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 프로젝트] 간암, 증상 없어 더 위험...고위험군 정기검진 필수
유혜인 기자
게티이미지뱅크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로, 음식물 대사와 해독 작용 등 생명 유지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간은 기능이 상당 부분 손상될 때까지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몸이 붓거나 황달, 복부 불편감 등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간 기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암이 진행된 경우도 적지 않다.
간암 역시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만성 간염이나 간경화 등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정기 검진을 통해 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원인=간암의 주요 위험요인은 B·C형 간염,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등이다. 이 가운데 만성 B형 간염은 여전히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비만과 대사질환 증가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경화와 간암으로 진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흡연 역시 간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만성 B·C형 간염 환자나 간경화 환자 등 고위험군은 증상이 없어도 6개월마다 검진을 받는 것이 권장된다.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전문의 지시에 따라 꾸준히 치료를 이어가야 하며, 임의로 약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증상과 진단=간암은 초기에는 특징적인 증상이 거의 없다. 병이 진행되면 피로감, 식욕 저하, 체중 감소, 복부 팽만, 우상복부 통증, 황달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러한 증상이 생겼을 때는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진단에는 혈액검사와 간암 표지자 검사, 영상검사가 활용된다. 영상검사로는 초음파, CT, MRI 등이 시행된다. 초음파에서 의심 병변이 발견되면 CT나 MRI를 통해 병변의 위치와 크기, 혈류 양상, 전이 여부 등을 더 정밀하게 평가한다.
간암은 간동맥을 통해 공급되는 혈액을 이용해 성장하는 특성이 있어 CT 검사를 통해 암 조직의 위치와 진행 정도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간경화가 있는 환자는 간암 발생 위험이 높아 정기적인 영상검사가 중요하다.
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건양대병원 제공
◇치료=간암 치료는 암의 크기와 위치, 전이 여부, 환자의 간 기능과 전신 상태를 종합해 결정한다. 치료 방법은 크게 근치적 치료와 비수술적·보조적 치료로 나눌 수 있다.
근치적 치료에는 간 절제술, 간이식, 고주파열치료, 알코올 주입술 등이 있다. 간 절제술은 치료 효과가 좋은 방법이지만, 수술을 견딜 만큼 간 기능이 유지돼 있고 암이 특정 부위에 국한된 경우에 시행할 수 있다. 간 기능이 나쁘거나 절제가 어려운 경우에는 간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지만, 암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적용 대상이 제한된다.
◇비수술적 치료와 관리=초기 간암에서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고주파열치료가 활용된다. 암 조직에 바늘을 삽입해 고주파 열로 종양을 태우는 방법으로, 주로 간 기능이 좋고 종양 크기가 작은 환자에게 적용된다.
경간동맥화학색전술은 암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암 조직을 사멸시키는 치료다. 방사선 치료는 초기부터 말기까지 병기와 목적에 따라 활용되며, 통증 완화나 전이 억제 목적으로도 시행된다. 최근에는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 약물치료가 발전하면서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 기회가 마련되고 있다.
치료 이후에는 금주가 필수적이다. 검증되지 않은 건강보조식품이나 한약, 불필요한 약물 복용은 간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 없이 복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암은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인 만큼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검사와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간암은 증상이 나타난 뒤 대응하기보다 위험군을 중심으로 미리 확인해야 하는 질환이다.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치료, 금주와 정기검진이 간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도움말=이태희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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