 내용이 쬼 많았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