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4일 남원에서 모내기가 있었다.
목포에 사는 막내 시동생이 서둘러서
형들을 불렀다.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의 일손을 거들어드리자는 취지.
주일엔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매번 망설이던 우리 부부.
왠지 올해엔 내려가 봐야 할 듯...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요일날 회사 나가야 된다는 남편에게
"그럼, 나 혼자 도현이(막내) 데리고 다녀올게요."
"그래? 그럼 나도 얘기하고 같이가자. 6일날 근무하지 뭐.."
"그럴래요.. 알았어요. 일찍 끝내고 오세요."
남편은 3일 토요일도 7시까지 근무하고 오자마자
남원으로 출발... 가는 도중 여산휴계소에서 라면 함께 묵고
도착한 시각 11시 30분.. 길이 좋아지다보니 이렇게 빨리 갔다.
아침 일찍 남자들 무장(무릎까지오는 장화, 토시, 챙 넓은 모자)을 하고
아낙들은 집에서 부엌일에 바쁘다.
아침 새참엔 부침개를 하고 떡을 찌고.. 커피를 타서 나갔다.
다행이 햇님이 살짝 숨어주셨다.(오전만)
점심도 시간이 아깝다고 밥을 해가지고 오란다.
된장국 끓이고 상치 씻고 김치 담고 여자 셋이서 ....
바로 밑에 동서가 일은 참 잘한다. 난 그냥 들러리만 했다.
손도 목도 허리도 편치 않은 상태라.. 동서가 밥해서 머리에
이고 나갔다.. 참 고마운 동서다.
막내동서는 교통사고로 다리에 힘을 못 쓴다. 수술한 상태라서..
오후 새참을 준비한다.
국수를 삶아 물국수와 비빔국수 두 가지를 해서 나간다.
논두렁엔 이름모를 들꽃들이 방긋방긋 웃어주고
(거의 들꽃에 맘을 빼앗기고 왔다.ㅎㅎㅎ 며느리 맞나몰라..)
새참 먹고 돌아오는 길.. 밑에 동서는 다 드신 그릇 머리에 이고
집으로 가고, 철부지 나와 막내동서.. 오디를 탐색하러 뽕나무에 붙었다.
어린시절 생각하며 열심히 따냈다.
저 위에 있는 오디가 자꾸 불렀다.
그래서 잡아 늘였더니, 찌익~~~~~~~~ 가지가 부러졌다.
미안혀.. 뽕나무여.. 오디 가득 따와 집에 놀던 어린 아이들의
간식거리로 거뜬히 구실을 한다.
남편은 힘들게 일을 하고 난, 이렇게 놀면서 하루를 보내고 왔다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편하단다. 우리 낭군이
천사같은 낭군.. 행복이다. 그래서 웃음을 멈출 수 없다.
님들~~ 사랑하며 살아요..
거리에 있는 들꽃들도 웃어주잖아요.
많이 히들죠?
그래도 버텨야해요.
묵묵히 견디는 나무들이 보고 있잖아요.
첫댓글 김치 얹어서 국수 한그릇 ~~후르륵~~쩝` 보기만 해도 군침이 ^^~~~~~~~
시골 풍경의 스케치...........그림이 넘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저도 시골 다녀왔는데 모심기가 한창이지요^^ 늘 행복하세요
지금 시골은 채마밭의 식물들 쑥쑥 잘도 자라나고 있지요.. 뽕나무의 오디가 까맣게 익어가고 나무을 잡아당겨 몇 개 따먹고 싶지요.. 아!~여전히 달콤함이 좋지요..긴호박꽃이 정말 어여뻐서 가슴에 잔잔한 파문이 일기도하지요.. 바디나물의 노랑빛 꽃잎도 아직 눈꼽을 매달구서 선하픔을 하구요.. 제가 사무실옆에 심어놓은 단호박.애호박과 쑤세미가 제법 줄기를 타고 오르지요.. 지금쯤 모내기를 하셔서 몸이 뿌지근 하시지요.. ^^ 글 고맙습니다..
참~맛있게 보이네여,,,군침흘르구 있어여~~~^^
그림같은 글입니다. 죠우에 있는 거 넘 맛있게 생겼어요. ㅎㅎㅎ
고죽님~ 그 자리에 오셨드라면 함께 드셨을텐데... 설유화님~ 이제 서서히 모내기가 막다른길에 접어들고 있지요? 문지기님~ 시골의 모습이 눈이 아프게 아름답게 보입니다. 이쁜 수세미 조랑조랑열리면 사진 올려주세요^^ 목련언냐~ 산딸기 꽃 지고 쪼맨하게 알맹이 올라오고 있어요^^ 내꿈하나님~ 어여 침 닦으세요^^ 쫑아님~ 다음엔 함께 모내기 가요.. 맛난 새참 준비해드릴게요^^ 다녀가신 구운님~ 사랑소쿠리 하나가득 내어놓고 갑니다. 오늘 하루도 기쁨에 즐거움이 함께하여 방긋방긋 웃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