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수도권 전철 지하화’ 40조 공약 추진… 당내 “총선용 포퓰리즘”
철도 지상구간-GTX 노선 포함
이재명 내주 직접 발표 계획
당내서도 “재원 계획없는 재탕”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4.1.23./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전철 지상 구간 지하화를 총선 공약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추정 사업비가 40조 원에 이르는 ‘메가 개발 공약’으로, 수도권 민심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당내에서조차 ‘총선용 포퓰리즘 공약’이란 지적이 나온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다음 주중 직접 지하화 대상 구간 현장을 찾아 수도권 도심을 지나는 철도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대표 일정을 최종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서울과 경기, 인천 지역의 지상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비롯해 경인선과 경의중앙선, 경원선 등 모든 철도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철도 지하화를 꾸준히 추진해왔다. 민주당이 발의한 ‘철도 지하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고 철도가 있던 지상 용지를 개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만들고 철도 지하화 사업 대상으로 선정될 경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정책위는 18일 서울시당, 경기도당, 인천시당 등과 함께 ‘철도지하화토론회’도 개최했다. 이 대표는 토론회에 보낸 서면 메시지를 통해 “철도 지하화를 통해 노후 시설을 개선하고 부족한 도심공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진 만큼 효과와 제고방안을 신속히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토론회에서 경부선 서울∼군포∼당정 구간을 포함해 경원선 청량리∼도봉산 구간, 경의선 서울∼수색 구간 등 수도권 5개 전철 지상 구간을 지하화하는 사업비용만 약 39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해당 안에 포함되지 않은 전철과 GTX 등을 포함하면 사업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수도권 과밀화 해소 방안 차원에서 철도 지하화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다만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공허한 약속을 던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도 “수도권 철도 지하화는 대형 선거 때마다 꺼내 드는 ‘사골 공약’”이라며 “야당이라고 해서 ‘던지고 보자’는 식의 무책임한 공약을 던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강성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