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를 존경한다.
방송에서 빠짐없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보면서 늘 부러워하고 존경한다.
자연인 대부분이 실패한 인생이라지만, 누구나 인생에서 성공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다. 삶이란 원래 고통이니까.
오히려 그들은 자연인이 됨으로써 최고의 성공을 거두었다.
내가 공부한 경제학 지식으로서 합당한 일이다.
소비를 중심으로 한 성장경제는 허구이고 모든 것을 파괴 시킨다.
결국에는 지구가 멸망하는 지름길이다.
경제의 진정한 의미를 제국주의 국가들이 왜곡 시켰다.
제 3 세계를 침략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자본주의를 대량학살과 약탈과 전쟁으로 완성 시켰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국주의의 변형과 다른 이름이 성장경제다.
성장 경제는 필연적으로 환경파괴와 전쟁을 일으킨다.
나는, 자연인이 될 수 없다.
힘든 일을 하지 않았고 게으르기 까지하다.
자연인이 되자면 집을 짓고 산에 올라가고 요리를 해야 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나는 자신이 없다.
원룸을 구할 때 고민을 했다.
산이 나를 유혹했다. 자연인의 삶이 내가 진정 최후의 목적인데.
그러나, 내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면서 원룸을 얻을 수 밖에 없었다.
묵호 도심에서 자연인이 되기로 했다. 비록 사이비 자연인이지만 마음만은 진정한 자연인이다.
집 짓는 대신 원룸의 편의 시설과 집세를 내고, 요리 대신 묵호중앙시장과 우리마트를 이용하고 농사 대신 버려진 화분들을 살려서 키우고.
드디어 오늘 꿈에 그리던 농사(?)를 시작했다.
원룸 화단에 오이와 상추 모종을 심었다.
어제 심어 놓고 얼마나 컸는지 불나게 오르락 내리락 거렸는지 모른다.
글쓰기와 책읽기 담배와 버려진 화분과 화단의 채소들이 나를 자연인으로서 보상을 해 줄 것이다.
그리고 나의 놀이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