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타격 왕이었지만 나중에 도박에 연루돼 평생 야구 관련 활동이 금지됐던 피트 로즈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후에 8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신시내티 레즈 구단이 발표했다고 야후! 스포츠가 전했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구체적인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ABC 뉴스는 네바다주 클라크 카운티에서 눈을 감았다고 검시의를 인용해 확인했다.
신시내티 인콰이어러는 그의 사인이 고혈압 및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이라고 부검의를 인용해 1일 보도했다. 고인은 지난 29일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한 스포츠 박물관 행사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준다. 비록 휠체어에 앉아서이긴 했지만 전날 멀쩡하게 다른 주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가 돌아와 갑작스럽게 운명한 것이다.
찰리 허슬이란 별명으로 통했던 로즈는 MLB에서 24년을 뛰었다. 통산 타격왕으로 은퇴했다. 신시내티 출신으로 1963년 레즈 유니폼을 처음 입은 뒤 무려 16년 동안 이 팀에서만 몸 담았다. 그는 1975년과 이듬해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 데 힘을 보탰다. 1975년 우승은 35년 만에 구단의 첫 우승이었다.
그 뒤 로즈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5년을 뛰었다. 1980년 리그를 제패함으로써 자신의 세 번째 챔피언 반지를 끼었다. 그 뒤 1984년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시즌 절반을 뛰고 신시내티로 돌아와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로즈는 통산 4256안타로 MLB 역사에 최다를 기록했다. 4000안타를 넘은 것도 타이 콥과 단 둘이다. 최다 출전(3562경기), 최다 타수(1만 5890), 최다 타석(1만 4053) 등의 기록을 갖고 있다. 세 차례 타격왕, 두 차례 골든글로브를 차지했으며 올스타에 뽑힌 것만 17차례였다. 1973년 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는데, 안타 230개로 타율 .338에 5홈런, 64 타점을 기록했다.
로즈는 2018년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인터뷰를 통해 “난 팀 스포츠 역사에 가장 빼어난 선수다. 내게 가장 커다란 기록은 내가 뛴 경기의 승리 숫자다. 그리고 나와 함께 뛴 위대한 팀동료들에게 바친 공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레즈 구단 감독으로 일곱 시즌을 보냈는데 마지막 몇 시즌은 선수로도 뛰었다. 디비전 우승을 두 차례 이끌었는데 통산 412승 373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모든 빛나는 기록 뒤에 그의 경력은 추한 스캔들로 얼룩졌다. 레즈 감독이면서도 자신의 팀 경기를 포함해 도박에 참여해 1989년 평생 야구 금지를 당했다. 그는 탈세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고 여러 달 교도소에 있었다. 그는 오랜 기간 혐의를 부인했지만 2004년 책을 통해 야구 경기에 베팅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후임 커미셔너가 취임한 뒤 평생 금지 징계가 타당했는지를 놓고 여러 해 동안 논란이 됐다. 이 징계로 야구 명예의전당에서도 축출됐는데 그는 2015년 재입회하게 해달라고 청원했고, 현재 커미셔너 롭 만프레드는 거부했다. 로즈는 유일하게 후회되는 일이 경기 결과를 놓고 도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의 신시내티 인콰이어러 인터뷰를 통해 “내가 다시 그것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내가 바꿀 것은 단 하나 있다. 난 분명히 내 인생을 돌려 야구를 놓고 베팅하지 않을 것이다. 말했던 대로 난 내가 아주 좋은 시민이었다고 느꼈다. 여러분은 내가 몇 시간째 바에 앉아 있다거나 우리 마누라를 때렸다거나 팬들과 드잡이를 했다거나 하는 기사를 보지 않았다. 난 할 수 있는 한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었다"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