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삽시간(霎時間)과 순식간(瞬息間) ◑
우리나라 전역에 일주일째 거대한 수마(水魔)가 덥쳐 많은 인명과 함께 재산피해가 났어요
특히 충청도와 경상도 전라도 지역에 집중 되었지요
올여름 장마는 50년 만에 가장 많은 비를 쏟아냈어요
남부지방은 553.8mm로 역대 1위, 중부지방도 500mm를 넘기며
전국 기상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많았지요
지역별로는 충북과 충남, 전북과 전남, 경북 등에서 역대 최곳값을 보였고,
강수량이 평년의 3배에 달하기도 했어요
이렇게 물 폭탄이 쏫아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때문이라 하지요
비의 강도와 강수량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비구름의 씨앗인 ‘수증기’인데,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수증기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어요
이런 가운데, 현재 동태평양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올라가는
‘엘니뇨’가 강하게 발달했고, 덩달아 서태평양 온도까지 올라갔지요
여기에 기후변화 여파로 넓은 지역에 골고루 뿌려지던 비가
최근에는 좁은 지역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쏟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장마철에는 대게 지나가는 비가 많았지요
“지나가는 비에 마음을 다 적시고/
길을 잃은 사슴처럼 울고 있어요/
피하지도 못하게 갑자기 와서/
당신은 떠나갔어요/…
당신은 지나가는 비.”
‘지나가는 비’라는 노래 가사이지요
사랑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가 여우비처럼 홀연 사라졌다 하네요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여우비'란
맑은 날 잠깐 내리는 비를 말함이지요
민간 설화에서 여우를 사랑한 구름이 여우가 호랑이에게 시집을 가자
너무 슬퍼 눈물을 흘린 것에 빗대어 '여우비'라고 했다고 전해지고 있어요
비에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나 소낙비 장대비는 우악스럽게 쏫아 지는 비이고
흔히 잔잔히 내리는 비를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로 구분하지요
‘이슬비’는 아주 가늘게 오는 비인데 가랑비보다 가는 비를 뜻하고
‘가랑비’는 가늘게 내리는 비를 뜻하는데 이슬비보다는 좀 굵은 비이며
‘보슬비’는 바람이 없는날 조용히 보슬보슬 내리는 비를 뜻함이지요
‘삽시간(霎時間)’은 짧은 동안을 이르는 말인데
‘삽(霎 : 雨 밑에 妾)은 ‘지나가는 비’를 뜻하는 글자이지요
잠시, 잠깐이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있어요
그러니 삽시간은 ‘지나가는 비가 잠깐 내리는 동안’이라는 말이지요
눈 한번 깜박하고 숨 한번 쉬는 동안이라는 뜻의 순식간(瞬息間),
눈 깜짝할 사이인 순간(瞬間),
약 75분의 1초라는 찰나(刹那) 등이 삽시간과 견줄수 있는 말들이지요.
글자대로 풀면 삽시간이 순식간보다 좀 긴 동안을 이르는 말인데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소문이 삽시간에 퍼지다’ ‘삽시간에 악화된 여론’ ‘명예를 잃는 건 한순간이다’
‘배고팠는지 녀석은 순식간에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처럼
시간의 길이를 고려해보면 어감 차이는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본처 말고 데리고 사는 여자를 첩(妾)이라 하는데
이 첩(妾)자가 삽(霎 : 雨 밑에 妾)자에 붙어 지나가는 비
그러니까 잠깐이라는 뜻의 글자로 쓰인다는 게 묘한 여운을 주고 있어요
다시말해
삽시간(霎時間)은 삽시(霎時)에서 삽(霎)은 가랑비또는 이슬비를 말하는데
그냥 비오는 소리를 본뜬 말이기도 하지요
빗방울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시간이 삽시(霎時)이고 그 사이가 삽시간(霎時間)이지요
그런데 별안간(瞥眼間)에서 별(瞥)은 언뜻 스쳐 지나듯 보는 것이지요
별안(瞥眼)은 한번 눈길을 돌려 홀깃 바라보는 것이고
별안간(瞥眼間)은 눈 한번 돌릴 사이의 짧은 시간을 말함이지요
'갑자기' 또는 '난데없이'와 같은 뜻으로 쓰일때도 있어요
또 찰나(刹那)라는 말도 있지요
찰나는 순식간이나 별안간 보다 더 짧은 시간을 의미 하지요
산스크리스트어 크사나(ksana)를 한자로 옮긴 것이지요
찰나는 고대 인디아에서 쓰이던 가장 작은 시간 단위를 나타내는 말인데
찰나는 75분의 1초(약 0.013초)에 해당하는 극히 짧은 시간을 의미하고 있어요
또 순간(瞬間) 또는 순식간(瞬息間)이란 말도 있는데
눈을 한번 깜빡 하거나 숨을 한번 쉴만한 아주 짧은 동안을 말함이지요
그런데 수유(須臾), 순식(瞬息), 탄지(彈指), 찰나(刹那)는
불교의 나라 인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숫자 이름인데
순식(瞬息)은 "눈 깜빡할 사이"이고 탄지(彈指)는 "손가락을 튀기는 동안"이며
찰나(刹那)는 "명주실을 당겨 칼로 자르는 순간"이라 하네요
끝으로 비를 바라는 것은 기우제(祈雨祭)이고
비가 그치기를 바라는 것은 기청제(祈請祭)라 하지요
또 비는 다시 태어나려 내리는 것이라 했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녹림처사(일송) *-
첫댓글 오래 전부터 온난화로 이상 기온,기후를 점치면서 신속한 예방
대책을 세우는게 우선 아니겠습니까..
이대로라면 더 큰 인명피해는 삽시간에
순식간 일어납니다.
그래요 맞아요
하늘이 미친듯 쏫아지고 있어요 ~~
기청제
이제 지내야 할거 같은데
오늘은 쾌청이라 감사하는 마음 입니다
그래요 맞아요
이젠 그만 와도 되지요 ~~
좋은 글을 통해서 많이 배웁니다.
인명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요 맞아요
비는 하늘의 은혜이지만
너무 많으면 죄악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