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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선정기(必先正己)
반드시 먼저 자기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하려면 먼저 자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군자는 자신을 먼저 닦는다는 말이다.
必 : 반드시 필(心/1)
先 : 먼저 선
正 : 바를 정
己 : 자기 기
출전 : 이곡(李穀)의 가정집(稼亭集) 7卷 사설. 증전정부별(師說 贈田正夫別)
가정(稼亭) 이곡(李穀)은 목은(牧隱) 이색(李穡) 의 아버지로 유명하지만, 그보다도 서른 다섯 살인 1333년(충숙왕 복위 2)에 원나라 정동성 향시에 수석으로 급제할 정도로 공부를 많이 한, 영특한 분이었다.
그가 벼슬을 할 때에 고려에서의 처녀 징발을 중지하도록 건의해 이를 관철시킨 것은 그의 큰 업적이다.
원나라 조정에서 11년을 복무한 뒤에 1344년 고려로 돌아와 이듬해 도첨의찬성사(都僉議贊成事)와 한산군(韓山君)에 봉해졌다. 문장에 뛰어나 원나라에서도 그를 외국인으로 보지 않았다고 한다.
이곡이 원나라에 있을 때에 같이 있던 전정부(田正夫)는 자신과 과거에 같이 급제한 사람으로서, 원래 왕이 세자일 때에 원나라의 수도 연경에서 왕을 옆에서 모시면서 글을 가르쳐 준 사람이다.
이 전정부가 왕을 따라 고려로 돌아갈 즈음에 이곡은 같이 있던 정리를 생각해서 글을 써 주는데, 그것이 바로 사설(師說), 곧 '스승에 대하여' 라는 글이다.
원래 글 제목은 "사설, 작별을 맞아 전정부에게 준다."인데 이 글이 명문이기에 우리나라의 명문을 모은 동문선(東文選)에도 올라있다.
이곡은 단순히 일반인들에 대한 스승도 어려운 데 왕의 스승이란 자리는 얼마나 더 어려운 것인가를 조목조목 짚으며 바른 스승으로서 왕을 잘 이끌고 보필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목소리는 과거 고려말의 문제만이 아니라 역대 모든 왕조, 아니 현대에 이르기까지 적용되는 가르침이라 할 것이다.
師說, 贈田正夫別.
사설을 지어 전정부에게 작별 선물로 주다
스승에 대한 설은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도(道)가 하나가 아니고 그 지위도 같지 않다는 것 또한 알아 두지 않으면 안 된다.
도를 가지고 말한다면 성인과 현인과 우인(愚人)의 스승이 있을 수 있고, 지위를 가지고 말한다면 천자와 제후와 경과 사와 서인의 스승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스승이 하는 일은 덕의(德義)를 높이고 술예(術藝)를 가르치고 구두를 익히게 하는 것 등이다.
천자로부터 서인에 이르기까지 스승을 의지하지 않고 이름을 이룬 자는 있지 않다. 천자와 제후와 경과 사와 서인의 그 지위는 비록 같지 않고, 성인과 현인과 우인의 그 도는 비록 하나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사업을 연마하고 기질을 변화시키려면 아무래도 스승의 도움이 필요한 만큼 덕의와 술예와 구두의 가르침을 받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즉 구두를 가르쳐서 글을 익히게 하고, 술예를 교습해서 적절히 활용하게 하고, 덕의를 전수해서 바른 마음을 갖게 해야 하니, 그러고 보면 스승이 제대로 스승 노릇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라고 하겠다.
(...)
대저 천자와 제후는 부귀한 신분으로 태어나 안락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이다. 그래서 뜻이 거만하여 위세를 부리면서 사부(士夫)를 멸시하게 마련이요, 따라서 엄격한 외부(外傅)보다는 좌우의 친압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게 마련이다.
어떤 이는 성색(聲色)과 구마(狗馬)를 바치고 어떤 이는 진기한 물건과 특이한 음식을 제공하여, 천자와 제후의 귀와 눈을 멀게 하고 마음과 뜻을 현혹시키곤 하니, 이처럼 덕의(德義)를 해치는 것들이 계속해서 밀어닥치는 상황에서, 천자와 제후로서는 이것들을 응접하기에도 겨를이 없을 것이다.
그러니 헐렁한 옷에 큰 띠를 맨 차림으로 벼슬에 나아오기는 어려워하고 물러나기는 쉽게 여기는 선비의 입장에서 볼 때, 아첨하여 총애를 받고 꼬리를 치며 애걸하는 자들과 친소(親疎)를 따지고 득실을 다툰다는 것은 참으로 격에 맞지 않는 어려운 일이라고도 할 것이다.
옛날에 행한 교육을 보면, 천자와 제후의 아들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학교에 들어가게 하여 날마다 단정한 인사(人士)와 함께 하루 종일 생활하면서 덕성을 도야하게 하였다.
그리하여 연치(年齒)를 높이고 덕성을 귀하게 여기는 의리를 알게 함으로써 관(冠)에 오줌을 누는 일이나 방석에 침을 꽂는 일이 없게 하였기 때문에 사도(師道)가 행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비록 그렇긴 하지만 남의 스승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바르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자기가 바르지 못하고서 남을 바로잡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雖然, 凡爲人師, 必先正己.
未有己不正而能正人者也.
담양(潭陽)의 전정부(田正夫)는 나와 함께 같은 해에 과거에 급제한 인연이 있다. 지금의 국왕께서 연경(燕京)에 들어가 숙위(宿衛)할 적에 정부가 실로 수행하였다. 당시에 왕은 세자의 신분이었는데, 정부가 구두를 가르쳐서 글을 익히게 하였다.
지금은 임금의 자리에 정식으로 오르셨지만 나이가 아직도 젊으시고 보면, 지금이야말로 옛사람들이 외부(外傅)에 나아가 공부했던 시기라고 할 것이다.
(...)
정부는 반드시 자기를 먼저 바르게 한 뒤에 왕의 마음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성색(聲色)과 구마(狗馬)와 진기한 물건과 특이한 음식 등이 앞지르지 못하게 하고, 아첨하며 총애 받는 자들의 유혹에 정신을 뺏기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은 그 도가 큰 만큼 임무도 막중하다고 할 것이요 그 덕이 높은 만큼 책임도 심대하다고 할 것이니, 어찌 서인의 스승처럼 무섭게 하고 회초리로 때리다가 아예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성격의 것이겠으며, 어찌 단지 경과 사의 스승처럼 그 폐해가 서인의 경우보다 갑절 정도로만 그치겠는가.
맹자(孟子)가 이르기를 “오직 대인(大人)만이 임금의 잘못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다. 한번 임금의 마음을 바르게 하면 나라가 안정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말한 대인이란 아마도 사도(師道)를 존엄하게 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정부가 왕을 따라 본국으로 떠날 즈음에 나에게 한마디 말을 해 달라고 청하였다. 이에 내가 사설(師說)을 지어 주면서 맹자의 말로 마무리를 지었는데, 정부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다.
⏹ 다음은 허권수의 필선정기(必先正己)의 글이다.
포청천(包靑天)은 우리나라 텔레비전에서 워낙 여러 번 그에 관한 연속극을 방영해 모르는 사람이 없다. 1993년경 대만(臺灣)에서 ‘판관(判官) 포청천(包靑天)’이란 연속극을 제작했다.
1994년부터 우리나라 여러 방송국에서 수도 없이 반복해서 방영을 하고 있다. 검은 얼굴에다 두 눈썹 사이에 초승달 같은 흉터가 있는 것이 포청천의 얼굴 모습이다.
포청천의 본 이름은 포증(包拯)이다. 포는 성이고, 청천은 그의 호이기 때문에 이렇게 부른다. 어려서부터 효자였고, 관리가 돼서는 청렴하고 강직했다.
백성들의 세금을 줄여주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들의 일을 해결해 주고, 탐관오리들을 응징해 많은 사람의 칭송을 들었다. 1056년부터 당시 서울인 개봉부(開封府)의 지부(知府 : 서울 시장)가 돼 부정을 척결해 관리들을 벌벌 떨게 만들었다.
그가 워낙 청렴하고 강직하게 관리로서 바르게 처신하고 원리원칙대로 일을 공정하게 처리했으므로, 그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그의 행적이 설화, 소설, 희곡 등의 소재가 됐고, 대만, 홍콩, 중국 대륙 등에서 영화 연속극을 여러 편 제작해 전 세계에 펴져 나갔다.
나이가 비슷해서 같이 자란 포면(包勉)이란 친조카가 있었다. 포면은 관리로 있으면서 큰 뇌물을 받아먹고 백성들을 괴롭혀서 두 사람을 죽게 만들었다.
체포돼 포청천의 처벌을 기다리게 됐다. 포청천이 어릴 때 젖을 빤 적이 있는 어머니 같은 형수가 찾아와 자기 외동아들의 생명만은 구해 달라고 눈물로 사정을 하였다.
그러나 포청천은, “내가 조카 포면의 목을 베지 않는다면, 이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공정함을 유지하면서 법을 지키라고 요구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거절하고 단호하게 목을 베었다고 한다.
자기 처신을 엄정하게 해야만 일이 이루어질 수 있고, 불만이 없을 수 있다. 오늘날 권력 있고 돈 있는 사람들이 자신에 관계된 일에는 관대하면서, 권력 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법 적용을 엄하게 한다. 그래서 보통 백성들은 불만이 많고, 법을 무시하고 승복하지 않는다.
역대 어느 정권이나 마찬가지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세 기간 동안 인사 5대 불가 원칙을 내걸면서 공정하고 참신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장관 등 인사문제에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그대로 임명하고, 공기업이나 은행장 자리로 자기 선거공신들 보상하기에 바쁘다.
자기가 바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할 수 있겠는가?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하려면, 반드시 먼저 자기 자신부터 바르게 살아야 한다. 자기를 바르게 한 뒤에라야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할 수 있다.(正人必先正己, 正己而後正人)”라는 말을 명심하고 실천했으면 좋겠다.
자기는 바르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앞 정권의 사람만 바로 잡으려고 하면 되겠는가?
▶️ 必(반드시 필)은 ❶회의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八(팔; 나눔, 필)과 주살익(弋; 줄 달린 화살)部의 합자(合字)이다. 땅을 나눌 때 말뚝을 세워 경계를 분명히 하여 나눈다는 데서 반드시의 뜻으로 쓰인다. ❷상형문자로 必자는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必자는 心(마음 심)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심장’이나 ‘마음’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왜냐하면, 必자는 물을 퍼 담는 바가지를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必자를 보면 바가지 주위로 물이 튄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必자는 바가지나 두레박을 뜻했었다. 하지만 후에 ‘반드시’나 ‘틀림없이’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木(나무 목)자를 더한 柲(자루 비)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참고로 必자는 心자에서 유래한 글자가 아니므로 글자를 쓰는 획의 순서도 다르다. 그래서 必(필)은 ①반드시, 틀림없이, 꼭 ②오로지 ③가벼이, 소홀히 ④기필하다, 이루어 내다 ⑤오로지, 전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없어서는 아니 됨을 필요(必要), 그리 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음을 필연(必然), 반드시 없으면 안 됨을 필수(必需), 꼭 이김이나 반드시 이김을 필승(必勝), 필연이나 반드시를 필시(必是), 반드시 패함을 필패(必敗), 반드시 읽어야 함을 필독(必讀), 장차 반드시 이름이나 필연적으로 그렇게 됨을 필지(必至), 반드시 죽임 또는 그런 마음가짐을 필살(必殺), 꼭 얻음 또는 꼭 자기의 물건이 됨을 필득(必得), 필요하게 씀을 필용(必用), 반드시나 틀림없이 꼭을 필위(必爲), 꼭 그리 됨을 필정(必定), 반드시 명중함을 필중(必中), 반드시 앎을 필지(必知), 우편물 따위가 정해진 기일까지 틀림없이 도착함을 필착(必着), 꼭 이루기를 기약함을 기필(期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 또는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필요가 없음을 불필(不必), 생각하건대 반드시를 상필(想必), 다른 방도를 취하지 아니하고 어찌 꼭을 해필(奚必), 틀림 없이 꼭 망하고야 맒을 필망내이(必亡乃已), 반드시 무슨 까닭이 있음을 필유곡절(必有曲折), 품은 원망을 반드시 풀어 없애고자 애씀을 필욕감심(必欲甘心), 죽기를 각오하면 살 것이다는 필사즉생(必死則生), 결코 이러할 이치가 없음을 필무시리(必無是理), 삼십 년 뒤에는 반드시 인仁이 된다는 필세이후인(必世而後仁) 등에 쓰인다.
▶️ 先(먼저 선)은 ❶회의문자로 之(지; 가다)와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의 합자(合字)이다. 어진사람인발(儿)部는 본디 人(인)과 같은 글자이지만 이 모양이 아래에 붙는 글자는 그 위에 쓰는 자형(字形)이 나타내는 말의 기능을 강조하여,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先자는 ‘먼저’나 ‘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先자는 牛(소 우)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先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牛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儿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보다 발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先자는 ‘먼저’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소전에서는 止자가 牛자로 잘 못 옮겨졌다. 소전에서의 牛자와 止자가 서로 비슷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先(선)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앞선 먼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돌아 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바닥이나 장기, 고누, 윷놀이 따위에서 맨 처음에 상대편보다 먼저 두는 일, 또는 그 사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먼저, 미리 ②옛날, 이전 ③앞, 처음, 첫째 ④돌아가신 이, 죽은 아버지 ⑤선구(先驅), 앞선 사람 ⑥조상(祖上) ⑦형수(兄嫂) ⑧앞서다, 뛰어넘다, 이끌다 ⑨나아가다, 앞으로 가다 ⑩높이다, 중(重)히 여기다, 뛰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앞 전(前)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학교나 직장을 먼저 거친 사람 또는 나이나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을 선배(先輩), 남의 앞에 서서 인도함 또는 앞장서서 안내함을 선도(先導),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맨 앞이나 첫머리를 선두(先頭), 먼저와 나중을 선후(先後),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다른 문제보다 먼저 해결함 또는 결정함을 선결(先決), 맨 먼저 주창함을 선창(先唱),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다른 일에 앞서 행함 또는 앞서 행한 행위를 선행(先行), 어떤 임무나 직무 등을 먼저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선임(先任), 먼저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을 선약(先約), 남보다 앞서서 먼저 차지함을 선점(先占), 맨 앞장을 선봉(先鋒), 남보다 앞서 길을 떠나감을 선발(先發), 차례에서의 먼저를 선차(先次), 세상 물정에 대하여 남보다 먼저 깨달음을 선각(先覺),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다른 것 보다 앞섬을 우선(優先),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앞장서서 인도함을 수선(帥先), 앞서기를 다툼을 쟁선(爭先), 선조의 덕업을 받듦을 봉선(奉先),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상선(相先), 실력이 비금비금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호선(互先),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견식을 두고 이르는 말을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먼저 예의를 배우고 나중에 학문을 배우라는 말을 선례후학(先禮後學), 먼저 의를 따르고 후에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을 선의후리(先義後利),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기의 일에 우선 성실해야 한다는 말을 선기후인(先己後人), 먼저 앓아 본 사람이 의원이라는 뜻으로 경험 있는 사람이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을 선병자의(先病者醫), 선인의 행위를 들어 후학을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선행후교(先行後敎),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딸을 먼저 낳은 다음에 아들을 낳음을 이르는 말을 선화후과(先花後果), 먼저 곽외郭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등에 쓰인다.
▶️ 正(바를 정/정월 정)은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밖에 없는 길에서 잠시 멈추어서(止) 살핀다는 뜻을 합(合)하여 바르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正자는 ‘바르다’나 ‘정당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正자에서 말하는 ‘바르다’라는 것은 ‘옳을 일’이라는 뜻이다. 正자는 止(발 지)자에 一(한 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正자를 보면 止자 앞에 네모난 모양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성(城)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니 正자는 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正자는 성을 정복하러 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데는 정당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正자는 자신들이 적을 정벌하러 가는 것은 정당하다는 의미에서 ‘바르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正(정)은 (1)옳은 길 올바른 일 (2)부(副)에 대하여 그 주됨을 보이는 말 (3)종(從)에 대하여 한 자리 높은 품계를 나타내는 말 품수(品數) 위에 붙어 종과 구별됨. 정1품(正一品)으로 부터 정9품(正九品)까지 있었음 (4)조선시대 때 상서원(尙瑞院), 사역원(司譯阮), 봉상시(奉常寺), 내의원(內醫院), 내자시(內資寺) 등의 으뜸 벼슬 품계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 (5)조선시대 때 세자의 중증손(衆曾孫), 대군의 중손(衆孫), 왕자군(王子君)의 중자(衆子) 등에게 주던 작호(爵號)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 당하(堂下)임 (6)고려 때 전농시(典農寺), 서운관(書雲觀), 사의서(司醫署), 내알사(內謁司), 사복시(司僕寺)의 으뜸 벼슬 품계(品階)는 정3품(正三品)에서 정4품(正四品)까지 (7)신라 때 상사서(賞賜署), 대도서(大道署)의 으뜸 벼슬 35대 경덕왕(景德王) 때 대정(大正)을 고친 이름으로 뒤에 다시 대정으로 고침 (8)정립(定立) (9)정수(正數) 플러스(Plus) 등의 뜻으로 ①바르다 ②정당하다, 바람직하다 ③올바르다, 정직하다 ④바로잡다 ⑤서로 같다 ⑥다스리다 ⑦결정하다 ⑧순일하다, 순수하다 ⑨자리에 오르다 ⑩말리다, 제지하다 ⑪정벌하다 ⑫관장(官長: 시골 백성이 고을 원을 높여 이르던 말) ⑬정실(正室), 본처(本妻) ⑭맏아들, 적장자(嫡長子) ⑮본(本), 정(正), 주(主)가 되는 것 ⑯정사(政事), 정치(政治) ⑰증거(證據), 증빙(證憑) ⑱상례(常例), 준칙(準則), 표준(標準) ⑲처음 ⑳정월(正月) ㉑과녁, 정곡(正鵠: 과녁의 한가운데가 되는 점) ㉒세금(稅金) ㉓노역(勞役), 부역(負役) ㉔네모 ㉕군대 편제(編制) 단위 ㉖바로, 막, 때마침 ㉗가운데 ㉘가령, 설혹, ~하더라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광(匡), 바로잡을 독(董), 곧을 직(直), 바탕 질(質),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거짓 위(僞), 버금 부(副), 돌이킬 반(反), 간사할 간(奸), 간사할 사(邪), 그르칠 오(誤)이다. 용례로는 어떤 기준이나 사실에 잘못됨이나 어긋남이 없이 바르게 맞는 상태에 있는 것을 정확(正確), 거짓이나 꾸밈이 없이 성품이 바르고 곧음을 정직(正直), 바르고 옳음을 정당(正當), 진리에 맞는 올바른 도리를 정의(正義), 특별한 변동이 없이 제대로인 상태를 정상(正常), 올바른 길을 정도(正道), 꼭 마주 보이는 편을 정면(正面), 옳은 답이나 바른 답을 정답(正答), 일정한 격식이나 의식을 정식(正式), 본래의 형체를 정체(正體), 진짜이거나 온전한 물품을 정품(正品), 엄하고 바름을 엄정(嚴正), 옳지 않음이나 바르지 않음을 부정(不正), 공평하고 올바름을 공정(公正), 그릇된 것을 바로잡음을 시정(是正),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서 고침을 수정(修正), 알맞고 바름을 적정(適正), 거짓이 없이 참을 진정(眞正), 잘못을 고쳐서 바로 잡음을 정정(訂正), 잘못된 것을 바르게 고침을 개정(改正), 태도나 처지가 바르고 떳떳함을 정정당당(正正堂堂), 소나무는 정월에 대나무는 오월에 옮겨 심어야 잘 산다는 말을 정송오죽(正松五竹),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단정하게 앉음을 정금단좌(正襟端坐), 마음을 가다듬어 배워 익히는 데 힘씀을 정심공부(正心工夫), 마음을 바르게 하고 뜻을 정성스레 함을 정심성의(正心誠意) 등에 쓰인다.
▶️ 己(몸 기)는 ❶상형문자이나 지사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본래 구불거리는 긴 끈의 모양을 본떴고, 굽은 것을 바로잡는 모양에서 일으키는 일의 뜻으로 쓰인다. 일으키다의 뜻은 나중에 起(기)로 쓰고, 己(기)는 천간(天干)의 여섯번째로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己자는 '몸'이나 '자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몸'이란 '나 자신'을 뜻한다. 己자의 유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사람이 몸을 구부린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굽의 있는 새끼줄을 그린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己자와 결합한 글자를 보면 새끼줄이 구부러져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다만 己자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여전히 '나 자신'이라는 뜻을 가지게 된다. 己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상용한자에서는 뜻과 관련된 글자가 없다. 다만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새끼줄이나 구부러진 모양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으니 상황에 따른 적절한 해석이 필요하다. 그래서 己(기)는 ①몸 ②자기(自己), 자아(自我) ③여섯째 천간(天干) ④사욕(私慾) ⑤어조사(語助辭) ⑥다스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여섯 번째를 기사(己巳), 열여섯째를 기묘(己卯), 스물여섯째를 기축(己丑), 서른여섯째를 기해(己亥), 마흔여섯째 기유(己酉), 쉰여섯째를 기미(己未)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물건을 기물(己物), 자기 마음을 기심(己心), 자기가 낳은 자녀를 기출(己出), 자신의 의견이나 소견을 기견(己見), 자신의 초상을 기상(己喪), 자기의 소유를 기유(己有), 자기의 물건은 기물(己物), 제 몸이나 제 자신 또는 막연하게 사람을 가리키는 말을 자기(自己), 자기 이익만 꾀함을 이기(利己), 자신의 몸을 닦음을 수기(修己), 안색을 바로잡아 엄정히 함 또는 자기자신을 다스림을 율기(律己), 자기 몸을 깨끗이 함을 결기(潔己), 몸을 가지거나 행동하는 일을 행기(行己), 신분이나 지위가 자기와 같음을 유기(類己), 자기를 사랑함을 애기(愛己), 자기 한 몸을 일기(一己), 자기에게 필요함 또는 그 일을 절기(切己), 자기가 굶주리고 자기가 물에 빠진 듯이 생각한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여겨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함을 일컫는 말을 기기기익(己飢己溺), 중종때 남곤 일파 조광조 등을 쫓아내어 죽인 사건을 일컫는 말을 기묘사화(己卯士禍), 기미년 3월1일 일제에 항거하여 일어난 한국의 독립운동을 일컫는 말을 기미독립운동(己未獨立運動), 자기 스스로를 돌이켜 봄을 일컫는 말을 자기관찰(自己觀察), 모든 사고와 판단과 행동을 자기 중심으로 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본위(自己本位), 자기의 이해와 쾌락과 주장을 중심으로 삼고 남의 처지를 돌보지 않는 주의를 일컫는 말을 애기주의(愛己主義), 자기 존재를 인정 받으려고 남에게 자기를 과시하는 심리적 경향을 일컫는 말을 자기과시(自己誇示), 스스로에게 황홀하게 빠지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자기도취(自己陶醉), 자신의 생활은 검약하게 하고 남을 대접함에는 풍족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약기유물(約己裕物)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