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초산장 이야기 1370회) 봄은 마음속에서부터
2025년 2월 17일, 월요일, 맑음
친구들 단톡방에
2-3명이 정치적인 내용을 도배하듯이 올려서
제발 그런 거 좀 올리지 말자고 부탁해도
자꾸 올려서
걸산 모임에 한동안 안 나갔다.
그랬더니
글을 올린 친구가 전화를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도 바로 꼬리를 내렸다.
“미안합니다. 내가 마음이 좁아서 그랬으니
이해바랍니다.”
그다음 화요일부터 나갔더니 친구들이 반겨주었다.
“범초, 오래 못 봐서 얼굴 잊어버리겠다. 자주 나온나.”
친구들과 만나면 늘 외치는 건배사가 있다.
“걸산다복~ 우정만리~”
이걸 내가 제안했는데
이념이 다르다고 친구들을 멀리해서는 안 되겠다.
안 나가면 나만 손해다.
이제부터는 조건 달지 말고 매주 만나서 걸어야지.
2월 12일 수요일이 대보름이라
황산공원에서 열리는 달집태우기를 보러 갔다.
작년에는 일찍 갔다가 추위에 떨은 기억이 있어서
저녁을 먹고 갔더니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처음부터 안 보면 어떠랴!
부스러기 불이라도 믿으면 효험이 있다.
날씨가 흐려서 달은 안 보였지만
남은 달집 불을 보며 소원 하나를 빌었다.
아직은 추워도 봄은 사람들 마음속에서부터 움이 튼다.
3월 개강을 앞두고
글나라 동화교실 번개를 했다.
말하자면 봄맞이 모임이다.
멀리서 공부하는 회원들은 못 오고
부산에 있는 회원들만 모였다.
남촌, 소산, 정영혜, 이창민, 권춘애, 문진옥 씨가 나왔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찻집으로 자리를 옮겨 정담을 꽃피웠다.
반가웠습니다.
건강하게 지내고 다음에 또 봅시다.
날씨가 좀 풀려서
금요일에 산장으로 들어갔다.
꽝꽝 얼었던 저수지 물이 반 이상 녹았다.
봄을 앞두고 열심히 준비했다.
밭에 거름을 뿌리고
나무들의 가지를 쳤다.
아깝다고 가지를 낮게 자르지 않으면
결국 높은 곳에 열매가 열리고
따다가 떨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그래서 가지를 키높이로 낮게 잘랐다.
가지를 치지 않았을 때는
나무가 산발한 것 같더니
다 쳐놓고 보니 이발한 것처럼 깔끔해졌다.
이제 전체 나무의 반 이상 잘랐다.
일을 하다가 톱날에 피부가 약간 스쳤는데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조심해야겠다.
범초산장 중앙에 있는 원형 동산을
밭으로 만들 계획이기 때문에
거기 심었던 개느삼과 비파 나무를 옮겨 심었다.
봄을 알리는 풍년화가 피었다.
꽃은 작아서 볼품이 없지만
첫 봄꽃이라 반가웠다.
기린초를 한 봉투 따서
데친 다음에 나물로 무쳐서 먹었다.
올해 첫 봄나물이다. 감사합니다!
솔잎이 혈관 건강과 동맥경화에 좋은데
그대로 먹으면 송진이 몸에 쌓여 안 좋기 때문에
양파망에 솔잎을 담아 흐르는 냇물에
1주일 이상 놓아두면 송진이 빠진다.
이렇게 만든 다음에 차로 마시거나
말려서 솔잎 가루를 먹으면
혈관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
산장 주위에 소나무가 많아
솔잎을 따기가 쉽다.
소나무야, 고맙다!
대구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한은희 작가가
새 책 <별을 따라가는 아이>를 보내주었다.
일반인이 봐도 좋지만 천주교 신자들이 보면 더욱 좋겠다.
역모의 죄로 몰려 몰락한 집 아이 최 온이
바느질해서 먹고 살던 엄마마저
청계천을 지나다가 물살에 휩쓸려 죽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책가게 앞에서 심부름꾼으로 일하려고 얼쩡거리지만
주인에게 냉대를 받고 쫓겨났다가
필사를 해서 먹고 사는 이생원을 만나
같이 살게 된다.
알고 보니 이생원도 야소교(천주교) 신자였고
죽은 엄마도 아가타라는 본명을 가진 신자였다.
최 온도 몰래 모이는 미사에서 세례를 받지만
어린 순조 임금을 대신해서 수렴청정을 한
정순대비가 천주교를 금하고
신자를 잡아다 죽이라고 명하기 때문에
도피하는 신세가 된다.
당장은 암울한 현실이지만 신분을 따지지 않고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늘에 뜬 북두칠성을 보며 길을 찾는 것이
결말인데 희망을 간직하고 있기에 두렵지 않다.
잘쓴 역사 동화라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한은희 작가님, 감사합니다! (*)
출처: 글나라 동화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凡草
첫댓글 이번주는 다시 추워진다네요 봄 맞을 준비도 시작하셨네요
남은 추위 잘 넘기세요. 지금이 막바지 추위 같습니다.
첫댓글 이번주는 다시 추워진다네요
봄 맞을 준비도 시작하셨네요
남은 추위 잘 넘기세요. 지금이 막바지 추위 같습니다.