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1년 연기하고 무관중으로 열린 2020도쿄올림픽의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태극전사들이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강채영(25)·장민희(22)·안산(20) 등인 한국 대표팀은 25일 결승에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팀을 완파하고, 올림픽을 9연패(連覇) 했다. 88서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뒤로, 한국이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우승을 차지한 위업이면서, 역대 올림픽 종목 통틀어 미국의 수영 남자 400m 혼계영과 케냐의 육상 남자 3000m 장애물에 이은 3번째 9연패다. 그 핵심 요인은, 선수들과 코치진의 과학적인 훈련·전략과 남달리 많이 쏟은 땀,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대를 이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사실 등과 함께, 공정(公正) 경쟁 시스템이다. 2019년 국가대표 1차 선발부터 기존 국가대표도 전원 참가하게 한 것은 그런 예 중의 하나다. 1·2차 선발전을 건너뛴 채 3차 선발전과 평가전만 거치던 특혜를 없앴다. 올림픽 2관왕이던 선수도 기량이 신예에게 밀려 탈락했다. 반면, 국제무대 경험이 부족해 세계 랭킹 100위권 밖이어도 선발 경기 성적이 뛰어나면 뽑혔다. 양궁 남녀 혼성 단체전은 또 다른 예다. 23일 도쿄 현지에서 가진 랭킹 라운드가 마지막 선발전이었다. 남녀 선수 각각 막내이면서 1위를 차지한 김제덕(17)과 안산이 뽑혀 24일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일군 배경이다. 스포츠만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이 중요한 게 아니다. 국정(國政)을 비롯한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다. 여궁사(女弓師)들이 새삼 일깨워주는 가치를 사회 지도층부터 되새길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