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 하바쿡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2-3; 2,2-4
2 주님, 당신께서 듣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살려 달라고 부르짖어야 합니까? 당신께서 구해 주지 않으시는데 제가 언제까지 “폭력이다!” 하고 소리쳐야 합니까? 3 어찌하여 제가 불의를 보게 하십니까? 어찌하여 제가 재난을 바라보아야 합니까? 제 앞에는 억압과 폭력뿐 이느니 시비요 생기느니 싸움뿐입니다. 2,2 주님께서 나에게 대답하셨다. “너는 환시를 기록하여라. 누구나 막힘없이 읽어 갈 수 있도록 판에다 분명하게 써라.” 3 지금 이 환시는 정해진 때를 기다린다. 끝을 향해 치닫는 이 환시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늦어지는 듯하더라도 너는 기다려라. 그것은 오고야 만다, 지체하지 않는다. 4 보라, 뻔뻔스러운 자를. 그의 정신은 바르지 않다. 그러나 의인은 성실함으로 산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1,6-8.13-14
사랑하는 그대여, 6 나는 그대에게 상기시킵니다. 내 안수로 그대가 받은 하느님의 은사를 다시 불태우십시오. 7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신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8 그러므로 그대는 우리 주님을 위하여 증언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그분 때문에 수인이 된 나를 부끄러워하지 마십시오. 오히려 하느님의 힘에 의지하여 복음을 위한 고난에 동참하십시오. 13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주어지는 믿음과 사랑으로, 나에게서 들은 건전한 말씀을 본보기로 삼으십시오. 14 우리 안에 머무르시는 성령의 도움으로, 그대가 맡은 그 훌륭한 것을 지키십시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너희가 믿음이 있으면!>
복음 루카 17,5-10
그때에 5 사도들이 주님께, “저희에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 그러자 주님께서 이르셨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
7 너희 가운데 누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이 있으면, 들에서 돌아오는 그 종에게 ‘어서 와 식탁에 앉아라.’ 하겠느냐? 8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 그리고 내가 먹고 마시는 동안 허리에 띠를 매고 시중을 들어라. 그런 다음에 먹고 마셔라.’ 하지 않겠느냐? 9 종이 분부를 받은 대로 하였다고 해서 주인이 그에게 고마워하겠느냐? 10 이와 같이 너희도 분부를 받은 대로 다 하고 나서,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고 말하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어느 자매님께서 성당 교우분으로부터 “** 자매와 사이가 좋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고 합니다. 평소에 그렇게 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쁜 관계도 아니었지요.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니, 지난번에 모임이 있었는데 안 좋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물었다고 합니다.
자매님께서는 이 말씀을 듣고서 계속 불편한 마음이었습니다. 특별한 만남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자신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하셨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며칠 뒤에 우연히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로 서먹했지만, 이대로는 계속 불편할 것 같아서 상대편 자매님께 자신이 어떤 실수를 했는지 물었습니다. 그 질문에 상대편 자매님은 깜짝 놀라면서,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대화하면서 오해를 풀 수 있었습니다.
불편한 마음은 빨리 해소해야 합니다. 그래야 불편한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랜 시간을 끌어도 풀리지 않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다면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고 빨리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과의 관계도 그렇습니다. 주님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상태에서도 편하고 기쁜 관계가 되도록 불편한 마음은 얼른 풀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의 주인과 종의 관계는 매우 엄격했습니다. 우리 같으면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종에게 “수고했다. 어서 식탁에 앉아 밥부터 먹어라.”라고 말할 것 같은데, 오히려 “내가 먹을 것을 준비하여라.”라고 명령해야 했습니다. 이것이 당시의 자연스러운 주인과 종의 관계입니다. 그래도 사랑 그 자체이신 주님이신데, 왜 이런 말씀을 비유로 매정하게 말씀하셨을까요?
온종일 일했다고 해도, 종에게 일의 끝이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역시 주인이신 주님의 일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일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왜 보답해주지 않으시냐는 식으로 불평합니다. 주님과 불편한 관계를 계속 만듭니다.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을 우리의 공로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것이 아닙니다. 이는 당연히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 우리가 무슨 선행을 했다고 해서 하느님께 그 보상을 요구할 권리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이 역시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제1독서의 하바꾹 예언서가 말하는 성실함이었고, 성실한 사람이 의인으로 주님으로부터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주님의 일을 대단한 일을 했다는 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일 뿐이었습니다.
타인과 당신의 삶을 비교하지 마라. 해와 달은 비교할 수 없다. 그들은 자기 시간에 빛을 비춘다(호다 코트비).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