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의혹’ 김성태 쌍방울 前회장 보석 석방
이화영 선고, 내달 이후로 밀릴듯
800만 달러(약 106억 원) 대북 송금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됐다.
수원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신진우)는 23일 김 전 회장이 신청한 보석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보증금 1억 원(보석보증보험증권으로 갈음)과 실시간 위치추적장치 부착을 조건으로 달았다. 김 전 회장 측은 사건 관계인을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 등이 담긴 의견서를 재판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를 피해 2022년 5월 해외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싱가포르에서 체포돼 구속됐다. 검찰은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 전 회장을 기소했고, 형사소송법상 구속 기한(6개월) 만료가 임박한 지난해 7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이어 법원이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했는데, 다음 달이면 구속 기한이 만료될 예정이었다.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수감 중)도 보석으로 풀려났다.
한편 대북 송금을 쌍방울과 공모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는 다음 달 법원 인사 후 새 재판부가 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 재판부는 30일 신모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증인 신문과 검찰서증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같은 날 변호인 측 서증조사까지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보통 증인 신문과 서증조사, 피고인 신문, 검찰 구형 등을 거친 다음 선고가 이뤄지는데, 30일 서증조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1심 선고는 더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법원 인사가 단행되면 새 재판부가 재판 기록을 다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종민 기자, 구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