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797
화엄 세계-059
동봉
[05/㐅]
일천개의 문으로써 스며드는 가르침은
여러가지 경전들의 크신근원 되어주고
일만가지 덕으로써 교차하여 돌아옴은
모든경을 섭렵하여 권속으로 삼음이라
若乃 千門潛注 與衆典爲洪源
萬德交歸 攝群經爲眷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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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찬찬히 살펴본 바와 마찬가지로
세상에는 학문의 길이 실로 많습니다
작은 집 한 채 짓는 데도 여러 손길이
필요하고 필요하고 또 필요합니다
대지라면 건축허가만 내면 되나
만일 농지나 임야일 경우에는
지목을 대지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집터의 생김새라든가
지질을 살피고 방향을 살필 것이며
경사도傾斜度에도 신경을 써야겠지요
그 후 바람風의 방향, 물水의 흐름과
땅地의 이치理에 따라 설계합니다
건축물의 모습을 제대로 뽑고
냉난방을 비롯하여 상하수도와
전기 공사에도 신경을 써야 하겠지요
아무리 신경을 써 짓는다 하더라도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롭지 않으면
계속해서 말썽을 일으킨다든가
동티動土를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잘 몰랐는데
동아프리카 탄자니아 오지에서
52개월간 현지인들 건물과
벌집이나 개미집을 보며
참으로 많은 걸 생각했습니다
사람을 만물의 영장이라 합니다
건축물 하나도 집주인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짓는 게 맞다고 하겠으나
여유에 따라 집의 크기가 다르고
기호에 따라 모양이 달라지겠지요
벌집은 벌집대로 건축양식이 동일하고
개미집은 개미집대로 양식이 같습니다
벌집처럼 지은 개미집이 있지 않듯
개미집처럼 지은 벌집이 없지요
게다가 개미도 벌도 종에 따라
건축 양식과 자재와 구조가 다릅니다
산더미 못지않게 2m~3m 크기의
개미집 벌집을 바라보며 생각했지요
허름하든 좋든 제집 없는 존재는
만물의 영장인 사람밖에 없다고요
사람이 만일 제집을 장만을 못했다면
삶이 그만큼 척박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배움과 가르침으로 인해
집 지을 땅과 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평생 제집 없이 셋집을 떠돌다가
삶을 마감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요
얘기가 엉뚱하게 집으로 옮겨왔는데
아무튼 집을 짓고 살아가는 데도
이처럼 가르침과 배움이 있습니다
이들이 다 문門이며 천문千門입니다
이들 문門을 바탕으로 삶을 배웁니다
불교의 가르침이 따로 있지 않지요
불교 경전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이것이 곧 불교'라고 하는 것이
어디에도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간의 모든 것이 불교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화엄경왕복서에서는 말합니다
일천개의 문으로써 스며드는 가르침은
여러가지 경전들의 크신근원 되어준다
라고 말입니다
만덕萬德은 요즘도 많이 쓰고 있는데
온갖 덕을 다 갖추었다는 뜻이지요
젊은이 사이에서는 잘 쓰지 않고
그 대신 만랩MANLAB을 씁니다
만랩은 미닝meaning입니다
가령 만덕이 온갖 덕이라면
만랩은 온라인 게임 등에서
캐릭터의 레벨 수치가 치솟아
한계점에 이른 것을 가리킵니다
아무튼 가장 신나는 일이 되겠습니다
덕德이란 온갖 선을 모두 포함하지요
덕德 자를 파자하면 곧 이러합니다
두인변彳은 조심스러움입니다
걸음을 걷고 자동차를 운전할 때도
조심스럽게 살핌이 척彳자의 뜻입니다
열십十 자는 옆으로 사방, 팔방과 함께
위아래를 가리켜 표현한 것입니다
게다가 누워 있는 눈 목罒 자는
자나깨나 항상 마음을 살핌입니다
그때 마음이 일심一心이지요
이처럼 조심스럽고 아름다운 덕德을
온전하게 다 채워萬 살아가는 것이
이른바 만덕萬德이라고 한다면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문을 통하여
온갖 덕을 알뜰히 쌓아감입니다
불교 경전은 독특하지 않습니다
세간을 벗어나 따로 있지 않습니다
천문학, 지리학, 의학이 다 불교고
정치, 경제, 사회, 가정학이 다 불교며
치안과 국방과 이웃돕기가 불교입니다
화엄에서 설하신 뭇 경은 특이합니다
만 가지 덕으로 교차하여 돌아옴은
불경을 섭렵하여 권속으로 삼는다
이 말씀은 그대로가 역설입니다
가령 만 가지 덕이 있다면
그들 모두가 결국 권속입니다
어디 불교의 권속이 따로 있으며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게 따로 있나요
만약에 만덕을 바탕으로 담고 있다면
팔만대장경은 세간을 버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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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1 멋지다 에미상 수상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97%90%EB%AF%B8%EC%8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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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뜰 줄 아는 고운 떡잎/사진 동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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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2022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